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유명한 250인의 집을 들여다 보다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전 세계 유명한 250인의 집을 들여다 보다
샘 루벨의 <라이프 미츠 아트>

Text | Nari Park
Photos | Sam Lubell, Phaidon Press Ltd

매일 같이 세계 최고의 건축물을 소개하는 이의 집은 어떤 모습일까. <뉴욕타임스> <월페이퍼> <와이어드> 등 글로벌 미디어에 건축 관련 기사를 다뤄온 샘 루벨을 섭외한 건 그 호기심 때문이었다. 우리시대 크리에이터 250인의 집과 작업실을 담은 신간 <라이프 미츠 아트>를 통해 “가장 사적인 공간이야말로 가장 아름답다”라는 매시지를 전한다.

<월페이퍼> <와이어드> 등과 협업해온 프리랜스 에디터 샘 루벨Sam Lubell은 지난 20년간 누구보다 타인의 공간을 탐험하고 그 안에 담긴 아이디어들을 공유해왔다. 건축가와 디자인, 작가 등 세계 최고 크리에이터들의 공간을 드나드는 건축 전문 에디터의 삶은 얼마나 번뜩이는 영감으로 가득할까. 매일 같이 최고의 건물을 탐험하는 기분은 어떠할까, 공간을 구성하는 그들의 아이디어에는 일종의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최근 샘 루벨이 파이돈을 통해 출간한 10번째 건축 서적 <라이프 미츠 아트Life Meets Art>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근사한 집을 탐험해온 에디터 샘 루벨의 뉴욕 브루클린 아파트, 모두에게 영감의 대상인 세계 최고의 건축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파리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생활하기까지 그간 다양한 도시를 경험해왔어요.

파리 출생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자랐어요. 로드아일랜드대학교를 나오며 독립한 이후로 뉴욕과 LA에서 20년간 생활했죠. 부모님 모두 저널리스트 출신인데 제가 3살부터 파리에서 본 건물을 설명하곤 했다며, 일찍이 건축에 관심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건축물을 경험한 것들이 지금 일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샘 루벨의 뉴욕 브루클린 집 내부 모습 중

여러 다양한 분야 가운데 건축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벌써 20년간 건축 기사를 쓰는 저널리스트로 일해왔네요. 인생의 많은 부분들이 그러하듯, 어떤 순간 때가 맞아 그 방향으로 흘러갔던 것 같아요. 대학 신입생이 시절 한 수업을 들으며 건축사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 결과 건축사를 전공했어요. 졸업 후 <아키텍추럴 리코드Architectural Record> 에디터를 만나면서 그곳의 뉴스 에디터가 됐죠. 이 모든 것의 강력한 동력은 건축과 도시 공간에 대한 제 큰 관심이에요. 건축은 제게 많은 의미와 영감을 주고,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건강, 행복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에요.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가능한 많이 유익한 건축물을 알리고 싶어요.

 

SNS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집을 소개하고, 타인의 사적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건축 전문 에디터로서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영감의 요소들을 공유하고 건축에 관한 개인적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건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바로 우리 시대 좋은 아이디어들이 전파되는 방법이자 경로일 테죠. 그러나 종종 과도한 공유와 관음증 사이의 경계를 위태롭게 넘는 이들을 봐요. 모두에게는 지켜야 할 프라이버시가 존재하고 타인의 집을 들여다보는 데 있어 지나친 관심이 집착이 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이에요.

Neutra VDL Research House, Los Angeles, California, USA

그간 건축에 관련한 10여 권의 책을 집필해왔어요. 이번에 출간한 신간 <라이프 미츠 아트>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기본적으로 전 세계 250채의 아름다운 집을 돌아보는, 그 공간에 숨은 일련의 비하인드스토리를 찾아가는 내용이에요. 예술, 건축, 디자인, 패션, 문학, 음악, 영화 및 연극 분야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의 공간을 선별했고, 건축가들은 물론 창의적이고자 하는 이들과 공간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이들 누구나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내용들이죠.

Mario Bellini, Bellini Residence, Milan, Italy (left), Ward Bennett, Dakota Apartment, New York, New York, USA (right)

최근 주목받는 영국 디자이너 파예 투굿Faye Toogood의 모던 하우스부터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의 프랑스 아틀리에까지 이 책에 소개된 공간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는 생각이에요.

수백 곳의 공간을 추려 일일이 연락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걸 잊을 만큼 흥미진진했어요. 책, 잡지, 신문, 웹사이트, 과거의 경험, 입소문 등을 통해 보물 찾기 하듯 찾아냈죠. 영감의 대상이 머문 집 가운데서도 가장 창조적인 공간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매혹적인 디자인과 이야기로 가득한 공간,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공간 말이죠. 지리, 인종, 성별 등에도 다양성을 갖고자 노력했고요. 책을 집필하는 데만 총 8개월이 걸렸어요. 기간이 촉박했지만 기자 일을 하며 기존에 상당수 방문했던 공간들이라 수월했던 것 같아요. 팬데믹이 미국을 강타하기 전인 2020년 1월 원고 작업을 끝냈기 때문에 직접 공간들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죠.

