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떠나 화성에 산다면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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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나 화성에 산다면
스페이스X, AI 스페이스팩토리, 오픈 아키텍처 외

Text | Anna Gye
Photos | Space X, AI SpaceFactory, Open architecture

지구를 떠나 화성에 정착한다는 이야기는 공상과학소설이 아닌 다큐멘터리가 되고 있다. 올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화성 탐사선을 쏘아 올렸고 민간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도 스타십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117년 화성에 나라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건축가에게 집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스페이스X가 만든 화성 여행선 스타십 시제품이 수직으로 솟아오른 뒤 지상에 조심스럽게 착륙했다. 100명의 민간 지구인이 화성에 첫발을 내딛게 될 우주선이 하늘로 떠오르자 기자들은 앞다투어 화성 이주를 목표로 한다는 일론 머스크의 말을 인용해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올해 초 그는 “2050년까지 화성으로 100만 명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100명씩 2050년까지 100만 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킨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의 시험 비행 성공 소식과 더불어 민간 우주 여행을 목표로 한 아마존의 블루 오리진, 버진 그룹의 버진 갤럭틱도 속도를 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화성 탐사선 마스Mars 2020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를 화성으로 보냈다. 7월 중에는 아랍에미리트 알-아말Al-Amal, 중국 톈원Tianwen 화성 탐사대가 붉은 행성으로 향했다. 연달아 이어진 성공 발사 소식에 기대가 집중되고 있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갈 수 있다고 해도 과연 그곳에서 살 수 있을까? 화성에 집을 지을 수 있을까?

 

건축가들이 당면한 첫 번째 과제는 ‘어떻게 화성에서 건축자재를 구할 수 있는가’다. 건축자재를 달에 옮긴 후 수시로 화성으로 운반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비용과 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건축 자재를 배달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시점에서 미국우주항공국의 관심은 3D 프린트로 향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나사는 3D 프린트 기술을 이용한 주거지 건축 대회(3D-Printed Habitat Challenge)를 열었다. 4년에 걸쳐 구체적인 단계를 밟아 2019년 말 최종안을 확정했다.

(위 사진 모두) AI 스페이스 팩토리의 마샤Marsha 내·외부

그중 하나가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디자인 그룹 AI 스페이스팩토리AI SpaceFactory(www.aispacefactory.com)가 만든 ‘마샤Marsha’. 그들은 나사에서 3D 프린터로 3분의 1 모형 집을 만들고 강도, 내구성 등 여러 항목을 점검받았다. 마샤는 하늘로 솟아오르는 달걀 모양처럼 생겼다. 외부 환경과 충격으로부터 보호를 위해 이중벽으로 설계했다. 건물 내부는 4층으로, 외부와 이어지는 저층은 기계와 실험 장치가 몰려 있다. 고층 쪽으로 부엌, 침실, 욕실 등 평범한 집 공간이 이어진다. 각 층마다 창문이 있고 지붕에는 돔 모양의 천장 유리를 설치했다. 천장에서 흡수한 빛이 각 층 중심의 유리 바닥을 통과하며 전체 건물로 퍼진다. 화성에서 집은 완벽한 보호막 역할을 해야 하기에 건축 디자인, 재료, 공법 등은 기능성과 효율성에 집중된다. 이는 콘크리트보다 2~3배 강하고 내구성도 5배나 높다. AI 스페이스팩토리는 화성 건축 기술을 이용한 집을 지구에 짓는 ‘테라Tera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현관과 창문이 커지고 창문 밖으로 숲이 보이지만 3D 프린트 기술과 친환경 재생 재료를 이용한, 화성인을 위한 집이다.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친환경 재료를 찾는 것이 핵심이었다. 화성암에서 추출할 수 있는 현무암 섬유와 화성에서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을 가공한 바이오 플라스틱 혼합물을 주재료로 했다.”
AI 스페이스팩토리의 테라Tera 프로젝트

최근 나사는 곰팡이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2018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진이 화성 토양을 구워 벽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후 등장한 기발한 발상이다. 나사 에임스 연구 센터에서 진행하는 마이코 건축 프로젝트(myco-architecture project)는 균사체를 이용해 건물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거대 버섯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작업을 하려면 선발 팀이 박테리아를 화성으로 가져가야 한다. 화성 현지에서 구한 얼음 녹인 물과 태양에너지로 균사체를 키운다. 실험실 밖에서는 자랄 수 없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키기에 화성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설명. 촘촘히 자란 균으로 채워진 벽돌은 시멘트만큼 단단하고 충격을 빠르게 흡수한다. 균사체는 벽돌은 물론 거대한 지붕이 될 수도 있다. 원하는 모양대로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화성에 집을 짓는 일은 자급자족에 대한 도전이다. 과거 과학자들은 지구의 식물을 밀폐된 공간에서 자라도록 만드는 일에 집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적 대안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식물을 찾는 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집 모양을 떠올리며 지구의 삶을 삽입하려 하는 것보다 특수 환경을 인정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삶의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방법이다.

오픈 아키텍처의 마스 케이스MARS Case 프로젝트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건축 그룹 오픈 아키텍처Open Architecture(www.openarch.com)는 중국 전자 브랜드 샤오미와 함께 지구온난화로 인해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향하게 될 상황을 가정한 ‘마스 케이스MARS Case’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들이 구상한 건축물은 2.4m x 2.4m x 2m 모듈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내부 공간은 기술 장비로 갖춰져 있다. 모든 에너지는 직접 생산해서 사용한다. 최소한의 생활 필수품만 구비되어 있다. 대부분 집 밖, 천연자원에 의존해야 한다. “화성인은 미니멀리스트이자 환경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물 한 방울, 음식 한 조각, 공기 한 숨에서 새로운 감동을 발견하며 소박한 삶의 자유를 발견하게 된다. 집은 곧 생명이자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집 안 기물은 모두 접이식이다. 한 뼘 크기의 공간은 침실이었다가 서재였다가 부엌이 된다. 재활용은 필수다. 집은 작지만 집 밖에는 아직도 찾아내지 못한 거대한 세상이 있다는 희망이 하루를 채운다.

화성 이주 계획의 가장 큰 벽은 공학, 기술,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윤리 문제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스페이스X 스타십의 성공 시험을 알렸을 때 일론 머스크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이 있었다. “과연 갈 수 있고, 살 수 있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편도 여행에 선뜻 나서겠는가?” 일론 머스크는 탑승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첫 발사대에 오른 100 명의 사람들은 영웅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자신을 포함하여), 이는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스페이스 랩 소장 조너선 이스트우드Jonathan Eastwood는 화성 이주 계획의 가장 큰 벽은 공학, 기술,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윤리 문제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화성에 집을 짓기 전에 화성에 사는 삶을 상상하고 점검하는 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영화 <마션>처럼 식물을 키워 재배하는 방법보다 식물을 키우면서 혼자 기약 없는 밤을 보내는 나날에 시선을 두어야 한다. 또 2019년 공식적으로 파산한 네덜란드 기업 ‘마스 원’이 남기고 간 상처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화성 식민지 프로젝트는 2033년까지 24명, 총 6개 팀을 보내 화성에서 살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기술도, 방법도 없는 한 편의 사기극으로 끝났지만 우주에 대한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이 돈과 욕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화성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화성에 가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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