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아파트 파라다이스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7080 아파트 파라다이스
<에디티드 서울: 뉴 호-옴>전

Text | Kakyung Baek
Photos | Kkotssul

2021년 인테리어 트렌드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맥시멀리즘이다. 화려한 원색 컬러와 패턴, 과감한 소품,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 공간에 들이고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한 전시가 열린다. 오색찬란한 1970년대 아파트 인테리어에서 숨겨진 지혜를 찾아보자.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맙소사가 해석한 부엌.

새해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집은 그대로인가? 당신의 공간에 환기가 절실하다면 <에디티드 서울: 뉴 호-옴>전이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2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의 생활 디자인을 소개하고 전시, 출판, 행사를 진행하는 문화 매개사 꽃술kkotssul이 기획했다. 꽃술이 주목한 것은 1970~1980년대 아파트 인테리어다. 당시의 아파트를 떠올리면 꽃무늬 벽지로 대두되는 아르누보풍 실내장식물과 빨간 금붕어가 유영하는 어항, 총천연색 집기가 생각난다.

“2021년은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현실로 돌아올 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는 모두 집이란 공간이 본래 기능으로 되돌아왔음을 느꼈다.”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서 ‘2021년에 사라질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여러 가지 경향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니멀리즘의 인기가 식을 거라는 예견이었다. 영국의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도무스 비너스 대표인 아우라 머티리얼Auror Material은 해당 기사에서 미니멀리즘 대신 맥시멀리즘이 도래할 것이라 말했다. “2021년은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현실로 돌아올 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는 모두 집이란 공간이 본래 기능으로 되돌아왔음을 느꼈다. 맥시멀리즘 룩은 이러한 시대에 좀 더 기능적인 선택이다.” 맥시멀리즘 인테리어는 집 안을 화려한 원색 컬러와 패턴, 과감한 장식이 돋보이는 가구나 소품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물론 잡동사니를 스마트하게 정돈할 수 있는 기본기가 필요하다. 이런 지점에서 집 안을 좀 더 풍요롭고 위트 있게 스타일링하는 데에 1970~1980년대 한국 아파트 인테리어는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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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파트는 농경 사회에서 도시로 갓 진입한 초보 도시인을 위한 안내서와 같았다. 대한주택공사 설립 기념 프로젝트인 한국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 ‘마포아파트'(1962)의 광고 문구만 봐도 그렇다. “편리한 시설, 우아한 보금자리. 호-옴 스윗홈.” “눈부신 아파트의 영광!” 도시인의 환상을 판매하는 이 카피라이팅에서 전시 제목 ‘호-옴’을 가져왔다. 그렇다면 이 전시는 어떤 면에서 ‘뉴’를 보여주는가? 동시대에 디자이너, 뮤지션, 아티스트들은 당대 강남 아파트의 전형적인 스타일에서 몇 가지 요소를 모티브로 삼아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옛날 자개장, 유년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 어항이나 분재에서 착안한 흥미로운 오브제가 함께 전시돼 있다.

최용준_Eunha Apts,2018, archival inkjet print, 50x46cm
최용준_Asia Seonsuchon Apts, 2018, archival inkjet print, 35x28cm

호텔 안테룸 지하 2층에 들어서면 입구에 아파트 사진이 보인다. 1974년에 완공한 여의도 은하아파트를 최용준 작가가 촬영한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온 삭막한 도시의 모습에서 색다른 구조적 아름다움과 환상을 포착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화이트 큐브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구조를 만날 수 있다. 실제 전시 공간 면적이 약 25.7평인데 이는 한국전쟁 이후 주택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국민주택 면적과 흡사한 크기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마치 복도식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내부로 들어서듯 아파트에 방문한 기분이 든다.

입구를 지나 전시 공간의 중앙에 들어서면 컬러풀한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맙소사’와 제작자들의 연대인 ‘오디어Ohdear’를 이끄는 김병국의 작품이다. 그는 당시 아파트에 처음 적용한 입식 부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싱크대 위 수납장에는 브랜드 이름이 박힌 그 시절 유리잔이 줄지어 진열돼 있고, 옛날 전기밥솥도 보인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등 원색의 과감한 색감이 촌스러운 구석 없이 오히려 아름답게 보인다. 싱크대 옆에 서 있는 냉장고는 지금까지 누군가 사용하던 것을 가져온 거라고. 하늘색으로 디자인한 냉장고 내부며 빈티지한 외형이 멋스럽다.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옆집에서 들려오던 서투른 피아노 소리, 이웃들의 생활 소음이 배경음악처럼 따라다닌다. 이는 ‘씨티알싸운드’의 황현우가 디자인한 사운드다. 여러 감각을 사용해 오래된 아파트, 유년 시절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과거와 현재, 그 연결 지점에서 자신만의 분더캄머(독일어로 ‘놀라운 것들의 방’이라는 의미. 카메라가 발명되기 전,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방에 물건을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방을 뜻함)를 꾸밀 유익한 아이디어를 잔뜩 얻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와 연계해 토크 프로그램 ‘사회학자가 보는 오늘의 한국 디자인’, 겨울 세시주로 구성한 우리 술 시음회도 계획돼 있다고 하니, 정확한 일정은 꽃술 인스타그램(@kkotssul)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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