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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도시, 커뮤니티, 친환경, 오가닉, 재생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Text | Nari Park
Photos | Bea Johnson, Silo

세계은행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은 0.74kg, 고소득자의 경우 쓰레기 배출량이 평균보다 약 3배나 많다고 한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과 마스크 사용이 폭증하며 태국 방콕에서만 쓰레기 배출량이 전년 대비 62% 늘었다고 분석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환경운동가 베아 존슨이 2017년 1년간 배출한 쓰레기의 총량 / ⓒ ZeroWasteHome.com




베아 존슨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원칙, The 5R

1) 일회용 봉투플라스틱사은품 거절하기(Refuse)

2) 일상의 불필요한 품목 줄이(Reduce)

3) 화장지 대신 행주, 양념은 유리통에 보관해 재사용하기(Reuse)

4) 이베이와 채러티 숍에서 중고용품 구입하기(Recycle)

5) 가급적 퇴비로 만들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용품 선택하기(Rot)

쇼핑 뒤면 어김없이 쌓이는 비닐봉지와 포장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과 음식물 쓰레기.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새삼 자각하게 된다. 장을 보고 음식을 조리하는 매 순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지를. 사실 ‘친환경’은 집 크기를 줄이거나, 에코백과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며, 가능한 한 적게 소유하는 미니멀라이프와 용어만 다를 뿐 결국 본질적 의미는 같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zero waste life’가 그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자원과 제품을 되도록이면 재활용 가능하도록 고안해 종국에는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이 삶의 태도는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유튜브 사이트에 ‘zero-waste’를 검색하면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관련 인기 채널이 쏟아진다. 미국의 샐러드 전문 패스트푸드 체인 저스트 샐러드Just Salad는 재활용 가능한 샐러드 그릇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식료품 체인 크로거는 2025년까지 비닐봉지 사용을 없앨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장 자체에서 쓰레기 배출 0%에 도전하는 매장 또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독일의 운페르팍트Unverpakt, 오스트리아의 룬처스Lunzers 등 일회용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슈퍼마켓이 대표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자원과 제품을 되도록이면 재활용 가능하도록 고안해 종국에는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이 삶의 태도는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국내에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라는 타이틀로 번역된 ‘Zero Waste Home’의 저자 베아 존슨Bea Johnson은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이다. 우연히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환경 다큐멘터리를 본 뒤 남편, 두 아들과 함께 4인 가족의 친환경 라이프를 실천하며 전 세계인과 공유하고 있다. 이 가족의 연간 쓰레기 배출량은 고작 잼 1통 분량. 인간 한 명의 하루 평균 배출량에도 훨씬 못 미치는 이 결과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무엇보다 적게 소유하는 미니멀라이프를 통해 가족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했어요.” 저서에서 밝힌 베아 존슨의 제로웨이스트 방법은 자신이 희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올곧게 실행해가는 현명함이 묻어 있다.








세제와 샴푸, 비누를 모두 만들어 쓰고 장을 볼 때는 유리병과 에코백을 지참해 식자재를 직접 담는다. 중고 의류를 구입하고, 음식 잔여물은 퇴비로 재활용한다. “사람들은 옷장에 있는 옷 중 단 20%만 입어요. 나머지는 결혼식, 파티 등 만약을 대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 구입한 것들이죠. 15벌만 남기고 모두 정리했어요. 적게 소유한다는 것이 결코 입을 옷이 없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런던 해크니위크 지역에 문을 연 레스토랑 사일로Silo는 친환경 인테리어는 물론 식자재 공급, 식품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에 폐기물을 배출하지 않는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한 끼 식사를 테이블에 올리기까지 조리 전 과정에서 쓰레기 배출을 제로화한다는 것. 당근, 감자 등 식자재는 재사용 가능한 상자에 담아 배달하고, 용기는 그릇 및 봉투로 재활용한다. 조리하고 남은 과일과 채소를 섞어 스무디를 만들고, 고기는 내장을 포함한 가축 전체 부위를 사용해 잔여물을 최소화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음식 쓰레기는 구내 퇴비 기계를 이용해 거름으로 만든다. 버터와 오트밀크는 식당에서 직접 제조하고 음식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접시에 담아 제공한다.




런던 해크니위크 지역에 문을 연 레스토랑 사일로 내부





제로웨이스트는 젊은 세대에게 더욱 흥미로운 운동이다.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데 열의가 남다른 이들은 자신이 배출한 쓰레기를 유리통에 담아 인증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간다. 그런 면에서 로렌 싱어Lauren Singer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인 인플루언서라 할 수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우연히 실험실에서 친구가 일회용 포장지를 아무 거리낌없이 버리는 것에서 영향을 받아 3년째 자신의 삶을 스스로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개척해나가는 중이다. 베아 존슨의 삶에서 많은 영감을 얻은 그녀는 플라스틱 사용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 쓰고자 했는데, 치약 대신 베이킹 소다, 샴푸 대신 비누를 사용하는 식으로 난제들을 풀어갔다. 일회용 비닐 사용을 피해 장바구니를 들고 재래시장을 찾고, 한발 더 나아가 고유 브랜드 ‘패키지 프리Pakage Free’를 통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한다.

결국 이것은 수많은 라이프스타일 가운데 하나의 경향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쓰레기를 줄이는 삶은 마치 채식주의처럼 개인의 신념에 따른 삶의 한 태도일 뿐이다. 라이프스타일이 강요되고 유행이 되는 순간 누군가의 삶에는 또 다른 폭력이 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희망하는 삶을 이끌고 있느냐 하는 물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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