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거주 시설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대안적 거주 시설
원 셰어드 하우스

Text | Eunah Kim
Photography | OneSharedHouse

뉴욕에서 스튜디오 안톤&아이린을 꾸려 활동 중인 아이린 페레이라 Irene Pereyra는 5살 때부터 17살까지 암스테르담의 코리빙 하우스에서 자랐다. 그녀의 경험을 담은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 <원 셰어드 하우스 One Shared House(2016)>는 1980년대 정부 차원의 주거 정책이자 진보적인 공동체로 시작되었던 도심 속 독특한 주거 경험을 기록한다.

어디서 사느냐는 주변 물음에 공동주택(콜론타이)이라고 답하면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당시 암스테르담에선 그 상황이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었어요. 다양한 대안적 거주 시설이 존재했고 특히 암스테르담은 진보적인 도시였기에 콜론타이도 여러 가지 중 하나였을 뿐이죠. 하지만, 17살 때 미국으로 오고 나서부터는 수많은 질문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대부분 미국인은 공동 주거라고 하면 즉각적으로 70년 히피들의 코뮨을 떠올렸기 때문이에요. 그게 미국이 갖고 있던 공유 주거에 대한 단 하나의 레퍼런스였던 것 같아요.

 

심각한 주거난이 일던 1980년대 초반의 암스테르담에서 8명의 여성은 전에 없던 주거 실험에 나섰다. 페미니즘, 게이 인권, 대안적 삶에 관심이 많던 이들은 당시 끝없이 치솟는 집값과 핵가족 중심의 가족 형태에 반발해 새로운 규율과 가치가 적용되는 주거 공동체를 꾸린 것. 이곳의 이름은 콜론타이 Kollantai. 러시아의 혁명가이자 소련 최초의 여성 외교관이었던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의 이름을 딴 이곳은 그저 급진적 마인드로 무장한 히피 집단이 아니었다. 이는 암스테르담 시 정부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선 주거난 해소 정책의 일환으로 신축 주택 건물의 1%를 반드시 사회적 공동 주거 형태로 구축해야 한다는 법규에 따른 것이었다.

당신만의 방이 있었나요?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30m² 크기의 방이 있었어요. 다른 지역의 획일적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 방보다 컸죠. 방음 기능이 매우 잘 돼 있었고 문도 묵직했기에 프라이버시를 원한다면 그저 문을 닫으면 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늘 방문을 열어두고 살았고, 그럼에도 여전히 서로 방에 들어갈 때는 열려 있는 방문이라도 문을 반드시 두드리곤 했어요. 욕실과 주방은 공유했지만 큰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었어요. 공동 시설을 사용하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했던 불편함은 딱히 떠오르지 않고 다만 늘 서로 조심성 있게 행동하려 했다는 기억은 납니다.

“공동 시설을 사용하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했던 불편함은 딱히 떠오르지 않고
다만 늘 서로 조심성 있게 행동하려 했다는 기억은 납니다.”

거주자가 집세를 분담하고, 개인 침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함께 사용했습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포크와 나이프부터 저녁 식사와 육아의 고된 짐까지 함께 나눴고요. 이곳에서 함께 살 이웃을 선정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콜론타이는 매우 자유로운 곳이었지만 새로운 멤버 선정에 있어서만은 확실한 규칙 몇 가지를 따랐어요. 그중 하나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자신과 너무 가까운 친구는 안된다는 것. 특정인이 매월 정기적으로 열린 거주자 미팅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죠. 이런 것도 있었어요. 새 입주자가 들어갈 층은 기존 거주자가 우선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 같은 층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해야 하는 만큼 기존 거주자의 편의를 고려한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말미에 보면 집세를 제때 내지 않은 한 거주자와의 갈등 이야기가 나와요. 자신의 짐을 공용 공간에 늘어뜨려 놓아 큰 싸움으로 번지고 경찰까지 와서 상황이 종료되죠. 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은 점차 긴밀한 공동체라기보다 일반적인 주거 시설의 이웃처럼 변해갔다고 말했어요. 지금 다시 이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다시 돌아간대도 뾰족한 수는 없을 거예요. 그녀는 명백히 우리 공동체의 룰을 어겼고, 그 사실을 본인도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즉각 경찰을 부르는 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고요. 불행하게도 이런 마찰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상황을 완화해주는 경찰의 중재가 필요한 일이 종종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현재 뉴욕에도 다양한 코리빙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이러한 비즈니스를 당신이 경험한 콜론타이와 비교하자면 어떤 것이 다르고 또 같을까요?

아주 크게 다릅니다. 우선, 뉴욕의 코리빙 공간들은 대부분 사기업이 소유하고 있고 운영 주체가 이곳에 누가 살지를 관리합니다. 함께 사는 입주자 멤버들 간에 정하는 부분이 아니기에 ‘이익’이 최우선 되는 구조인 것이죠. 두 번째, 대부분 가구가 이미 배치돼있죠. 콜론타이는 아무것도 없이 빈 채로 시작해 입주자들이 주방부터 욕실, 싱크대, 바닥, 커튼, 카펫까지 직접 계획해서 채우고 꾸몄어요. 매니지먼트를 도맡아 하는 이가 없어서, 함께 사는 사람들끼리 약속을 정해서 집 청소부터 정원 가꾸기, 가스나 TV, 전기세 고지서를 배분하는 일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요즘 코리빙 하우스는 머무는 주기가 심각하게 짧다는 게 문제라고 봐요. 평균 3개월에서 9개월을 머문다고 들었습니다. 콜론타이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매우 오래 머물렀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아직 그곳에 30년 가까이 살고 계시고요.

“좋은 위치에 더 넓은 공간을 갖고 다양한 시설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조금 더 낮은 가격에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훌륭한 이점입니다.”

뉴욕에 콜론타이와 비슷한 성격의 주거 형태가 있다면, 스스로 가족을 꾸린다고 했을 때 이와 같은 주거 환경을 다시 선택하시겠어요?

물론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있으면 더욱 그럴 것 같아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것이 뉴욕에 있을 수가 없고, 현존하는 뉴욕의 코리빙 하우징에는 절대로 살고 싶지 않아요. 만에라도 콜론타이에 비견할만한 곳이 생긴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그곳을 나의 두 번째 코리빙 하우스로 정하고 행복하게 공동 주거 형태를 영위할 겁니다. 저는 넓은 공간과 수많은 다양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던 어린 시절이 그저 너무 좋았습니다. 좋은 위치에 더 넓은 공간을 갖고 다양한 시설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조금 더 낮은 가격에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훌륭한 이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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