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작은 뉴욕을 만나다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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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작은 뉴욕을 만나다
'호스팅 하우스' 김석진 대표, 장호석 디렉터

Text | Bora Kang
Photography | Siyoung Song

성수동의 평범한 2층짜리 건물에 들어선 호스팅 하우스는 뉴욕 스타일에 기반을 둔 고유의 미감으로 모든 공간을 다르게 꾸몄다. 브루클린의 힙한 매력을 풍기는 카페 겸 바,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럭셔리한 아파트를 연상케 하는 편집숍 겸 쇼룸, 소호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꾸몄다는 루프탑까지. 새로운 공간이 나올 때마다 감탄이 터져 나오는 이곳에는 인테리어 스타일링을 경험하는 즐거움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브루클린의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누군가에게는 맨해튼의 호화로운 인테리어가 더 뉴욕처럼 느껴질 테니까요. 저희가 추구하는 뉴욕 스타일이란 그런 다양성을 뜻해요.”

인터넷에서 호스팅 하우스를 검색하다가 웃음이 났어요. 와플 맛집’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서요.

(호석) 그러게요. 카페에서 파는 와플이 의도치 않게 입소문이 났더라고요. (웃음)

 

호스팅 하우스는 정확히 어떤 공간인가요?

(석진) 저희끼리는 ‘뉴욕 스타일을 지향하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디자인 스튜디오와 달리 편집숍을 겸한 인테리어 스타일링 쇼룸을 운영하는 게 특징이고요. 쇼룸에 있는 가구와 소품은 대부분 구매가 가능해요.

 

특별히 뉴욕 스타일’을 지향하는 이유는요?

(호석) 뉴욕은 굉장히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뒤섞인 도시잖아요. 그만큼 뉴욕 스타일이라는 것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요. 누군가에게는 브루클린의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누군가에게는 맨해튼의 호화로운 인테리어가 더 뉴욕처럼 느껴질 테니까요. 저희가 추구하는 뉴욕 스타일이란 그런 다양성을 뜻해요.

(석진) 어떤 프로젝트든 다이내믹하게 소화할 수 있는 회사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입구 양옆 공간도 일부러 상반되게 꾸몄어요. 2층 왼편에 있는 편집숍 겸 쇼룸이 뉴욕 부유층의 아파트를 연상케 한다면, 오른편의 카페 겸 바는 힙하고 자유로운 브루클린 스타일에 가깝죠.

각자의 업무를 말씀해주신다면요?

(석진) 제가 콘텐츠 기획과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면 창의적인 업무는 주로 장호석 디렉터의 몫이에요. 저희는 공간 디자인뿐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까지 직접 기획하는 인테리어 스타일링 회사이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감각이 무척 중요하죠.

 

인테리어 스타일링이라는 개념이 생소해요. 인테리어 디자인과는 다른 개념인가요?

(호석)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스타일리스트는 공간을 채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해외에서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의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는 편인데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시공을 끝내면 그때부터 스타일리스트가 클라이언트의 취향에 맞는 가구와 소품을 제안하는 식이죠. 커튼 색깔부터 방에 어울리는 향기까지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스타일링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클라이언트를 만날 경우 계절에 따라 패브릭이나 조명을 바꿔주기도 하고요.

 

한국의 아파트는 구조가 다소 일률적인데, 이런 환경에서도 뉴욕 스타일을 구현하는 게 가능할까요?

(호석) 저희는 레이아웃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 우리나라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소재와 가구를 사용해 최대한 이국적인 느낌을 유도하는 편이에요. 모서리에 볼드한 몰딩을 적용하거나, 고급 주택에 있을 법한 벽난로를 설치하는 식으로요. 천편일률적인 구조의 아파트라도 재료와 소품을 잘 활용하면 클라이언트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요.

“가구를 고를 때 너무 유행에 휘둘리지 말고, 시간 여유를 갖고 직접 발로 뛰며 골라보라고요. 그래야 물건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생기고 집이 자기 소유가 되거든요.”

듣다 보니 다들 어떤 집에 살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석진) 아시죠, 원래 셰프들이 집에서 요리 안 하는 거. (웃음) 아직 사업 초기라 정작 제가 사는 집은 신경을 많이 못 쓰고 있어요. 장호석 디렉터는 저와 달리 집을 잘 꾸미고 사는 타입이고요.

(호석) 뉴욕에서 생활하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오래된 아파트를 고쳐서 살았어요. 근데 주차 공간도 취약하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아주 평범한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두 분이 생각하는 좋은 집은 어떤 집인가요?

(호석) 주인의 개성이 살아있는 집이요. 지저분하든 깨끗하든 자기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집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해요.

(석진) 저는 마음이 안정되는 집을 최고로 쳐요. 그게 어찌 보면 장호석 디렉터와 저의 차이점일 수도 있어요. 저는 개성을 떠나서, 외부와 단절된 나만의 공간을 우선시하거든요.

 

뉴욕에 살면서 방문한 집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요?

(호석) 저보다 연배가 좀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어요. 파크 애비뉴에 있는 오래된 타운하우스였는데 화려한 패브릭에, 아티스트가 만든 콘솔에, 앤티크 시장에서 사 온 커피 테이블까지 각기 다른 디자인의 물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어요. 오랜 시간에 걸쳐서 꾸며진 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그걸 보면서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클라이언트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가구를 고를 때 너무 유행에 휘둘리지 말고, 시간 여유를 갖고 직접 발로 뛰며 골라보라고요. 그래야 물건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생기고 집이 자기 소유가 되거든요. 공간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디자인을 제안하는 조력자라고 생각해요. 단번에 멋진 공간을 만드는 것도 물론 저희 일이지만, 클라이언트가 자기만의 개성을 찾도록 곁에서 천천히 도와주는 게 실은 더 보람 있어요.

 

서울에 멋진 공간이 정말 많아졌어요. 공간 디자이너로서 느끼는 최근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호석) 유행에 쉽게 휩쓸렸던 예전과 달리 대중의 감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대세를 따르기보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찾는 경향이 짙어졌죠. 그만큼 자기와 색깔이 맞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찾는 클라이언트도 늘어났고요.

(석진) 성수동을 걸어 다니면서 느끼는 건데, 최근의 상업 공간들은 경기 불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요즘 새로 오픈하는 공간들을 보면 정말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더라고요. 합리적인 예산으로 최대한 경쟁력 있게 공간을 꾸미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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