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태도를 옷으로 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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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네트워킹, 다양성, 힙스터

삶의 태도를 옷으로 말한다면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

알로는 일로 혹사당하는 삶보다 요가와 명상, 즉 ‘건강wellness’을 중심에 두는 젊은 소비자의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카일리 제너, 테일러 스위프트, 지지 하디드 등 젠지GenZ세대의 열렬한 관심을 받는 셀러브리티들의 일상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 손에 큼지막한 스탠리 텀블러를 든 채 어깨에는 요가 매트를 메고 명상과 요가를 하러 다니는 모습.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그들이 착용한 레깅스와 크롭트 톱 어딘가에 ‘알로alo’라는 브랜드명이 선명히 자리한다.






알로의 창립자이자 공동 CEO 대니 해리스Danny Harris와 마르코 드조지Marco DeGeorge가 이끄는 알로alo 2007 LA에서 첫선을 보인 18년 차 브랜드. 요가복을 시작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네트워킹을 확장하는 알로는 현재 룰루레몬lululemon, 만두카manduka와 함께 세계 3대 프리미엄 액티브웨어 브랜드로 꼽힌다. Air, Land, Ocean’의 첫 글자를 딴 브랜드명처럼 자연과 연결된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모색해온 알로는 운동을 위한 기능성을 중요시하면서도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브랜딩 전략을 취한다. 특히 태양과 해변을 즐기는 캘리포니아인의 일상을 바탕으로 요가복 실루엣을 풍성하게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알로의 제품은 요가복이라는 티를 드러내기 보다, 일상에서도 언제든 민망함 없이 다운워드 도그downward dog’ 동작을 가능케하고, 식료품 매장은 물론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 입어도 무방할 만큼 성능과 스타일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평이다. 어니스트 애널리틱스Earnest Analytics가 발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알로는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56% 성장을 기록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알로는 자연(환경)과 일상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꾸준하게 설파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LA에 자리한 본사에 태양에너지 시스템과 전기 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창고에서는 종이 사용을 일절 금한다. 매장 내 카페에서는 100% 유기농 제품을 취급하고, 직장 내에서 하루 2회 요가를 권장한다. 또한 반려견을 키우는 동료들과의 모임을 독려하며 사내에서도 알로 문화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 아울러 노동 착취가 없는 생산 환경을 강조하며, 인도적이고 윤리적인 제조 공정을 보장하는 프로그램 ‘WRAP(Worldwide Responsible Accredited Production)’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대외적인 부분은 또 어떤가. ‘We Are Alo’ 캠페인은 피트니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요가를 즐기는 이들과 연대하며 동종 업계에서 새로운 커뮤니티의 장을 열었다는 평이다. 새로운 요가 동작을 시도해 SNS에 올리는 주간 알로 챌린지alo challenge’ 역시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기 위함이다. 커뮤니티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 문화가 익숙한 젠지GenZ세대를 위한 디지털 피트니스 플랫폼 알로 무브스Alo Moves’를 통해 요가 수업을 운영하고, 요가가 아이들의 명상과 마음을 돌보는 데 중요한 라이프스타일 방식임을 강조하는 비영리단체 알로 기브스Alo Gives’를 이끌고 있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요가 강사 탈리아 수트라Talia Sutra는 이렇게 말한다. “알로의 요가복을 입고 있으면 일상에서 명상과 운동을 중시하는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기분이에요. 그들이 일상에서 좋은 영감을 주는 사람, 삶에서 균형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한편 알로는 그 이상의 무엇을 향하는 중이다.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 내에 알로 생크추어리Also Sanctuary’를 론칭하며 메타버스에 진출한 것은 젠지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는 알로의 명확한 의지의 행보라 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서 알로족에게 요가, 명상, 호흡법 등 웰니스를 주제로 명상과 요가 수업을 하는 이 프로그램은 누적 방문 1억 회 이상을 기록하며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구축 중이다. 알로는 몰입형 웰니스 공간을 통해 가상의 웰빙 안식처를 만들고 있습니다. 혼자 미디어를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친구들과 함께 창작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몰입형 경험을 원하는 젠지세대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하려고 합니다.” 알로의 미디어 혁신 디렉터 위트니 피시맨 젬버Whitney Fishman Zember의 말이다. 기능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하고 트렌드를 이끌면서도 비현실적인, 이 양가적 키워드가 공존하는 운동복이라니, 이런 것이 실재 가능할까. 운동, 명상 같은 단어가 새해 계획에 오르는 이때, 정작 중요한 본질은 나의 삶에 동기부여가 될 만한 어떤 브랜드를 만날 것이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Text | Nari Park

Photos | 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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