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보지 못한 시기를 위한 공간 처방전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경험해보지 못한 시기를 위한 공간 처방전
메누, 앤트래티셔널 외

Text | Gye Anna

2021년 역시 바깥보다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집다운 집에서 탈피해 방마다 다른 구조, 다른 스타일을 적용하고 과감한 벽지를 선택해보라고 조언한다. 미니멀리즘은 서서히 사라지고 집과 주인이 소통하는 인테리어 요소로 가득한 맥시멀리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공용 공간이 확장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규모가 작아도 혼자 지낼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원하고, 그에 따라 공간이 재배치되고 있다.

2021년 인테리어 트렌드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아마 ‘다기능’일 것이다. 집 안 어느 곳에서든 먹고 자고 쉬는 일이 가능해야 하며 그에 따라 가구도 멀티형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온라인 인테리어 디자인 미디어 ‘하우즈’에 따르면 가족 구성원 모두 사적 공간을 필요로 하면서 작은 방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쉬는 일이 가능한 데스크 일체형 침대, 또는 책장 안에 넣을 수 있는 폴딩형 침대 구매가 급속히 늘어났다고 한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실 같은 공용 공간이 확장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규모가 작아도 혼자 지낼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원하고, 그에 따라 공간이 재배치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거실, 부엌, 서재 등 목적형 공간 배치법을 버리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으로 나누어 집을 재정비하라고 조언한다. 각자의 방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고정된 컬러, 스타일, 디자인으로 집 전체를 통일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방마다 다른 구조, 다른 스타일을 적용해 각각의 방이 새로운 장소로 느껴지도록 할 수 있다. 디자이너 필립 고리반Phillip Gorrivan은 매거진 <베란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은 공간이라 해도 각자 취향에 맞게 꾸민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욕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키워드는 서서히 사라지고 기분을 전환시키는 강한 컬러, 무늬, 패턴 등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테리어를 통해 집과 대화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어요.”

'지난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소유하는 즐거움’ 기사에서 사진 발췌 / (c)Mineun Kim

디자이너 마리 플래니건Marie Flanigan도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인테리어가 강세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2020년 말부터 등장한 그랜드밀레니얼Grandmillennial(할머니 집에 온 듯한 꽃무늬 패턴과 레트로 감성)과 코티지코어Cottagecore(시골에서 느껴지는 빈티지 분위기)가 스타일이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가상 인테리어 디자인 플랫폼 ‘모드시Modsy’도 과거에서 위안과 평안을 찾고자 하는 노스탤지어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고전적인 스타일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빅토리아 클래식, 아르 데코, 디스코 펍 등 고전적인 스타일이 다양하게 조합되어 어느 스타일로도 정의되지 않는 타임리스 스타일의 시대가 될 것이다. 레트로 감성의 물건은 물론 빈티지 가구도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다.

wall mirror coutersy by &traditional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믹스매치할 때 날것과 정제된 것, 따뜻한 컬러와 차가운 컬러 등 극적인 것을 나란히 두는 ‘인테리어 반어법’을 부담 없이 시도해보라고 말한다. 또 사각형 공간과 사각형 가구에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둥글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을 사용할수록 편안한 분위기가 된다. 컬러 벽을 꾸밀 때도 전체적으로 밝은 컬러를 칠하는 것보다 어두운 컬러를 쉼표처럼 섞는 것이 좋다. 어두운 컬러를 넉넉히 사용해야 어둠이 깔린 밤, 아늑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공간을 한 가지 컬러로 통일하기보다 여러 가지 컬러가 충돌했을 때 펼쳐지는 에너지틱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팬톤 컬러 인스티튜트는 2021년 올해의 컬러를 ‘얼티미트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 컬러로 선정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다시 희망을 갖자는 뜻이다. 두 가지 색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 독립적인 컬러가 서로 다른 요소와 만나 힘과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다른 컬러, 스타일, 디자인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즐기고 고정된 형식에서 탈피해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colored wall papers courtesy by Osborne & little
default space courtesy by animarquina

팬데믹으로 인해 새롭게 생겨난 공간도 있다. 영화나 게임을 즐기는 엔터테인트먼트 공간, 홈 피트니스 공간, 홈 오피스 공간 등이다. ‘하우즈’의 미첼 파커Mitchell Parker 에디터는 ‘줌을 위한 방’을 제안했다. 일을 하거나 가족 또는 친구를 만날 때 영상통화를 자주 사용하는데 카메라 배경이 될 장소를 꾸미는 것이다. 랩톱을 올려놓을 수 있는 테이블, 라운지 의자를 놓거나 멋진 소품이나 그림을 벽에 거는 것이다. 실제 공간을 꾸미지 못하면 벽 등을 천으로 가린 후 이미지를 삽입하는 방법도 있다. 핀터레스트에서 #Zoombackgrounds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등장한다. 멋지게 꾸민 남의 집 거실은 물론 비행기 안, 사막 한가운데, 선베드가 줄지어 있는 수영장 이미지도 그럴듯하다.

 

‘디폴트를 위한 공간’ 만들기도 인기다. 소위 멍때리는 공간이다. 창가에 편안한 의자를 놓거나 발코니에 해먹을 걸거나 집 안에 벽난로를 설치하는 것이다. 디자이너 알렉사 햄프턴Alexa Hampton은 낮잠 장소를 마련했다. 책장 아래를 데이베드로 개조해 일하는 도중에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창가에 데이베드는 물론 해먹을 걸어두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매거진 <엘르 데코>는 ‘방구석 홈 바’ 제안했다. 거창하게 파티를 홈 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욕실이나 드레스 룸에 칵테일 바 키트와 좋아하는 술 한 병을 두고 미니 홈 바를 만들자는 것이다. 요즘 나온 디자인을 활용한 칵테일 키트와 술병은 인테리어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1인용 미니 와인 냉장고, 블루투스를 이용한 칵테일 제조 기계도 등장했다.

wood courtesy by Menu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키워드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핵심은 트렌드와 함께 빠르게 버려지는 소재나 디자인을 택하기보다 재료 자체에 충실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것이다. 비용이 들더라도 상업 브랜드 가구를 들이는 대신 직접 제작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의식적으로 어느 지역 소재를 이용해 어떤 과정으로 만드는지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재를 고를 때는 내구성과 기능성을 살펴봐야 하는데, 특히 소독과 방역이 쉬운 재료를 택해야 한다. 주로 금속, 대리석 등이 언급되면서 콘트리트 벽면, 철제 가구, 그리고 거친 소재가 그대로 드러나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가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각종 언론에 등장한 2021년 인테리어 트렌

“더 많은 의자를 구입하세요. 사람들은 더욱 기능적이고 편안한 거실을 만들고 싶어 할 거예요. 가족 모두 자신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나만의 의자’가 필요하죠.”
– 포토그래퍼 & 디자이너 오베르토 길리Oberto Gili, <엘르 데코> 기사 중 –


“거실 외 별도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만들어보세요. 마치 영화, 공연을 보러 가는 장소처럼요. 평소 좋아하는 극장 분위기를 재연해보는 것도 좋겠죠.”
– 포토그래퍼 트레버 톤드로Trevor Tondro, <엘르 데코> 기사 중 –


“2021년의 키워드는 ‘리버블 럭셔리livable luxury’라고 말하고 싶네요. 다재다능한 기능의 독특한 물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활기찬 공간이 필요합니다. 반짝이는 벽, 다이아몬드 패턴 바닥 등으로 더욱 화려하고 과감한 인테리어를 시도해보세요.”
– 디자이너 케이트 레스터Kate Lester, <베란다> 기사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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