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대신 집 고치는 런던의 하우스 캠페인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이사 대신 집 고치는 런던의 하우스 캠페인
Don’t Move, Improve!

Text | Kay B.
Photos | Chris Snook, Tom Cronin

온라인 리모델링 플랫폼 하우즈Houzz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했으며, CNBC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택을 소유한 이들의 52%가 확장 및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뉴 런던 아키텍처의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한 22채의 주택은 거주자가 공간 구조와 동선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즈민코스카 드 보이스 아키텍츠가 리모델링한 런던의 ‘클레어 앤드 톰스 하우스’ / Photography by Tom Cronin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검정 계열 목재로 확장한 거실, 녹색 인조석인 테라초로 둘러싸인 가든 스튜디오,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별관. 런던 최고의 주택 개조 아이디어를 가리는 ‘London’s Best Home Improvement of 2021’에 선정된 집들은 작지만 하나같이 매력적인 모습이다. 뉴 런던 아키텍처New London Architecture(NLA)가 매년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명은 ‘Don’t Move, Improve!’다. 말 그대로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사 가지 말고 수리하고 개조할 것’을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효율적이지 않은 집 구조를 재구성해 새로운 생활 공간과 디테일을 더한 집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뽑는 ‘Don’t Move, Improve!’ 프로젝트는 집 안에서의 삶을 향상시키는 탁월한 혁신, 효율적인 수리 비용,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을 두루 고려한다. 이 행사를 주관해온 NLA는 자신의 집을 수리하고 보수하길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매년 전시회를 열고, 잡지 에디터 및 건축가, 엔지니어, 디자이너와 정기적인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런더너들이 현재 거주하는 집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주택 소유자는 자신의 집을 원하는 목적에 맞게 개조하고, 나아가 런던의 많은 주택이 각각 독창적인 모습을 하도록 장려한다. ‘새롭게 디자인한 집의 다양성’이 이들의 모토인 셈이다.

“(최근의) 리모델링 시장 열풍은 직장, 학교,
놀이, 운동 등을 위해 실내 및 실외 공간을 재구성하는
최근의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다.”
- 크리스 허버트, 미국 공동주택 연구센터 이사 -

지난 2년 내에 보수와 확장을 마친 런던의 집이라면 모두 지원 대상이며, 올해 행사에는 총 22채가 후보에 올랐다. 심사위원의 면면이 화려하다. 주관사 NLA의 책임 큐레이터 피터 머레이Peter Murray를 필두로 건축가 아민 타하Amin Taha, 멜리사 다울러Melissa Dowler, <그랜드 디자인 매거진> 에디터 등 ‘집’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전문직군이 참여했다. 패션에도 유행이 있듯 집수리 방식에도 매년 트렌드가 있는데, “올해는 기능적이고 현대적인 거실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증가하며 근무 공간의 필요성, 가족이 한데 모이는 거실 공간의 다변화가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클레어 앤드 톰스 하우스’ / Photography by Tom Cronin

후보에 오른 집들을 둘러보다 보면 집을 보수하고 수리하는 데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런던의 주택들을 개조하면서 대표적으로 ‘손본’ 공간은 다름 아닌 정원. 즈민코스카 드 보이스 아키텍츠Zminkowska De Boise Architects가 수리한 ‘클레어 앤드 톰스 하우스Claire and Tom’s House’도 마당 공간을 효과적으로 증축했다. 신경심리학자 부부가 거주하는 이 협소 주택은 재택근무 시대를 맞아 집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들은 주방과 연결된 작은 뒤뜰을 오피스로 사용하길 희망했으며, 자작나무 합판으로 유닛을 제작해 집과 업무 공간이 따로 또 같이 서로 분리되면서 연결되도록 했다. 한 면 전체를 통창으로 만들어 오후 내내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다. 오피스 상부를 짙은 녹색으로 칠한 프로파일 강철 클래딩 시트로 마감했으며, 목재 캐노피와 차양, 해먹 시트로 편안함을 더했다. 주방과 오피스 사이의 야외 공간을 신발을 신지 않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콘크리트로 마감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심사위원들은 “재택근무자의 증가로 협소 주택의 뒤뜰을 활용해 작업 공간을 추가하는 최근 리모델링의 대표적 사례라 할 만하다”고 평했다.

건축 회사 엑포드 총이 리모델링한 런던 북부 월섬 포레스트 ‘엘름필드 로드’ 주택 / Photography by Chris Snook

건축 회사 엑포드 총Eckford Chong이 리모델링한 런던 북부 월섬 포레스트 ‘엘름필드 로드Elmfield Road’ 주택은 최근 도시 주택이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도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은 마당이 내다보이는 테라스 공간을 확장하는 것은 기본, 주방을 독서가 가능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데 집중했다. 또 천장에 유리창을 내 협소 주택의 난제인 채광을 하루 종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지붕 유리창을 투과한 빛이 집 안 구석구석 스며들 수 있도록 천장 상부에 둥근 회랑 기둥을 덧대 빛이 주방으로 반사되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다. 일종의 조리개 역할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빛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 빛이 공간 곳곳에 스며들도록 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엘름필드 로드’ 주택 / Photography by Chris Snook

2021년 ‘Don’t Move, Improve!’에 최종 올라온 22채의 집 가운데 수상작은 올해 말 선정 예정이다. 어떤 집이 얼마나 근사하게 수리되었는지도 관전 포인트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집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관점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이 행사는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사하는 대신 ‘자신이 진짜 원하는 집의 모습을 그려볼 것’을 제안한다. 최대한 내가 원하는 집, 내가 원하는 공간을 직접 구상하고 고쳐가며 사는 집, 이야기가 깃든 집은 그렇게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고쳐갈 때 완성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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