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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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셰어하우스 ‘호텔 그라피 네즈’

일본의 부동산 개발업체 글로벌 에이전츠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커뮤니티 기반의 공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사람들이 셰어하우스를 통해 단순히 거주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서로 교류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 업체 관계자는 “집이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며 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여러 정보와 기회에 접근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합니다”라고 말한다.



본 콘텐츠는 201812 매거진에 실린 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기사 일부입니다.






일본의 부동산 개발업체 글로벌 에이전츠Global-Agents호텔과 셰어하우스 형태의 네트워킹 공간관련 브랜드 6개를 운영 중이다. 브랜드마다 개성을 달리해 니즈와 관심사가 다양한 입주자를 끌어모은다. 그린 라이프, 플레이풀 디자인 등 한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공간을 조성, 내부에 카페를 운영하거나 여름에 한시적으로 루프 바를 운영하는 곳 등 형태가 다양하다. 영화관을 테마로 조성해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관련 업계 근무자들에게 어필하는 곳도 있다.


그중 도쿄 시내에 있는호텔 그라피 네즈Hotel Graphy Nezu 눈여겨볼 만하다. 호텔 그라피 네즈가 위치한 곳은 근처에 도쿄 대학교와 도쿄 예술대학이 있는 조용한 대학가이자 주택가다. 여행자 머물다 갈 공간의 관점에서 보면 의외의 장소일 수 있다. 호텔 그라피 네즈의 홍보 담당자는호텔로는 이례적으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지만 야나카, 네즈, 센다기 같은 일본 전통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 판단해 장소를 결정했습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여관 건물을 개조해 2013년에 오픈한 호텔 그라피 네즈는 초기에는 소셜 아파트먼트와 숙박 시설을 병행했다. 그러나 여행객의 수요에 맞춘 서비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현재 숙박 시설 운영에 초점을 두는 대신, 글로벌 에이전츠의 철학에 걸맞게 투숙객 개개인이 다른 투숙객 혹은 지역 주민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현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 운영 측면에서도 차별점이 보인다. 직원을 위한 접객 매뉴얼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투숙객 개개인에게 맞춰 직원이 스스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장려한다. 실제 우리가 낯선 곳에 머물 경우 호텔 직원 여행지에서의 경험과 인상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호텔 그라피 네즈는 여행객과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고객의 니즈를 더욱 세심하게 살펴 대응할 수 있게 하고, 반대로 여행객 입장에서는 조금 과감하게 소통과 교류를 할 수 있다. 지역 주민과의 교류도 강조. 일본 현지 식자재로 메뉴를 구성하되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일본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했다. 재미있는 은 이곳을 방문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 또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 1층 카페는 지역 주민과 여행객이 한 공간에 머무는 기회를 마련한다. 영화 상영 이벤트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에이전츠와 호텔 그라피 네즈는 여행을 하며 패키지로 구성된 여행 계획에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보다 능동적으로 다른 여행객이나 현지인과 교류하고 현지인의 생활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제안한다. 시행착오를 좀 더 하더라도 여행 경험 더욱 다양한 색을 띠고, 그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여행 방식을 찾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집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역설적으로 일시적 숙박을 목적으로 하는 호텔과 셰어하우스라는 공간을 새롭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Text | Angelina Gieun Lee

Photos | Global-Ag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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