조명을 조명하다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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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을 조명하다
피에트 하인 에크/하이메 아욘 조명

Text | Angelina Gieun Lee

‘비칠 조 照’, ‘밝을 명 明’. ‘빛으로 밝게 비춘다’는 사전적 의미는 조명의 기본 역할을 적확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조명의 역할을 그 정도로 한정 지어도 될까. 내 집에 늘 있어 당연하게 여기던 조명에도 한 번 눈길을 주어 봄이 어떨까.

피에트 하인 에크의 Cermic Chandelier Lamp
피에트 하인 에크의 Cermic Chandelier Lamp
피에트 하인 에크의 Veronese Lamp, ©Jerome Galland
피에트 하인 에크의 Veronese Lamp, ©Jerome Galland

어둠 속에서 빛을 밝히기 위해 인류는 오랫동안 불에 의존했다. 오늘날 말하는 조명은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바우먼 린지 James Bowman Lindsay가 발명한 백열등으로 올라간다. 영국의 화학자 조셉 스완 경 Sir Joseph Swan은 이를 보완해 특허를 냈고,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미국의 토마스 에디슨 Thomas Edison이 상용화 시키며 19세기 말부터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어둠 속에서도 낮처럼 환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밝힐 수 있게 된 것.

 

지금은 일반 가정에도 LED가 쓰이고, 조명기구 디자인도 다채로워 선택지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조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이분법적이다. 공간을 밝힌다는 기능(functionality) 혹은 공간을 장식하는 형태(form) 중 하나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어 보인다. 욕심을 부려 두 가지 모두 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라이마스의 Pip 1200 White
라이마스의 Pip 1200 White
“공간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조명이 만들어내는) 음영의 차이로 공간의 볼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조명 브랜드 라이마스의 곽계녕 대표는 조명이란 “공간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조명이 만들어내는) 음영의 차이로 공간의 볼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라며, “아무래도 낮보다는 밤에 그 역할이 돋보이겠지만요. 물론 인테리어의 좋은 요소이기도 합니다. 벽에 예쁜 액자를 걸듯, 디자인이 좋은 조명을 설치함으로써 공간에 심미감을 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조명은 무조건 밝아야 한다는 인식과 사뭇 다르다. 어두운 공간에 빛을 더해 밝힌다는 본질은 중요하다. 그러나 조명의 진가는 어두움을 몰아내기보다, 어두움과 공존함으로써 드러난다고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겸 건축가 피에트 하인 에크 Piet Hein Eek는 강조하고 있다. 내 집에서도 어두움과 밝음이 적절한 균형을 이룸으로써 표정과 분위기가 더 다채로워질 수 있다.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에서도 피사체에 따라 조명을 달리하듯, 내 집도 집중을 해야 할 때와 휴식을 취할 때 등 상황에 따라 필요한 빛의 결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조명의 진가는 어두움을 몰아내기보다
어두움과 공존함으로써 드러난다.”

“(대부분) 밝은 조명을 많이 찾아요. 하지만 낮에는 낮답게, 밤은 밤답게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단순히 어두움을 밝히기 보다 공간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채울 수 있는 조명을 찾길 바라는 이유죠”라고 곽계녕 대표는 덧붙인다.

하이메 아욘의 Formakami group shot_Soft
하이메 아욘의 Formakami group shot_Soft
하이메 아욘의 Lighttolight for Parachilna
하이메 아욘의 Lighttolight for Parachilna

내 집을 기능적으로, 그리고 심미적으로 채우기 위해 내 시간과 노력을 조금 더 들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다른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와 달리 조명은 디자인에 전기, 배선 등 기술적인 요소가 결합해 있어 마냥 어렵고 막막해 보인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조명이 눈에 띄어 내 집에 들여놓았을 때 어떤지 살펴보고 싶어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 선뜻 시도하기 쉽지 않다.

 

일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카사 브루투스 Casa Brutus>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전선 달린 소켓 전구를 하나 구해 집안 곳곳에서 사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평소에 쓰던 조명은 일절 사용치 않고, 소켓 전구 하나만으로 공간을 밝혔을 때 해당 공간이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는지, 어디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조명을 설치하면 적절한지 등을 비교적 쉽게 실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생활 패턴과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나만의 경험치를 쌓아 내 집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주인공 못지않게 조연도 중요하다. 존재 그 자체로 주인공을 더욱 돋보이고 빛나게 해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여 준다. 때로는 존재감 있는 조연이 주인공만큼 주목을 받아 신스틸러가 되기도 한다. 조명도 내 집에서 마찬가지다. 어두운 공간에 적절하게 빛을 더해 내 집의 표정을 더 풍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 여느 오브제 못지않게 내 집에 방점을 찍어줄 것이다.

 

‘조명’은 ‘어떤 대상을 일정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주목한다’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내 집에 있는 조명에 때로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주목해보자. 빛나는 조연 역할을 할 조명으로 인해 내가 찾는 집의 완성도를 그만큼 더 높일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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