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처럼 계절마다 바꿔 다는 그림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커튼처럼 계절마다 바꿔 다는 그림
그림 구독 서비스 ‘핀즐’

Text | Kakyung Baek
Photos provided by Junhwa Jin

집에 거는 그림은 공간과 사람을 대변한다. 집을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고 싶은지, 창의적 에너지가 들끓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지, 안온함에 집중하고 싶은지, 거실이나 침실에 걸린 그림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집에 거는 그림은 공간과 사람을 대변한다. 집을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고 싶은지, 창의적 에너지가 들끓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지, 안온함에 집중하고 싶은지, 거실이나 침실에 걸린 그림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림은 집의 분위기를 가장 빠르고 완벽하게 바꿔주는 힘을 지녔다.

 

영화나 책, 음악 등을 소비하는 것은 쉽지만 미술 작품을 구매하는 일은 비교적 어렵다. 어떤 아티스트의 그림을, 어디에서 구매해야 하는지, 가격대는 어느 정도 되는지 등 초심자에게는 알기 어려운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집에 그림 들이는 걸 망설였다면 최근 그림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핀즐Pinzle’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핀즐은 전 세계 곳곳의 트렌디한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아트 에이전시로 활동하면서 매달 한 명의 아티스트를 주제로 매거진을 만들어 작품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진준화 핀즐 대표는 신혼집을 꾸리던 중 집 안에 그림을 하나 걸고 싶었는데 도무지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기가 힘들었다. 이런 경험에서 착안해 미술품을 쉽게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게 되었다.

“비싼 작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일상적인 집의 공간을 조금 더 멋지게 만들어줄 수단으로서 작품을 원했어요. 제게는 어렵고 심오한, 미술책에서나 볼 법한 유명한 작품보다 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작품이 필요했고요.”
- 진준화 핀즐 대표 -

핀즐의 목표는 값비싼 소장품의 영역에 있는 그림을 영화나 책처럼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핀즐 콜렉션에서 그림을 구매하는 소비자 중 85%가 핀즐을 통해 처음으로 그림을 구매할 정도로 미술품 구매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중이다. 핀즐의 그림을 판매한 후 받은 피드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진 대표는 ‘그림 하나 바꿨을 뿐인데 공간과 일상이 환기되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핀즐 콜렉트 서비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데, 그림을 분류하는 방식이 꽤 신선하다. 여는 갤러리 사이트에서는 보통 아티스트별 혹은 지역별로 작품을 나누는 데 반해 ‘Relax’, ‘Lively’, ‘Solitude’, ‘Warmhearted’ 등 분위기별로 작품을 구분했다.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핀즐 콜렉트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직관적인 선택지가 있을까. 물론 감상자가 느끼는 분위기는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모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지만, 앞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는 핀즐만의 세밀한 기준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큐레이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핀즐은 넷플릭스나 애플 뮤직처럼 매달 핀즐 콜렉트에서 발굴한 신진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그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은 매거진을 발행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따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 아트 신에 대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핀즐은 지금껏 독일, 미국, 일본 등 8개국에 걸쳐 젊고 신선한 아티스트를 발굴해왔다. 그들을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이 사는 집과 작업 공간을 사진과 기록으로 남겨 독자와 공유한다. 단순히 작가 이름만 아는 것보다 그 작가의 화풍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를 알고 작품을 대하면 그림이 지닌 오라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까지 핀즐이 만난 아티스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프랑스에서 흥미로운 일러스트레이터로 떠오르고 있는 뱅상 마에Vincent Mahé이다. 뱅상은 대도시의 풍경 속에서 색다른 면모를 찾아내는 독특한 상상력을 지녔다. 그가 사는 프랑스 마레 지구는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붐비는 파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며 오랫동안 파리의 수도사와 노동자, 성 소수자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온 곳이다. 현재는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독립 서점과 카페로 채워진 마을로, 뱅상의 집은 작은 엘레베이터가 있는 아파트 꼭대기 층이다.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브라운 컬러를 사용한 산뜻한 공간에 도심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창문이 널찍하게 나 있다. 핀즐 콜렉트에서 만날 수 있는 뱅상의 작품 ‘Is This Real?’에서 보이는 노을 지는 대도시의 매력적인 풍경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려주는 부분이다.

 

“나다운 집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이 따지는 좋은 집의 조건을 모두 갖췄더라도 몸에 안 맞는 옷처럼 불편하다면 내게 좋은 집이 아니죠. 요즘 밀레니얼 세대가 오히려 오래된 동네를 찾아 들어가 사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본인만의 색을 입힐 수 있는 집을 찾는 거죠.” ‘좋은 집은 어떤 집이냐’는 물음에 대한 진 대표의 답변이다. 지금 사는 집, 매일 생활하는 방이 나와 함께 호흡하는 것 같지 않다면 전 세계의 도시에서 가장 자기답게 사는 아티스트의 그림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어떤 아티스트가 새롭게 떠오르는 미술계의 트렌드에 맞는지, 어떤 사고관을 지닌 작가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일은 핀즐이 대신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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