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찾아온 랜선 컬처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집으로 찾아온 랜선 컬처
카우스 AR 전시 외

Text | Minzi Kim
Photos | Acute Art, Savina Museum, Berlin Phil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조차 어려운 요즘,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도 점점 한계를 느낀다. 자가격리가 장기화되자 문화·예술계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온라인 콘텐츠를 빠르게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위안이 될 만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한다.

AR로 소장하는 컴패니언

지난 3월 팝 아티스트 카우스는 어큐트 아트Acute Art와 협업한 전시 <익스팬디드 홀리데이>를 공개했다. 런던, 뉴욕, 도쿄 등 12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공공 미술 행사로, 서울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프로젝트 공간으로 꼽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가자 카우스는 캐릭터인 ‘컴패니언’을 무료로 공개하기로 했다. “지금 같은 때에 많은 사람이 공간에 모이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대신 작은 버전의 컴패니언을 당신의 공간에 설치하세요.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안전하길 바랍니다.” 애플리케이션 어큐트 아트를 통해 AR로 구현된 컴패니언을 특정 장소가 아닌 각자 원하는 공간에 띄우고 촬영할 수 있게 한 것. 패션 아이콘이자 뮤지션인 퍼렐 윌리엄스를 비롯해 정해인, 강다니엘이 이에 동참했다. 물론 증강현실의 이미지를 공유할 뿐이지만 자가격리로 외롭고 답답한 시대에 범지구적인 동료애가 곳곳에서 싹트고 있다.

거리를 두며 즐기는 언택트 뮤지엄, 사비나미술관

사비나미술관은 VR 전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미술관이다. 2012년부터 29개의 전시를 VR로 아카이브했는데, 단순 전시 소개 영상이 아니라 전시를 언제 어디서든 현장감 있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때를 놓쳐 관람하지 못한 전시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언택트 뮤지엄은 실제 미술관 동선을 따라 관객의 시선과 카메라가 동일하게 움직인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촬영 기법으로 회화, 조각, 설치 영상까지 원하는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다. 큐레이터의 작품 해설은 물론 작가 인터뷰까지 포함된 수준 높은 관람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비나미술관 웹사이트의 ‘디지털 뮤지엄’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테리보더: EAT·PLAY·LOVE>를 비롯해 총 29편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테리보더: EAT·PLAY·LOVE>는 작가 테리 보더가 과일, 수저, 손톱깎이 등 일상의 평범한 오브제를 통해 인간 삶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무겁거나 진중한 방법이 아닌 유쾌하고 재치 있게 관람객의 의표를 찌른다.

방구석 1열에서 즐기는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 실황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월 19일까지 잡힌 모든 공연을 취소하며 내린 베를린 필하모닉의 통 큰 결정이다. 4대 상임 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부터 최신 공연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3월 12일에 열린 무관객 공연 영상이다. 텅 빈 객석을 지나 무대에 등장한 오케스트라 악단. 전례 없는 상황에 악단 모두 생경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내 밀도 있고 힘 있는 연주로 오케스트라 홀을 가득 채운다. 감상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베를린 필하모닉 사이트에서 디지털 콘서트홀에 회원 가입 후 바우처 코드 ‘BERLINPHIL’을 입력하면 끝. 60년간 베를린 필하모닉 하우스에서 열린 612개의 영상을 한 달 동안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다. TV, 스마트폰, 태플릿 PC 등 다양한 전자 기기로 즐길 수 있는데, 한글이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는 방법이 가장 간편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한 싸움 속에서도 우리는 의식적으로 할 것을 찾는다. 이에 집으로 들어온 ‘랜선 컬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건강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현명한 대안으로 보인다. 문화 갈증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자 세계 유수의 공연 단체와 미술관이 온라인 콘텐츠 생산에 합류한 상태다. 나아가 함께 감상하고 동시에 소통하는 기능까지 개발 중이라고 한다. 문화.예술을 통해 이 시련을 함께 극복하다 보면 다시 얼굴을 맞대고 맘껏 손뼉 치고 감동하는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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