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지구 힙스터’를 아시나요?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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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지구 힙스터’를 아시나요?
세컨드히어로

Text | Kay B.
Photos | Secondhero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작게나마 지구를 위한 일을 하는 게 선택이 아닌 의무인 시대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방법 중 가장 쉽게, 지금부터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것 아닐까? ‘쿨하고 재미있게’ 물건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주는 브랜드 세컨드히어로를 소개한다.

“3주라고 했었다. 3년이 지났다.” 사뭇 등골이 서늘하게 만드는 이 문장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최근 프랑스 매거진 <쿨투라Cultura>에 기고한 소설 <호모 콘피누스>의 첫 문장이다. <쿨투라>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주제로 세계적 작가들의 단편을 모았다. 소설 속에서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B1 세계’로 불리는 지하층에서 집단 거주를 시작한다. 인류가 지하 세계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는 동안 인간이 떠난 지상에는 야생 동식물이 다시 돌아온다. 스페인 독감 이후 신종 바이러스는 서식지에서 쫓겨난 야생동물로부터 촉발됐다. 야생동물이 지니고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그대로 노출되면서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5~6년을 주기로 등장하고 있다. 전 세계 학자들이 코로나19가 바이러스 시대로 진입하는 첫 관문이라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호모 콘피누스>처럼 인류가 지하 세계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이 아닌 실천이 필요한 때다.

서스테이너블 문화가 생활 곳곳에 퍼진다면
지구 환경에 무시 못 할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수많은 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어디서부터 실천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여러 방법 중에서도 가장 쉽게, 지금부터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것 아닐까? 전 세계에서 연간 생산하는 휴대폰은 20억 대 이상이고 그중 절반 이상이 쓰레기로 배출돼 토양을 오염시키는 주원인이 된다. 일회용품은 말할 것도 없다. 쉽게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는 게 맞지만 일단 구매한 물건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요긴하게 오래 사용하는 게 지구에 큰 도움이 된다.

환경 보전을 위한 일을 강박적으로 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쉽다. 일상 속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며 재미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컨드히어로secondhero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전개하는 브랜드는 눈여겨볼 만하다. 세컨드히어로는 세컨드핸드secondhand, 다시 말해 중고 물건으로 재미있는 일을 벌인다. 작년 10월부터 선보인 주요 서비스는 블라인드 경매다. 컨트리뷰터가 기증한 다양한 종류의 세컨드 아이템을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으로 경매에 부쳐 판매하는 것이다.

 

기존 경매 방식과 다른 점은 입찰 금액을 본인을 제외한 타인이 볼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컨트리뷰터는 세컨드히어로의 비전과 맞는 영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 자신이 기증한 물건에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내 두 번째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한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 진행하는 블라인드 경매는 응모가 1000원부터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최근 블라인드 경매로 새로운 주인을 찾은 제품은 반다이의 초합금 진 마징가Z, 더플코트, 프라이탁 카드 지갑, 아디다스 트랙 재킷 등이다.

이렇게 일정 금액이 모이면 세컨드히어로는 ‘세컨드 퀘스트’를 시작한다. 이는 수익금 일부를 지구 문제 해결을 위해 쓰겠다는 일종의 CSR 활동이다. 이를 무겁고 진지하기보다는 소위 ‘쿨’하고 재밌게 전개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이들의 첫 퀘스트는 영동교골목시장 28개 점포에 친환경 봉투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힘든 상인들을 응원하면서 동시에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닐지라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비닐봉지 대신 친환경 봉투, 나아가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앞으로 플로깅plogging(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처럼 히어로, 팔로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퀘스트도 준비 중이다.

세컨드히어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은 물건을 재활용하고 환경문제에 공감하며 대안적 삶을 사는 사람을 ‘지구 힙스터’, ‘히어로’라고 부른다.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쓰고 버려질 물건을 구제해 사용하는 일, 사소해 보일지라도 칭찬받아 마땅한 행동이지 않나. 이들은 ‘어떻게 하면 지구에서 잘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브랜드를 시작했다. 친환경,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에 관한 틀에 박힌 이미지를 좀 더 유쾌하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도 브랜드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이들이 생각하는 서스테이너블은 지구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생산과 건강한 소비다. 특히 건강한 생산의 일환으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지속 가능성을 위해 활동하는 브랜드와 인물을 ‘세컨드 뉴스’를 통해 소개한다. 파타고니아, 프라이탁처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 브랜드, 개인 활동가까지 발굴해 소개한다.

 

우리가 을지로 후미진 골목의 멋진 카페나 바를 찾아가고 잘나가는 디자이너의 옷과 신발을 사 신는 것처럼 ‘지속 가능성’, ‘친환경’이란 단어가 멋지고 재밌어서 따라 하고 싶어진다면 어떨까? 세컨드히어로 같은 브랜드들이 전파한 서스테이너블 문화가 사람들의 생활 곳곳에 퍼진다면 분명 지구 환경에 무시 못 할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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