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정원 | 신세계 빌리브
Sunday, June 13, 2021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정원
이마트24 투가든

Text | Kakyung Baek
Photos | 2garden

오래된 건물이 지닌 힘에 대해 알고 있는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최신식 빌딩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다. 투가든은 대구 북구 지역의 폐공장 단지를 그대로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도시와 사람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곳이다. 편의점과 리저브 숍, 서점, 카페, 펍까지 집에서는 채울 수 없는 다채로운 휴식 공간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국내 전역에서 오래된 건물이나 폐공장을 새롭게 활용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역사를 함께한 건물을 전부 몰아내고 새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현재와 함께 공명하게 만드는 도시 재생의 한 방식이다. 성수동의 오래된 공장을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 전주의 팔복예술공장, 문래동의 제철소를 활용한 문래예술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대구에서도 감지된다. 대구 고성동의 낙후된 공장 부지를 이마트24 주도로 다양한 문화 시설을 포함한 복합 문화 공간 투가든2garden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편의점 이마트24는 그동안 독특한 콘셉트의 편의점을 선보여왔다. 동작대교의 카페 같은 편의점, 골프장의 무인 편의점, 클래식을 틀어두는 예술의전당 편의점이 그것이다. 이마트24가 대구 북구에서 진행한 새로운 실험 장소는 총 2000m2(약 600평) 규모의 폐공장과 창고 일대다. 이곳은 1950년대 제약 회사의 약품 공장이었다. 투가든으로 개발하기 전까지는 본래 기능을 잃고 폐허 상태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오래된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한 투가든에는 이마트24 외에 커피 & 베이커리 전문점 ‘나인블럭’, 스테이크 & 맥주 전문 펍 ‘선서인더가든’, 서점 ‘문학동네 북터널’, 체험 놀이 공간 ‘레고샵’이 함께 들어섰다.

편의점이라고 하면 빽빽한 도심에서 24시간 내내 피로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을 흐르는 한강이나 탁 트인 초록 잔디, 고고한 클래식이 흐르고 명화가 걸린 예술의전당의 편의점은 조금 낯설지만 그만큼 흥미롭다. 투가든에 입점한 이마트24 역시 기존 편의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내부 벽은 회색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천장에 설치한 조명 덕에 목제가 얽히고설킨 옛 공장의 천장이 멋스럽다. 공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캐비닛, 칠판, 소파, 벤치 등을 활용해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이곳에 리저브 랩을 마련해 400여 종의 다양한 와인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집은 점점 1인 가구에 맞춰 작아지고 해체되고 있다. 도심 속 많은 공간이 집의 기능을 조금씩 나눠 갖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집 대신 집 근처에 있는 훌륭한 디자인의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한다. 동네에 있는 공원을 거닐며 휴식을 취하고 때로는 취향에 맞는 음식점을 찾아가 저녁 식사를 하기도 한다. 본래 집에서 해결하던 것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집이 아닌 공간에서 향유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마트24의 새로운 실험을 바라본다면 ‘편의점=도심 속 냉장고’라는 기능에 함몰되지 않고 식문화의 새로운 영토를 찾아 나선 행보로 이해할 수 있겠다.

커피 & 베이커리 전문 매장 ‘나인블럭’
스테이크 & 맥주 전문 펍 ‘선서인더가든’

투가든이란 이름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과거 공장이었던 시대와 현재가 공존한다는 뜻에서 ‘2개의 정원’이라는 의미와 ‘정원으로 향하는(to garden)’이라는 의미다. 오래된 공장이었던 이 장소에 정원이라는 이름이 붙으니 어딘지 절묘하다. 정원은 공원과 다르게 집 뒤편이나 정중앙에 가깝게 두고 거닐 수 있는 사적인 자연이기 때문이다. 집 뒤편에 오랜 내력과 이야기를 지닌 커다란 정원이 있다고 상상하면 신비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그래서인지 투가든의 공간 디자인에서 식물이 유난히 돋보인다. 공장의 빈티지한 구조물 속에서 조화롭게 어울리는 녹색의 식물은 그 자체로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그뿐만 아니라 자칫 거칠게 느껴질 수 있는 날것의 공장 구조물을 좀 더 친근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오랜 시간에 걸쳐 피고 지는 자연처럼 시간이 빚어낸 가치 있는 공간에 문화를 담았습니다.” 투가든 입구에서 보이는 작은 피켓에 쓰여 있는 글이다. 공장이 거쳐온 오랜 세월을 배제하지 않고 마치 자연의 느긋한 리듬처럼 여긴다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이마트24 이외에도 투가든에 입점한 다양한 공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팍팍한 도심의 생활 속에서 여유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카페 나인블럭은 특유의 웅장한 느낌의 아이덴티티가 폐공장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높은 층고와 탁 트인 공간에는 천장을 통해 내리쬐는 자연광이 스며든다. 좀 더 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정중앙에 설치한 길고 널찍한 목제 테이블 2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음으로 투가든에서 손꼽히는 장소는 문학동네의 북터널이다. 문학동네에서 지금껏 출판한 단행본을 전시한 공간으로 투가든 방문자들에게 포토존으로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문학동네 북터널 입구에는 이곳이 들어서기 전 옛 공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 전시해두었다. 스테이크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선서인더가든에는 빛이 잘 들어오는 테라스가 있다. 투가든의 아담한 잔디밭을 바라보면서 식사와 음주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투가든의 공간 중에서도 시원하게 트인 개방 공간과 세월의 멋이 묻어 있는 목조 천장이 가장 멋스럽습니다. 도심 속 정원 콘셉트로 중앙의 정원과 문학동네 북터널은 한가롭게 거닐며 사색하기에 좋습니다.”
- 투가든점장 우동호 -

지금까지 도시 재생에 관한 책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힌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저자 제인 제이콥스는 도시 재생의 요건에 대해 말했다. 그가 제시한 여러 가지 요건 중 하나는 ‘오래된 건물’이다.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최신식 건물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재개발과 재건축은 오래된 건물을 깡그리 없애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나. 제인 제이콥스는 오래된 건물이야말로 도시를 창의적으로 재생시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시간을 품은 장소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장소와 도시, 사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장소를 없애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오히려 오래되어 못 쓰는 건물에 유효한 기능을 부여하는 능력이야말로 훨씬 고차원적이고 어려운 일이다. 편의점의 새로운 모험이 궁금하거나 대구의 공장 지대를 다른 방식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투가든에 방문해보길 바란다. 이마트24는 앞으로 이곳에서 더욱 흥미로운 이벤트를 열 계획이라고 하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소식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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