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안의 도시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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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안의 도시
런던 바비칸 지구

Text | Angelina Gieun Lee

산업 혁명 후 급증한 도시 인구의 주택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 주택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들이 한대 모여 주거 단지를 형성하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갖춘 지역·이웃(neighborhood)과 커뮤니티 community를 만들어 갔다. 그 과정에서 ‘집’은 어떻게 변화했고, 어떤 의미로 입주자에게 다가갔을까. 올해 입주 50주년을 기념하는 런던 바비칸 지구(the Barbican)에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다.

런던 바비칸 지구
런던 바비칸 지구

런던 도심 내 더 시티 오브 런던 the City of London 지역에 있는 바비칸 지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해 폐허가 된 채 20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었다. 황량했던 공터는 건축가 트리오 체임벌린, 파월 & 본 Chamberlin, Powell and Bon이 8년여간 설계 작업을 진행한 끝에 1963년 본격적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부터 변화를 거듭했다.

 

3개의 타워형 건물 내에 2000가구가 거주하는 바비칸 지구는 영국 전통 건축 양식에 당대 융성했던 건축 양식인 브루탈리즘 Brutalism의 특징인 콘크리트 노출을 더해 개성을 드러낸다. 이로 인해 한때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001년에는 문화재로 등록(Grade II-listed)이 되었지만, 2003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London Design Festival 기간 중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런던에서 가장 흉물스러운 건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얻기도 한 것.

 

바비칸 지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나 생활 편의성, 주요 도심 지역으로의 접근성 그리고 건물의 개성까지 더해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집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거 공간에 상업 및 더 바비칸 센터 the Barbican Centre를 비롯한 문화 시설, 학교 그리고 인공 폭포를 설치한 정원과 광장까지 갖춘 복합 주거문화 단지로 탈바꿈했다. 또한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 시설도 인접해 있어 이동 편의성과 접근성도 높였다. 이로 인해 ‘도시 안의 도시 a city within a city’라는 별칭까지 얻었을 정도다.

“편의성, 접근성 및 개성이 강점이자 매력 요소로 작용해 초기 입주민 중 상당수가 1969년 9월 입주 후 현재까지 계속 거주하고 있고, 젊은 세대도 계속 유입하고 있다.”
런던 바비칸 지구
런던 바비칸 지구
런던 바비칸 지구

무엇보다도 입주민들이 바비칸 지구가 개성과 생명력을 유지하는 원천으로 작용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the Financial Times>는 바비칸 지구가 런던의 새로운 심장 역할을 하고, 주민들은 바비칸 지구에 영혼을 불어넣고 있다고 표현했다. 편의성, 접근성 및 개성이 강점이자 매력 요소로 작용해 초기 입주민 중 상당수가 1969년 9월 입주 후 현재까지 계속 거주하고 있고, 젊은 세대도 계속 유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민은 자체적으로 입주민 협회와 온라인 포럼을 운영하며 교류 및 의견 교환의 장을 마련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관심사와 취미를 공유하는 동호회도 활발하게 운영한다. 더 나아가 자체 소식지인 <더 바비칸 라이프 the Barbican Life>를 온라인과 종이 잡지 형태로 주기적으로 발간하며 내부뿐 아니라 외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낙후된 외부 모습으로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대규모 도심 개발의 본질이 이미 집약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한때 50여 명의 주민이 살던 자그마한 마을은 5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며 4000여 명의 입주민의 소중한 집이 되었다. 물론 거듭된 세월로 인해 바비칸 지구의 상당 부분은 노후했다. 그런데도 입주민들은 재개발 대신 유지·보수를 통한 보전을 택한다. 비교적 보수적인 은퇴자와 고령자가 입주민의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점도 일부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바비칸 지구만이 가진 매력과 돈독한 커뮤니티로 인해 런던의 발전 및 역사와 함께한다는 입주민들의 자긍심도 눈여겨볼 만하다.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는 도시에서 찾아볼 만한 집은 어떤 모습인지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후된 외부 모습으로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대규모 도심 개발의 본질이 이미 집약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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