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적인 일상을 공유하다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가장 사적인 일상을 공유하다
모닝 & 나이트 루틴 브이로그

Text | Nari Park

알람이 울리면 부스스한 모습으로 기상하는 크리에이터. 힘겹게 이불을 들추고 차르륵 커튼을 젖히자 햇살이 침실 깊이 드리운다. 느릿하게 세수를 마치고 나서 스토브에 팬을 올려 간단히 토스트를 요리한다. 유튜브 인기 콘텐츠 ‘모닝 & 나이트 루틴’의 일반적인 신이다. 우리는 타인의 일상이 누군가의 삶에 영감을 주는, 바야흐로 ‘브이로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루 3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접속하고, 1분마다 300시간의 비디오가 업로드된다.” 비디오니치닷컴(Videonitch)의 통계처럼 요즘은 TV보다 유튜브 채널을 더 즐겨 본다. 정보를 담은 튜토리얼 영상, 제품 홍보와 추천을 위한 쇼핑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가 세분화된 이 거대한 플랫폼 속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건 크리에이터의 아침 또는 밤의 한때를 기록한 ‘모닝 & 나이트 루틴’이다. 미국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 미디어킥스Mediakix는 “모닝 & 나이트 브이로그는 쇼핑 콘텐츠와 함께 2019년 유튜브 최고의 인기 키워드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브이로그(V-log, 영상 블로그), 그중에서도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을 맞거나 하루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 크리에이터의 일상을 보여주는 ‘모닝 & 나이트 루틴’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모닝 루틴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구글 시티스의 조사에 따르면 모닝 루틴 비디오는 재생 시간이 3배 증가했고, 나이트 루틴 빈도는 80% 이상 뷰잉 시간이 증가했다. 모닝 루틴 영상에는 짐에 가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헤어 스타일링 등을 하는 장면이, 나이트 루틴 영상에는 비타민 제품을 섭취하거나 에센셜 오일을 바르거나 가족과 페이스 타임으로 채팅하는 장면 등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위 사진 모두) 일본의 평범한 학생이자 크리에이터인 토코Toko의 채널에는 토코가 하루를 시작하며 보내는 아침 풍경을 담은 ‘모닝 루틴’ 시리즈가 업로드된다. 100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의 평범한 학생 토코가 운영하는 채널 ‘토코Toko’의 모닝 루틴 콘텐츠는 대개 이렇다. 구겨진 잠옷 차림으로 세면대 앞에 선다. 비누 거품을 만들어 세수를 마치고 스킨케어 제품을 능숙하게 바른다. 세제를 넣고 세탁기를 돌린 뒤 물을 한 컵 마신다. 두툼한 빵에 치즈, 햄을 얹어 토스터에 넣고, 달걀노른자를 터트려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달걀 프라이가 완성된다. 창가에 앉아 조촐한 아침 식사를 하는 토코의 졸린 옆모습에서 어쩐지 내 모습이 연상된다. 설거지와 청소가 끝나면 엔딩 타이틀과 함께 종료되는 이 비디어 클립은 9분 분량의 ‘모닝 루틴’ 시리즈 중 하나다. 그의 채널에서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콘텐츠는 모두 일상의 반복적인 단상을 담은 ‘루틴’에 관한 것들이다. 특별한 제품 소개도, 음식이나 살림 정보도 없는 이 ‘담백한’ 영상은 120만 뷰 이상을 기록하며 더 많은 이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위 사진 모두) 뉴욕에서 싱글라이프 일상을 올리는 ‘제니’의 유튜브 채널 ‘웨어 아이 리브Wear I Live’. 인위적 편집과 자막을 제한 담백한 아침 루틴 영상으로 전 세계 많은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영감이 되고 있다.

뉴욕에서 생활하는 크리에이터 제니Jenny의 모닝 루틴 또한 잘 알려졌다. 짙은 눈썹으로 인해 프리다 칼로가 연상되는 이 젊은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채널 ‘웨어 아이 리브’를 통해 감각적인 자신의 집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침 루틴 영상을 시작한다. 비건주의자인 그녀가 세안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뷰티 제품이 노출되는데, 캘리포니아에서 만든 비건 뷰티 브랜드 오세아Osea의 클렌징 크림이 대표적이다. 뉴욕의 작은 아파트에 사는 그녀는 아침 영상에서 거르지 않고 집 안 곳곳의 크고 작은 식물에 물을 주는데 이 모습이 어딘지 익숙하다. 최근 집 안에서 반려식물을 가꾸는 밀레니얼 세대의 ‘플랜테리어’ 트렌드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서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4분 남짓한 아침 영상에는 자막이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내가 아침에 준비하는 여러 모습을 뮤직비디오 감상하듯 편하게 보라’는 뜻이다.

“시청자들은 자신의 일상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 위해 블로거들의 아침 식사, 피부 관리 등이 담긴 모닝 루틴 비디오를 시청한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기자 케타키 드사이Ketaki Desai는 모닝 루틴 비디오 클립의 인기 요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시청자들은 자신의 일상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 위해 블로거들의 아침 식사, 피부 관리 등이 담긴 모닝 루틴 비디오를 시청한다.”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 크리에이터들의 자발적 라이프스타일 쇼케이스를 통해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결국 ‘자성’이라는 얘기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일상을 보다 정돈되고 부지런하게 살고 싶은 동력을 얻는 셈이다. 에세이 <기적의 아침(The Miracle Morning)>을 출간한 인도의 스타 여행 블로거 크리티카 고엘Kritika Goel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람들은 똑같은 일과를 따라함으로써 그 사람과 동일시되는 기분을 느낀다.”

 

모닝과 나이트 루틴 영상은 뷰티 제품을 자연스레 홍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크리에이터는 아침과 밤이라는 가장 사적이고 고요한 시간대에 그들 각자의 일상 속 내러티브를 갖고 자연스레 제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스리바스타바Srivastava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것이라 흥미롭다. “밀레니얼 세대는 야행성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다. 우리는 밤에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기상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한다. 아침을 상쾌하게 맞는 누군가의 아침 루틴은 좀 더 부지런하고 건강한 아침을 맞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되고 그것은 삶 전반의 태도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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