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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커뮤니티, 큐레이션, 코워킹

각자 또 함께 집에서 하는 집단 운동

미러, 토날 외

Text | Anna Gye
Photos | Mirror, Tonal

코로나바이러스로 문을 닫은 피트니스 센터를 대신해 인공지능을 갖춘 인터랙티브 홈 피트니스 기계가 새로운 살림살이로 등장했다. 미국 피트니스업계는 일찌감치 운동 콘텐츠 개발에 나서 엔지니어와 손잡고 기계를 개발 중이다. “운동으로 바이러스를 물리치자”라는 구호와 함께 그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운동법을 알아본다.







지난 10월 3일 럭셔리 피트니스 브랜드 에퀴녹스Equinox가 뉴욕시 허드슨 야드 지역에 새로운 센터를 오픈했다. 예전 같았으면 호텔 스위트룸처럼 꾸미고 시설 자랑에 나섰겠지만 이번에는 사방이 뻥 뚫린 야외 공간이다. 빌딩과 빌딩 사이의 커다란 광장. 10 애버뉴 30번가 1340m2(약 405평) 땅에 드문드문 텐트를 설치하고 텐트마다 러닝 머신, 프레스 머신, 벤치 프레스, 스피닝 자전거 등을 배치했다. 텐트 옆에는 ‘욕실’, ‘라커 룸’이라 적힌 트레일러와 에너지 음료를 파는 푸드 트럭이 정차해 있다.

‘에퀴녹스 + 인 더 와일드(Equinox + In the Wild)’라 이름 붙인, 뉴 노멀 시대를 위한 ‘열린 피트니스 센터’다. 허용 인원의 20% 정도, 앱으로 사전 예약한 회원만 입장할 수 있다. 운동 전 건강 서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격하게 운동할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피트니스 강사 대신 안전 요원이 기계 옆에 서서 회원들의 방역과 안전을 지킨다. 45분 운동이 끝난 후에는 전체 소독을 한다.




“우리는 야생 지역을 탐험하는 기분으로 새로운 피트니스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그에 맞는 운동법을 다시 익혀야 한다.”

- 제임스 구James Gu, 에퀴녹스 매니저, <보그> 매거진과의 인터뷰 중 -




럭셔리 피트니스 센터를 추구하는 에귀녹스Equinox, 소울사이클SoulCycle, 플래닛 피트니스Planet Fitness 등은 소독약과 공기 정화기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일찌감치 온라인 홈 피트니스 클래스로 대안을 찾았다. 물리적 센터는 예약제로 운영하고 가상 피트니스 스튜디오를 만들어 집에서 24시간 온라인 클래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데이터 조사업체 아스위트라이프aSweetlife에 따르면 지난 9월 온라인 운동 콘텐츠 사용량이 85% 이상 치솟았다고 한다. 이용 채널은 피트니스 자체 앱 45.5%,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36.7%, 유튜브가 30%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이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사람들이 온라인 피트니스 운동에 적응하고 있고 그에 따라 홈 피트니스 기구에 상당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 분석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미러Mirror는 전신 거울처럼 생겼다. 가격이 1495달러인 이 전신 거울은 터치스크린 모니터이자 실제 거울이다. 앞에 서면 전원이 켜지고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심박동 수가 나타난다. 오늘의 기분, 감정, 목표량을 정하면 기계가 알맞은 운동 종목을 제안해준다. 요가, 킥복싱, 부트 캠프, 명상 등 운동 종목이 20종 이상이다. 운동을 선택하면 강사가 등장해 15~60분 정도 수업을 진행하는데, 카메라가 동작을 감시하고 심박동 수에 따른 칼로리 소모량을 자동으로 계산한다.

뉴욕 발레단 출신의 여성 CEO 브린 퍼트넘Brynn Putnam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콘셉트를 떠올렸다. “그때가 임신 5개월 차였어요. 자전거, 트레드밀 등을 기본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펠로톤Peloton을 집에서 사용했는데 꾸준히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임신부는 물론 노약자, 어린아이들도 집에서 제약 없이 24시간 즐길 수 있는 참신한 운동 기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죠.”








미러가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토날Tonal은 퍼스널 트레이너 기구 운동이 핵심이다. 벽걸이 TV 형태로 스크린 양쪽에 긴 팔이 달려 있는데, 몸에 맞게 조절한 후 로프 또는 스마트 핸들 등을 부착해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다. 간편하게 스크린을 터치하거나 스마트 핸들 버튼을 누르면 무게가 올라간다. 최고 90kg까지 설정할 수 있다. 화면에 코치가 등장해 개별 맞춤 운동법을 알려주고 “자, 한 번만 더!”, “할 수 있어!”, “오늘은 여기까지!” 등 추임새를 넣는다.

현재 미국 내 홈 피트니스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펠로톤이 주목받는 것도 함께 운동하는 사람의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는 소통 방식 때문이다. 참여자가 밟는 페달의 회전 수, 속도, 거리가 강사에게 실시간으로 보이고 강사는 참여자의 이름을 외치며 운동 의지를 북돋운다. 참여자들끼리 서로 이모티콘을 전송할 수도 있다. 최근 인터랙티브 홈 피트니스업체들 또한 이런 연결에 주목한다. 자신만을 위한 체력 단련이 아닌, 함께 상황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서로를 위로하는 운동 기계, 육체는 물론 심리적 건강까지 돌보는 유연한 기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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