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함께 생활하는 ‘코리빙 하우스’의 현주소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따로 또 함께 생활하는 ‘코리빙 하우스’의 현주소
하이 스트리트 하우스 런던

Text | Nari Park
Photos | Nicolas Worley

코리빙 하우스는 개인 공간과 여럿이 함께 쓰는 공간이 한 건물에 분리 또는 공유되는 주거 형태를 뜻한다. 그중에서도 최근 런던에 들어선 하이 스트리트 하우스는 획일화된 기존 공유 공간의 단점을 보완한 이상적 모델로 꼽힌다. 모든 유닛의 디자인을 달리하고,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한 맞춤형 가구로 다양한 연령대의 집에 대한 관점을 충족한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과 여전히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드는 청년들···. 오피스텔 같은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여럿이 삶의 일부를 공유하며 더불어 생활할 수는 없을까. 복합 단지 내 입주자가 공동 공간과 편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형 주거 공간 코리빙 하우스co-living house가 오늘날 그 대안으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공유형 사무소를 모토로 한 코워킹 공룡 기업 위워크WeWork가 뉴욕과 워싱턴에 선보인 공용 주거 단지 ‘위리브WeLive’를 필두로, 런던에 들어선 550개 객실 규모의 세계 최대 코리빙 스페이스 ‘더 컬렉티브 올드 오크The Collective Old Oak’, 일본 건축 스튜디오 스윙Swing이 오로지 8가구를 위해 선보인 초소형 셰어 하우스 ‘셰어드 하우스Shared House’ 등이 대표적이다.

코리빙 하우스는 지금 입주민에게 어떠한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다양하게 풀어내는 기로에 서 있다.
– 영국 <가디언> 기사 중 -

초기 주택난 부족으로 떠오른 코리빙 하우스는 어느새 익명성과 무관심이 만연한 도시인의 생활에 ‘연대’와 ‘커뮤니티’라는 삶의 중요한 키워드를 내세우며 사람들의 마음을 이끈다. 함께 공용 세탁실에서 빨래를 돌리며 나누는 인사, ‘혼밥’이 싫은 날 입주민 전용 SNS에 글을 올려 함께 식사할 이웃을 찾는 것이 더는 드라마 같은 일이 아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도시인의 외로움을 해소할 미래 주거 형태, 또는 냉소적인 기업 기숙사일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영국 <가디언>의 최근 기사처럼 코리빙 하우스는 지금 입주민에게 어떠한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다양하게 풀어내는 기로에 서 있다.

그런 면에서 건축 사무소 티텀 + 티텀Teatum + Teatum이 웨스트런던 셰퍼드부시에 선보인 ‘하이 스트리트 하우스High Street House’는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입주민의 삶의 다양성에 집중했다. 똑같은 유닛을 2개 이상 만들지 않아 세입자 취향에 맞춘 인테리어가 가능하도록 배려했고, 업무는 물론 친목 도모, 다양한 취미 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코워킹 라운지, 넓은 주방과 식당, 세탁실, 공공 도서관과 라운지 같은 특화 공간에 집중했다.

침실과 거실이 연결된 오픈 스페이스 타입의 스튜디오, 단독주택처럼 생활 공간을 분리한 복층 구조에, 일부 객실에는 가든과 테라스를 덧붙여 다양성을 충족시킨다. 천장에 창문을 내 일조량을 극대화하고, 방 크기는 작지만 공유 시설을 통해 입주민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 동선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가구가 한 건물에서 생활하는 공유형 하우스의 태생적 한계인 집 크기와 인테리어, 채광에 집중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 결과 팬데믹 3차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연말 다양한 연령대가 입주를 마쳤다. 공유형 주거 공간이 밀레니얼에 특화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18세 음악 전공 학생부터 70대 부부까지 입주해 있다. 살기 좋은 집을 찾고 있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머물 집을 원하는 건 아닌 이들이 코리빙 공간을 찾는다.” 건설사 노이아스케이프Noiascape 측의 설명이다.

“혼자 살지만, 함께 일하고 배우고 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서의 집을 필요로 한다.”
- 제임스 티텀, 건축 사무소 티텀 + 티텀 대표 -

모든 유닛의 가구 및 기기를 제공하는 하이 스트리트 하우스의 ‘퍼니시드 하우스furnished house’ 형태는 친환경적 삶의 태도와도 닿아 있다. 일체형 인테리어 가구를 설치함으로써 1~2년 단위로 집을 옮겨 다니며 세입자들이 버리는 가구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마다 맞춤식으로 제작한 원목 침대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인 프레임 너비를 확장해 침대 하부는 수납공간으로, 옆 공간은 테이블, 벤치, 또는 화분을 놓을 수 있는 콘솔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 만능 침대 하나면 별도의 부수적 가구는 필요 없을 정도다. 침대는 더 이상 잠만 자는 가구가 아니라 일과 휴식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하루가 다르게 로컬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 하이 스트리트 하우스는 ‘따로 잠자고 함께 생활하는’ 코리빙 하우스가 지역사회의 최소 단위인 ‘하이퍼로컬hyper-local’의 신모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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