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을 떠나 곡선으로 휘다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미니멀을 떠나 곡선으로 휘다
처비 디자인, 아치 도어

Text | Dongil Ju
Photos | Timur Mitin

간결하고 담담한 미니멀-뉴트럴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면서 반대 성향의 디자인들이 함께 떠오르고 있다. 빈티지한 감성의 그래니 시크와 생태적 관점을 담은 바이오필릭에 이어 원형과 곡선 등 기하학적인 미를 강조하는 처비 디자인이 아치 도어와 함께 새로운 인테리어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아키데일리와 해외 리빙 전문지 등은 최근 인기를 끄는 인테리어 스타일로 처비 디자인을 꼽았다. 처비 디자인은 풍성한 볼륨감과 곡선을 강조한 실루엣이 특징으로 의자, 테이블, 소파, 램프 등 다양한 가구에 적용된다. 쿠션처럼 부풀어 오른 의자나 마시멜로처럼 둥근 원기둥, 울퉁불퉁한 곡선이 도드라진 가구 디자인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색상은 파스텔 톤이나 원색을 사용해 현대적이면서도 장난스럽고 에너지 넘치는 느낌을 강조한다.

@timurmtn

처비 디자인 가구는 시각적으로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푹신한 소재와 인체를 닮은 곡선으로 기존 가구보다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2014년 처비 디자인 가구의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롤리폴리 체어’를 디자인한 파예 투굿 역시 “임신한 상태로 롤리폴리 체어를 디자인했다”며 “몸의 부드러움과 둥근 모양을 의자에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단, 과장된 색감과 실루엣의 제품이 많다 보니 가구 간 거리나 톤의 조화 등을 정밀하게 계산하지 않을 경우 다소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경제와 정치가 혼란한 때일수록 사람들은 귀여운 걸 선호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가구로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처비 디자인 가구에 아치형 문을 적용하는 추세다. 둥근 창문, 아치 패턴 벽지 등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현대적이고 장난스러운 처비 디자인 가구와 달리 로마 시대부터 사용한 아치 도어는 고전적인 디자인의 전형으로 꼽힌다. 처비 디자인과 아치 도어를 함께 매치하면 곡선으로 통일감을 주면서 한 공간에 여러 시대상을 담을 수 있다.

 

처비 디자인은 맥시멀리즘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인기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맥시멀리즘이란 오랫동안 유행한 미니멀리즘과 반대로 과장된 실루엣이나 디테일을 부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빈티지한 감성을 강조한 그래니 시크, 생태학적 관점을 더한 바이오필릭 디자인, 그리고 곡선 등 기하학적 실루엣을 내세운 처비 디자인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이 모두 맥시멀리즘에 해당한다.

@timurmtn

하지만 일각에선 경기 침체로 사람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퇴행 성향이 반영돼 처비 디자인이 인기를 끄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처비 디자인 가구 전문 스튜디오 ‘점보’의 디자이너 저스틴 도넬리는 “경제와 정치가 혼란한 때일수록 사람들은 귀여운 걸 선호한다”며 “현재 젊은이들은 집도, 퇴직연금도, 건강보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가구로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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