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집의 역사를 기록한 런던의 홈 뮤지엄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400년 집의 역사를 기록한 런던의 홈 뮤지엄
뮤지엄 오브 더 홈

Text | Nari Park
Photos | Museum of the Home

집은 한 사람의 인생을 축약한 공간이다. 협탁 위에 놓인 화병과 알람 시계 등 집의 모든 소품은 집주인의 취향과 생각, 나아가 한 시대의 경향을 유추하는 단서가 된다. 개인들의 집에서 발견되는 공통점, 이 보편적 트렌드를 담아 연대별로 기록한 집 박물관이 있다. 런던의 ‘뮤지엄 오브 더 홈’은 나의 집이 또 다른 이의 삶에 영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 개인 삶의 모든 것을 담은 집은 그 자체로 시대를 투영하는 거울이다. 시대별로 조금씩 변화해온 집 구조와 생활상, 당대 유행하던 소품을 간직한 집의 특정 공간은 남다른 서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동부 혹스턴역 근처에 긴 리모델링 끝에 새로운 모습으로 개관을 앞둔 집 박물관 ‘더 뮤지엄 오브 더 홈The Museum of The Home’에는 마치 연속극처럼 다양한 시대별 인물들의 삶을 간직한 집이 가득하다.

Museum of the Home - set in the Geffrye almshouses, Grade 1 listed, 18th century buildings and gardens / Courtesy of Jayne Lloyd
Wright+Wright Museum of The Home Hoxton / ©Hufton+Crow

뮤지엄은 영국의 시대별 주택과 실내 디자인을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 소개했던 제프리 뮤지엄 자리에 들어섰다. 2021년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올해 초 영국 전역에 3차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개관이 미뤄진 상태다. 대안책으로 온라인을 통해 코로나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로 부각된 ‘집’의 본질을 다루는 전시를 열고 있다.

“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공간이자
특정 시간이나 장소를 넘어서는 느낌을 간직한 곳이다.”
- 더 뮤지엄 오브 홈 -

‘홈 갤러리Home Galleries’ 섹션에서는 지난 400년간 집을 만들고, 지키고, 그곳에 머무는 이들의 일상적 경험을 통해 집의 다양한 개념을 탐구한다. 1975년 남편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한 탄자니아 출신 쉬린Shirin이 머물던 거실, 집주인을 대신해 거주하며 세입자를 관리하던 조디Jodie의 집, 5대가 함께 살던 해리Harry의 이스트런던 전통 가옥 등 다양한 주택이 등장한다. 그리고 결국 공간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깃들며 완성된다는 보편적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뮤지엄 오브 더 홈 웹 페이지 캡쳐 이미지

뮤지엄 오브 더 홈이 소장한 3만여 점의 생활 소품은 공간보다 내밀하고 직접적으로 거주인의 삶을 말해준다. 1970년대에 성행한 회전식 카세트테이프 보관함, 평범한 런더너 앤디Andy의 1990년대 매킨토시(옆집 사는 사람과 물물교환한 이 매킨토시로 논문을 써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연을 간직한), 바퀴를 달고 집 구석구석을 청소하던 1954년도 진공청소기 후버 등은 그 시절 라이프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컬렉션 앤드 라이브러리 매니저 에이미 파울즈Amy Foulds는 설명한다.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기억과 콘셉트를 저장한 사물이다. 이를 통해 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매개체로 작용하길 바란다.”

Walled Herb Garden at the Museum of the Home featuring over 170 varieties of plants which have many domestic uses / Courtesy of Jayne Lloyd

뮤지엄은 집 내부에만 집중하지 않고 집의 확장된 공간으로 ‘정원’을 정의해 시대별 특징을 설명한다. 모종값이 비싸 띄엄띄엄 심으면서 전체적 형태를 중시했던 조지 왕조 시대, 반면 가드닝 문턱이 낮아져 모두가 화려한 꽃을 풍성하게 심을 수 있었던 빅토리아 시대의 정원은 그 시대의 생활상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다. “우리는 집과 정원을 유지하는 일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빈대 제거나 카펫 청소와 같이 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동의 핵심까지 파악했다.” 뮤지엄 측 설명은 ‘집’을 주제로 한 이 박물관에 그들이 얼마나 진지한 자세로 임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A drawing room in 1830 at the Museum of the Home / Photography Chris Ridley
Home Galleries / credit Museum of the Home _ Em Fitzgerald

지난해 팬데믹을 겪으며 ‘집에 갇힌’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한 캠페인 ‘Stories of Home Life under Lockdown’은 단연 화제였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러야 하는 이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디지털 전시는 코로나 시대를 맞은 오늘날 집의 새로운 의미와 현대인의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진솔하게 소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400년간의 지난 세기 집의 모습을 전시해놓은 ‘룸 스루 타임Rooms Through Time’ 섹션이다. 가족과 손님이 모이는 집의 소셜 공간인 응접실, 거실을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변천사를 살펴보는 재미가 크다. ‘중앙난방 온도 조절기’, 높이 조절이 가능한 여러 개의 선반으로 구성된 과거 북유럽 가정집에 자리하던 ‘빌리 책장Billy’ Bookcase’ 외에도 시계와 전구, 커틀러리, 수도 배관, 현관 도어록과 열쇠 디자인을 통해 과거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보고 이를 통해 미래의 삶을 유추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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