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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집’의 위기에 관한 전시

전시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Text | Dami Yoo
Photos | SeMA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 이제는 환경 문제에 대한 실천이 도덕적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집과 지구, 생활과 생태계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전시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6월 8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린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전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전<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한 나라의 시민 3.5%가 행동하면 사회적 변화가 가능하다 미국의 정치학 교수 에리카 체노워스Erica Chenoweth의 연구에서 영감을 받아 기후 행동을 촉구한다. 전시는 미술관 1층과 마당, 정원, 옥상 등 미술관 곳곳에서 진행되며 크게 부분으로 나뉜다. 죽어가는 지구 생태계를 보여주는 ‘비극의 오이코스’에서는 한라산에서 백두대간까지 국내 생태계에서 집단 고사하는 침엽수, 서식지를 잃고 아사한 동물,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물, 이상 기온으로 인한 남극과 북극의 해빙 등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보여준다. 또 정원과 옥상에서 열리는 ‘B-플렉스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 서식지를 잃은 도시의 새와 곤충의 생존에 주목하는데, 망원경으로 멀리서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흥미롭다.








‘집의 체계: 짓는 집-부수는 집’은 ‘기후시민 3.5’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 근대적 생활양식과 물질 사회를 연구하는 플랫폼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집을 이루는 콘크리트, 식사를 위해 소비는 플라스틱, 신체 일부가 되어버린 컴퓨터 등 일상적인 재료와 자를 하나의 관계망으로 상정한다. 이는 전시장 벽면에 마련 대형 인포그래픽을 통해 알아보기 쉽게 전달한다. 주목할 것은 ‘재료와 사물의 지도’다. 을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 소재와 재료의 역사가 나열되어 있다. 콘크리트, , 유리, 미늄, 나무, 플라스틱이 어떤 소재로 개발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건축 산업의 흐름이다.

 

1800년대부터 시작된 100년간의 진보가 오늘날의 기후 위기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주 오래전부터 건축에 사용 나무는 산업혁명 이후 기계톱 발명되면서 나무를 절단하고 가공해 사용는데, 이후 잔여 조각과 톱밥을 용하기 위해 합성수지를 섞어 파티클 보드, 파이버 보드 등을 만들었. 또 오늘날의 강철 자가 생산될 수 있었던 배경, 콘크리트 원료인 시멘트 공정의 유래, 미늄이 보급화되기까지의 과정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한 나라의 시민 3.5%가 행동하면 사회적 변화가 가능하다

- 에리카 체노워스, 미국의 정치학 교수 -

 



또 한 가지 인상적인 점은 전시 디자인이다. 보통 전시 디자인 공간 디자이너가 벽을 세우고 가구를 제작하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도록과 리플릿을 만든다. 또 시트지로 전시 아이덴티티를 구현해 전시 디자인을 완성한다. 이번 전시 디자인은 기후 위기라는 주제에 주목해 본질적인 메시지와 그 가치에 집중한 디자인으로 미적이고 실용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리플릿과 도록 등 종이 유인물을 웹으로 대체하는 것은 기본, 전시 디자인을 위해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일회용으로 소비되는 시트지 시공을 하지 않은 이 가장 눈길을 끈다.





사진 남기용




디자인을 맡은 홍박사(https://hongbaksa.com/)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면지를 활용했는데, 미술관 사무실과 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버 A3 용지를 취합하고 잉크가 낭비되지 않는 레이저 프린터로 출력해 전시장 벽면을 꾸몄다. 특히 잉크를 절약할 수 있는 에코 폰트를 사용한 점 주목할 만하다. 전시장 벽면에 표시되는 글자인 만큼 커다란 폰트를 사용했는데, 그 속에 에코 폰트의 망점이 눈에 띄며 전시 주제와도 일맥을 이루도록 시도한 것을 알 수 있다. 기후 위기의 현실을 보여주고 행동을 촉구하는 전시의 본질을 효과적으로 전하면서도 ‘전시'라는 활동을 통해 배출되는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는 직접적인 실천이다.





사진 윤수연

 



위기란 지금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영위하고 있는 가치들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뜻과 같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인식과 행동은 좀처럼 일치하지 않는다. 전환으로 향하는 행동은 어렵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전환은 사회 구성원 전체가 함께 움직여야 이뤄지는 행동이다. 점에서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는 혹독한 기후 위기의 시대에 지향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기후 위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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