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매달 수 있다면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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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매달 수 있다면
어반 트리 하우스 베를린 Urban Tree House Berlin

Text | Angelina Gieun Lee
Photos provided by Urban Tree House Berlin

유엔이 233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World Urbanization Prospect)>는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2050년에는 인구의 약 66%가 도시에서 거주할 것으로 전망한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이들은 자연을 생활과 동떨어진 대상으로 보는 경우도 많다.

기나긴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가 자연 속에서 살아온 시간이 자연과 분리돼 살아온 시간보다 훨씬 길다. 단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효율성과 이윤 극대화가 강조되고 그 과정에서 숨가쁘게 도시화가 진행된 나머지 잠시 자연과 인간의 생활 공간이 분리되었을 뿐이다.

독일 베를린 시내의 어반 트리 하우스 베를린은 도시에서 인간이 자연과 다시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본래 어반 트리 하우스 베를린은 할아버지와 손자, 손녀가 어디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지,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새로운 주거 형태를 실험하는 연구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됐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나무 위에 트리 하우스를 만들어 살아보는 것이었다. 과거 수백 년간 유럽에서 주거, 여가 선용 혹은 손님 접대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나무 위에 지은 트리 하우스를 오늘날 도시 생활의 맥락에 맞게 재구성해보고자 한 것이다. 평소대로 주변의 생활 편의 시설을 이용하면서 나무 위에서 지내는 재미있고 이색적인 경험을 하면서 자연과 가까이하는 삶, 더 나아가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을 시도해볼 수 있게 했다. 오늘날 어반 트리 하우스 베를린은 회원제로 운영한다. 원하면 누구나 1년의 대여 기간 동안 자유롭게 생활하고 사진 및 영상 촬영 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도시에서 자연과 가까이하는 삶의 방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찾아나가는 중이다.

“우리는 모두 경험으로 가장 많이, 그리고 잘 배웁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는 이상적인 솔루션을 찾을 수 있죠.” - HJ 슈테게만 HJ Stegemann, 어반 트리 하우스 베를린 공동 대표 -

어반 트리 하우스 베를린은 자연과 가까이하면 도시 생활과 단절된다는 통념과 달리 베를린 시내 주택 밀집 지역의 숲과 호수가 인접한 곳에 650m규모로 위치해 있다. 독일의 트리 하우스 전문 건축가 안드레아스 베닝 Andreas Wenning이 설계한 높이 4m, 넓이 24m2의 건물 2개 동은 도시와 자연의 접점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자 나무와 철재를 혼용해 건축했다.

 

내부는 나무를 활용해 자연 친화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편 부엌, 욕실, 거실과 테라스로 구성된 생활 공간에 TV, 인터넷 및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어 생활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트리 하우스 중심부에는 샤워기를 갖춘 사우나를 설치해 추운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요즈음 혼자 살더라도 숲세권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고, 조경이 잘된 주거 단지 또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영화나 동화책에 나올 법한 형태를 보고 어반 트리 하우스 베를린을 그저 재미있는 시도로만 여길 수도 있지만, 도심의 삶과 자연에 대한 동경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제안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아울러 도심의 집값 상승으로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이 어느 특정 국가의 이야기는 아니기에 이와 같은 사례를 조금 더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인구의 60%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화 이후의 도시>에서 저자 임동우는 “우리나라의 도시, 특히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외부와 단절됨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대부분은 아파트 형식의 주거 공간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다. 여가 시간에 푸르른 공간을 찾아 나서는 것이 자연에 대한 본능적인 동경에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주거 공간의 단절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 숲과 나무가 있는 공간을 원하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실험을 해보자. 스스로 여러 시도를 해보며 내가 원하는 것을 더 잘 알아낼수록 내게 맞는 해답을 찾아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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