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집에서 열리는 디자인 아트 페어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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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집에서 열리는 디자인 아트 페어
노마드 서클 외

Text | Anna Gye
Photos | Nomard Circle

아트 디자인 페어의 대안으로 온라인 플랫폼과 VR 전시를 내세우지만 이런 방법도 있다. 스위스의 세인트 모리츠 산장, 모나코의 바닷가 별장, 이탈리아 베니스의 중세 건축물에 소수의 사람만 초대해 홈 파티처럼 여는 전시. 부티크 아트 디자인 페어 노마드 서클은 매년 다른 장소, 다른 시기에 열린다. 그리고 초대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다.

올해 아트 바젤 홍콩은 5월로 행사를 연기했다. 디자인 마이애미도 온라인 숍을 열고 온라인 플랫폼 위주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트 바젤Art Basel, 프리즈Frieze, 피악FIAC 등 세계 주요 아트 페어들도 하반기로 행사 일정을 미루고 대안으로 VR 전시를 소개했다. 컬렉터들은 여행 가방을 내려놓고 예술 체험에 대한 갈증을 마우스를 붙잡으며 달래고 있다. 모든 것이 멈춘 이 시기, 한 번도 쉬지 않고 매년 컬렉터들에게 초대장을 보낸 이가 있다. 노마드 서클 설립자 니콜라 벨라방스르콩트Nicolas Bellavance-Lecompte와 조르조 파체Giorgio Pace. 올해는 7월 중 스위스 알프스 정상에 위치한 산장 케사 플란타Chesa Planta에서 노마드 서클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전했다.

오직 초대받은 소수의 사람만 참석할 수 있는 부티크 아트 디자인 페어 노마드 서클은 매년 다른 장소, 다른 시기에 열리는 ‘움직이는 페어’다. “페어의 성공 여부는 ‘판매 액수’가 아니라 ‘사건 개수’에서 판가름 납니다. 얼마나 중요한 컬렉터들이 행사장을 찾고 그들을 놀라게 한 작품이 무엇이었는지 시끄러운 이야기가 들려올수록 성공했다고 평가하죠. 작품을 사고파는 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좋은 아티스트, 컬렉터, 갤러리스트가 한자리에 모여 큰 판을 도모하는 기회가 될 수 있죠.” “인연이 더 큰 밑천이 될 때가 많아요. 세계 주요 페어를 다니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왜 우리는 매번 지루한 장소에서 열리는 뻔한 전시를 보려고 돈을 쓸까요? 그림을 사고파는 목적에 함몰된 나머지 예술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풍경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나요?”

“왜 우리는 매번 지루한 장소에서 열리는
뻔한 전시를 보려고 돈을 쓸까요?”

벨라방스르콩트는 그렇게 대형 사건이 될 페어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예측 불허의 공간이다. 누군가의 사적인 공간만큼 비밀스럽고 신비한 곳도 없다.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타인의 집이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또 컨템퍼러리 작품과 대조를 이루는 역사적인 공간이었으면 했죠. 마치 과거의 집주인이 초대장을 보내는 것처럼요.”

2017년 노마드 서클이 처음 문을 연 장소는 모나코에서 가장 오래된 별장 라 비지에La Vigie였다. 영국인 윌리엄 인그럼William Ingram 경을 위해 지은 이 집은 열대 정원과 해변을 모두 품고 있는 역사적 명소로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별장이기도 했다. 벨라방스르콩트는 100년 만에 3층 테라스까지 공개한다는 내용과 함께 초대장을 보냈다. 방은 런던, 파리, 밀라노, 일본 등의 주요 갤러리들이 차지했다. 침대 위, 계단 옆, 문 앞에 작품이 걸렸다. 2019년에는 1474년에 지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팔라초 소란초 반 악셀Palazzo Soranzo Van Axel 궁전에서 열렸다. 중세 시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소로 2017년까지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곳이다.

올해는 스위스 세인트 모리츠 지역의 케사 플란타Chesa Planta에서 열린다. 1595년에 지은 바로크풍 건축물로 여러 주인을 거쳐 현재 플란타 사메단 재단(Fundazion de Planta Samedan)이 소유하고 있다. “2018년, 2019년에도 이곳에서 행사를 열었어요. 세상이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2월이었죠. 올해는 처음으로 여름을 택했어요. 우리에게 알프스의 맑은 공기와 푸른 풍경이 간절하잖아요.” 컬렉터들은 페어가 열리는 동안 한 집에서 예술품과 함께 자고, 먹고, 마시고, 느끼는 경험을 한다. 자연스럽게 갤러리스트, 아티스트를 만나 서로의 식사를 챙기고 해 질 때까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방과 방을 오가며 타인의 취향과 갤러리의 제안이 담긴 작품을 엿본다. 그렇게 한 집에서 보내다 보면 모든 손님이 가족이 된다.

그러나 노마드 서클의 혁신은 다른 장소,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이 아니라 매 분마다 일어나는 예술적 경험에 있다. 지난 행사에는 아르누보 인테리어로 꾸민 고풍스러운 알파인 풀먼 익스프레스 기차를 타고 짧은 여행도 다녀왔다. 기차 안과 역은 예술 작품으로 채워졌고, 기차는 달맞이 하이킹 장소로 승객들을 데리고 갔다. 디지털 전시도 추가되었다.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댕이 소유했던 프랑스 칸의 버블 궁전(Palais Bulles)을 VR 세상 속으로 그대로 옮겨 배치한 후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페어는 익숙한 경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취향의 시대는 가고 다양성의 시대가 온다.”
- 벨라방스르콩트, 노마드 서클 설립자 -

벨라방스르콩트는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페어는 익숙한 경험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독창성보다 다양성이 먼저다. 취향 공동체보다 위계와 구분 없는 집합체가 되어야 한다. ‘취향의 시대는 가고 다양성의 시대가 온다’는 그의 말은 세계를 집처럼 여겼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나 자랐고 이탈리아 베니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공부했다. 독일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중동 베이루트로 건너가 카완 갤러리Carwan Gallery를 오픈했다. 중동 지역의 디자인 페어, 전시를 다수 기획했다. 현재 이탈리아 밀라노에 살면서 최근 그리스 아테네로 둥지를 옮긴 카완 갤러리를 운영하며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5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벨라방스르콩트가 주목하는 새로운 아트 도시는 그리스 아테네다. 독일 베를린이 그랬든 10년 정도 경제 위기를 겪고 나면 조용했던 도시에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예술적 기운이 도시를 소생시킬 것이다. 노마드 서클은 7월 8일부터 11일까지 스위스 알프스산 정상에 위치한 케사 플란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12세기 사막에 소금 벽돌로 지은 신비한 건축물, 이집트의 시와 오아시스Siwa Oasis에서 아트 레지던스를 열어 컬렉터들을 초대할 예정이다. 누구를 초대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한다. 소식을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를 방문해 게스트 등록을 하고 뉴스레터를 받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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