“누군가의 공간에 들어선다는 건 마치
그 사람의 몸속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이일이죠.”

공간을 창의적으로 꾸미는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의 사적 공간을 그 누구보다 많이 방문해왔어요. 공간이나 취향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만 발견되는 인테리어 요소나 삶의 철학 같은 게 있을 것 같은데요.

크리에이터들의 공간을 남들보다 한발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끊임없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습성을 읽을 수 있어요. 그 스타일이 집이란 공간에 고스란히 담기는 거죠. 공간은 사는 이의 취향을 가장 진솔하게 반영한 곳이니까요. 특히 1평방인치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을 담아내죠. 일반 사람들은 건축이 얼마나 한 사람의 인격을 대표하는 구조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해요. 누군가의 공간에 들어선다는 건 마치 그 사람의 몸속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이일이죠. 그 사람의 성격, 창의성 그리고 그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공간에 들어가 둘러보는 거예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이들은 각각의 집이 지닌 독창성, 오리지널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티스트들은 자연 채광, 특히 빛을 집의 특별한 요소로 여기죠.

Norman Foster (b. 1935). La Voile, Cap Ferrat, France. Architect / Picture credit: Neil Young
Alexander McQueen (1969-2010). McQueen Residence, London, England, UK. Fashion designer / Picture credit: Grant Frazer

책에 소개된 250개의 공간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곳을 꼽는다면요?

모스크바에 위치한 러시아 구성주의 건축가 콘스탄틴 멜니코프Konstantin Melnikov의 집이요. 끝없는 벌집 모양의 창문, 두 개의 거대한 원통으로 구성된 건축적 요소 때문만은 아니에요. 러시아 혁명 직후의 시간을 나타내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새로운 유형의 건축과 도시, 라이프스타일을 시도하고자 했던 상징적인 집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수명이 무척 짧았죠. 자신의 집에 갇혀 죄수처럼 지내야 했던 콘스탄틴 멜니코프의 삶이 떠올라 더 특별하달까요. 멕시코시티에 자리한 루이스 바라간Luis Barragan의 집도 잊을 수 없어요. 각도, 시야, 그림자, 색상 및 광선에 이르기까지 온 감각을 일깨울 만큼 섬세하게 디자인된 곳이죠. 화려한 핑크빛 옥상부터 루이스 바라간 자신의 침실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든 감정을 공간에 담아냈어요.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적인 곳이죠.

Suzanne Valadon (1895-1938). Atelier-Apartment, Musée de Montmartre, Paris, France. Open to the public. Painter / Picture credit: Jean-Pierre Delagarde, Courtesy of Musée de Montmartre

현재 살고 있는 집, 뉴욕 브루클린의 아파트는 어떤 곳인가요? 집을 선택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주변 요소들을 살펴요. 몇 년 전 친구가 이 아파트를 레노베이션하면서 알게 됐어요. 적갈색 벽돌인 브라운스톤은 뉴욕 브루클린을 상징하는 건축 요소인데 브라운스톤으로 지은 데다 층고가 높아 마음에 들었죠. 나무 바닥과 벽돌로 마감한 벽이 근사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에요. 언제고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큰 창을 선호하는데, 한 번씩 집에서 일을 하다 창밖으로 브루클린의 브라운스톤 하우스들을 내다볼 수 있어 마음에 들어요. 내부 공간은 미드센추리 모던 가구와 친구, 가족들이 만든 예술품으로 채웠어요. 곁에 두고 보는 물건들은 그것이 개인적일수록 더 좋아요.

코로나19를 겪으며 집에서 일과 여가를 어떻게 병행하고 있나요.

사람들이 점점 더 창의적으로 집에서 생활하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팬데믹 이전에는 시도조차 못했던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 요리를 시작했으니까요. 비프스튜나 타코에 넣어 먹는 멕시코 음식 카르니타스carnitas, 크레페 같은 요리들이 대표적이에요. 대단한 음식은 아니지만 지금은 단지 요리를 하는 행위 자체에 감사하게 되는 시절 같아요. 굉장한 수양이자 내면을 채우는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가 됐어요.

(위 사진 모두) 샘 루벨의 뉴욕 브루클린 집 내부 모습 중

집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살면서 점점 더 중요한, 절대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요. 삶의 모든 순간순간 영감을 얻는 곳이죠. 업무의 영역이 집이란 공간에 들어오면서 이 아늑한 공간을 장악하고 다른 모든 것을 차지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로나가 끝난다면 가장 먼저 방문하고 싶은 타인의 공간이 있을까요.

리스트가 너무 많아요. 무엇보다 친한 건축가 친구와 일본으로 건축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요. 중국으로 건너가 제가 20년 전 여행했던 공간들이 얼마나 드라마틱 하게 변화했는지도 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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