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선셋 룸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나만을 위한 선셋 룸
헤일로 프로젝트

Text | Kay. B
Photos | Marco Menghi and Mandalaki Studio

서핑 후 맥주를 마시며 나른하게 석양을 바라보던 때가 그립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모든 스트레스가 무장해제되는 신비로운 빛. 이탈리아의 디자인 스튜디오 만달라키가 예술가, 과학자와 협업해 자연의 빛을 조명으로 재현했다. 그 노력은 빛이 지닌 철학적 의미에서 출발해 미니멀한 고성능 프로젝터로 탄생했다.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노을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 <제로법칙의 비밀> 중 한 장면을 말하겠다.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컴퓨터 천재 코언 레스다. 그는 연산 시스템 회사인 맨컴 재직 중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하고 회사를 그만두려 한다. 맨컴 경영진은 그의 퇴사를 막기 위해 새로운 계략을 꾸민다. 코언 몰래 매력적인 동료 직원 베인슬리를 보낸 것이다. 모두 철저히 계획된 시나리오 속에서 둘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멋진 해변에 놀러 간다. 베인슬리가 자신을 위해 만든 가상공간임을 알면서도 코언은 속수무책으로 풍광은 물론 그녀에게 빠져든다. 해변과 석양에 대한 두 사람의 판타지를 그려놓았기 때문일까? 주황빛으로 이글거리는 석양이 부드러운 바다와 모래를 삼킬 듯한 장면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여행은 물론 외출까지 어려워진 시기에
이비자에서나 볼 법한 석양을 방 안에 들여놓으려는 마음이
이런 유행을 부추긴다.

요즘 국내외 SNS에서 일몰과 유사한 빛을 내는 조명이 유행하고 있다. 여행은 물론 외출까지 어려워진 시기에 이비자에서나 볼 법한 석양을 방 안에 들여놓으려는 마음이 이런 유행을 부추긴다. 게다가 혹한의 겨울을 나는 동안 확연히 줄어든 일조량도 이 조명에 열광하게 만든다.

조명이 자연의 석양을 그대로 모사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이탈리아의 한 디자인 스튜디오는 과학자와 예술가, 건축가의 시너지를 빌려 우리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만한 조명을 만들었다. ‘헤일로 에디션Halo Editon’이라 불리는 이 조명 컬렉션은 디자인 스튜디오 만달라키Mandalaki가 예술과 과학의 결합을 광학적으로 극대화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조명을 만들기 전 불, 태양, 하늘이라는 인류의 기원적 요소부터 더듬기 시작했다. 빛은 열의 원천이기에 원시시대부터 신성하게 여겼다. 이것은 혹한의 날씨에도 인류가 생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만달라키 스튜디오가 탐구한 이 빛의 기원은 2020년 헤일로 에디션을 처음으로 론칭한 단독 전시회에서 사진 작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만달라키의 디자이너들과 포토그래퍼 마르코 멘기Marco Menghi는 헤일로 에디션을 이탈리아 토스카주의 오래된 대리석 채석장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산의 중심을 쪼갠 듯 광활하고 어두운 공간을 헤일로 에디션으로 신비롭게 비춘 것이다. 마치 암흑의 공포 속에서 불을 처음 발견한 인간처럼 이들의 조명은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헤일로 에디션의 가장 대표적 제품은 ‘헤일로 원’이다. 고형 판에서 조각한 양극화된 알루미늄으로 만든 컬러 프로젝터로 정교한 광학 시스템을 탑재했다. 바닥에 세워놓는 조명으로 최대한 미니멀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무형의 빛에 힘을 주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조명의 설치 형태와 색깔에 따라 헤일로 빅, 헤일로 업, 헤일로 스카이, 헤일로 에보 등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다시 코언과 베인슬리가 다정히 누워 있는 모래사장으로 돌아오자. 코언은 그녀의 품에 안겨 아름다움에 눈이라도 멀어버린 양 “우리 여기서 죽어도 되나요?”라고 묻는다. 컴퓨터 그래픽이 출렁이던 그 장소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비트와 픽셀로 쌓은 공간이라도 코언이 느낀 ‘죽을 만큼 아름다운’ 감정 하나는 진짜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흰 벽에 일몰 조명을 켜두고 일순간 씁쓸한 기분을 느낄지라도 이내 새로워진 그 공간에 집중하길 바란다. 그곳에서 당신이 만들어낸 석양의 온도와 주변의 향을 새롭게 알아차리고 만끽하길 바란다. 헤일로 에디션은 만달라키 스튜디오 공식 웹사이트와 국내 편집숍 챕터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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