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센추리, 오래된 유행을 내 집으로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미드 센추리, 오래된 유행을 내 집으로
미드 센추리 모던 건축

Text | Angelina Gieun Lee
Photography | Jeremy Bitterman

미드 센추리 모던 midcentury modern(제2차 세계대전 후 새로운 디자인 운동이 꽃 핀 1940~1960년대 라이프스타일을 총칭)은 지금 보아도 매력 있는 스타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른바 편집숍이라고 불리는 디자인 가구 숍의 단골이자 힙한 공간을 채우는 요소들로 여지없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집일 경우 그 특유의 멋스러움이 있는 반면, 노후화가 심하거나 안전상의 문제로 손 볼 곳이 많아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미국 시애틀의 로렐허스트 Laurelhurst에는 1961년 건축가 입센 넬슨 Ibsen Nelsen이 설계한 집이 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이 집을 방문한 어느 부부는 한눈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가진 집이 ‘살기 좋은 집’으로 이어지기에는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들 가족은 집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바랐지만, 과거 건축 스타일의 특성상 각 공간이 지나치게 구분돼 있었던 것. 이로 인해 집 내부의 동선이 길어지고, 구성원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다고 판단했다.

부부는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그 오리지널리티 또한 유지하고 싶었다. 결국 집의 개성과 실용적 니즈 중 양자택일하는 것이 아닌, 그 사이의 균형을 찾으며 자신들에게 맞는 공간으로 서서히 변화시키기로 했다. 한편 기존 건축 양식 자체가 가치를 갖고 있기도 했지만, 시애틀의 유명 건축가가 구옥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점이 지역에서 또한 유명세를 치르게 했다.

“집이 가진 장점을 살리고 아쉬운 점은 보완해 내 생활 패턴과 취향에 알맞도록 계속해 업데이트함으로써 내게 좋은 집을 만드는 것이죠”

집의 개보수 작업을 진행한 엠더블유웍스 mwworks 공동 대표 에릭 월터 Eric Walter는 “미드 센추리 모던 건축 양식으로 지은 집같이 오래된 집이 가진 오리지널의 정수를 살리면서 내가 살기 좋은 집을 만들 방법은 얼마든 있습니다”라며, “집이 가진 장점을 살리고 아쉬운 점은 보완해 내 생활 패턴과 취향에 알맞도록 계속해 업데이트함으로써 내게 좋은 집을 만드는 것이죠”라고 말한다.

 

몇 가지 구조적 개선 사례를 보자. 기존 홑겹 창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나 있는 창으로 교체해 자연광을 충분히 받아들이게 했다. 외부 정원으로 바로 이어질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내부 공간이 확장돼 보여 답답함도 감소시켰다. 가족의 소통을 중요시한 만큼, 부엌과 다이닝룸을 중심으로 여러 공간으로의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 내부 벽 일부는 아예 제거하거나 변형시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장애물이 있음에도 이들 부부와 같은 젊은 세대가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는 틀로 찍어낸 듯 획일적으로 구성된 아파트와 같은 주거 공간에서 벗어나 개성 있는 공간과 도시 생활에 맞는 간결함, 절제미를 갖춘 디자인에 대한 수요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 나아가 다양한 연령층에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젊은 연령대에는 캐주얼한 애티튜드가 어필하고 있는 것. 디자인 매거진 <사이트 언신 Sight Unseen> 발행인 질 싱어 Jill Singer는 <뉴욕타임스 the New York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미드 센추리 모던 양식은) 민주적(democratic)이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어요. 그러니 폭넓은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거죠. 소재뿐 아니라 클래식하고 심플한 형태는 시대를 초월하고요. 그리고 웬만한 아이템과 어우러질 수 있는 묘한 매력도 가졌습니다”라고 밝힌다.

“찍어낸 듯 획일적으로 구성된 아파트와 같은 주거 공간에서 벗어나 개성 있는 공간과 도시 생활에 맞는 간결함과 절제미를 갖춘 디자인에 대한 수요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집’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기본 기능을 충족한다는 전제하에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다. 개인과 가족은 각각의 모습에 따라 다양한 삶의 형태가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삶의 모습 또한 변주를 거듭한다. 그렇기에 삶을 담아내는 그릇인 집의 모습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이 당연할지 모른다.

 

일시적인 유행을 벗어나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갖고 싶다면, 나의 이상적 취향과 실리적인 니즈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독일의 철학가 괴테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집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니까.



Related Posts

영화 전문 기자 민용준, 미식 전문 기자 이주연
도시커뮤니티큐레이션
블로거 최영지
라이프스타일큐레이션홈데코
<케네디 매거진> 발행인 크리스 콘토스
도시라이프스타일홈데코
VILLIV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VILLIV NEWSLETTER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