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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네트워킹, 도시, 커뮤니티, 힙스터

향에 의한 커뮤니티 공간이 될 향의 도서관

더 퍼퓸 클럽 바이 수향

Text | Dami Yoo
Photos | Soohyang

수향의 초를 생산하던 공장 옆에 심플한 디자인의 회백색 건물 ‘더 퍼퓸 클럽 바이 수향’이 문을 열었다. 향 도서관인 이곳은 마치 수향의 성장을 증명하고 브랜드로서 다음 단계를 알리는 기념비와 같다. 단단한 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매력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공간 디자인은 완성도 높은 공간을 만들어온 더 퍼스트 펭귄이 맡았다.








캔들과 디퓨저 등 향을 중심으로 한 제품을 선보여온 수향은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나가며 꾸준히 큰 사랑을 받았다. 좋은 향기는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브랜드 모토는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인지도를 쌓은 수향의 성과를 반영하는 듯하다. 9년 동안 향의 다양한 매력을 세상에 알린 수향은 앞으로 다채롭게 이어질 브랜드 여정을 위해 성수동에 새로운 공간 ‘더 퍼퓸 클럽 바이 수향'을 열었다.








오늘날 브랜딩의 목표는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중심의 커뮤니티와 팬덤을 거느리는 것으로 확장됐다. 수향이 제품을 판매하는 숍이나 쇼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프라이빗 클럽을 만들고 회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이유도 이와 같다. 수향의 기존 향초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향에 관한 것이라면 경계 없이 아우르며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향 브랜드로 옮겨가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이다. 따라서 이곳은 수향 클럽 회원만 입장할 수 있다. 회원은 자유롭게 드나들며 공간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이곳에서 열리는 향 컨설팅과 다양한 소셜 퍼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멤버십이라는 하나의 울타리를 만들어 향을 중심으로 한 매력적인 커뮤니티가 되겠다는 브랜드의 방향성이 담겼다.










비밀스러운 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서면 공간 한가운데 압도적인 모습의 라이브러리가 자리해 있다. 지금까지 수향에서 느꼈던 팬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에 견고하고 의젓한 분위기를 더했다. 길게 뻗은 테이블을 마주하고 묵직하게 자리한 라이브러리는 전 세계에서 공수한 향을 모은 아카이브다. 마치 오래된 도서관처럼 귀하고 오래된 것만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을 것 같은 모습이다. 섬세하게 짜 맞춘 거대한 라이브러리에는 무엇이 있을지 호기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곳에는 전 세계 유명 조향사, 향료 회사들과 함께 개발한 100여 가지 향이 보관되어 있다. 수향의 감각으로 아카이빙한 이 향은 매달 새로운 콘셉트로 회원들에게 소개한다. 이를 경험한 회원들의 개인적 경험과 기록은 이곳에 보관되어 귀중한 브랜드 자산으로 남는다.




수향 라이브러리는 저마다 각기 다른 향을 내뿜는 입자로 만들어진 다채로운 향의 우주다




수향 라이브러리의 서랍을 하나씩 열어 그 안의 다채로운 향을 맡아보면 전 세계 수많은 문인들이 도서관이라는 공간, 아카이브라는 형식에 대해 예찬한 말들이 떠오른다. 버지니아 울프에서 호르에 루이스 보르헤스, 레이 브래드버드까지 지적인 문인들은 도서관을 혼돈과 질서가 대치하는 공간이자 삶과 우주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공간으로 정의했다. 실제로 도서관(library)이라는 단어는 수집하다’, ‘읽다를 뜻하는 라틴어 ’legrer’와 책장을 뜻하는 'bibliotheca'를 어원으로 한다. 그들이 남긴 글에는 도서관에서 정보를 조직하고, 읽고, 비평하고, 해석하면서 우주를 이해해보려고 한 흔적이 남아 있다. 예컨대 환상 문학의 거장인 미국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가 “도서관은 제정신이 아닌 생명들의 진동에 둘러싸여 있을 수 있는 태동의 공간이었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도서관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지식 보관소이자 그 자체로 기록 매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수향 라이브러리 역시 저마다 각기 다른 향을 내뿜는 입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다채로운 향의 우주다. 수향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도서관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모색한 것은 단지 감각으로서의 향을 넘어서겠다는 브랜드의 방향성과도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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