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FEATURE|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프리미엄

삶 속에 파고든 라켓 스포츠의 진화

라켓 스포츠 ‘피클볼’, ‘패들’

라켓 스포츠의 인기가 뜨겁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피클볼과 패들 코트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흔히 볼 수 있고, 틱톡에서는 ‘tennis outfit’과 관련된 영상의 총 조회 수가 1,960만 회에 이른다. 테니스, 배드민턴으로 대표되는 라켓 스포츠는 예전부터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 흐름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기존 인기 종목의 경기 규칙과 기술을 간단하게 변형한 신규 종목인 피클볼과 패들의 인기가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상승한 것이다.




패들 경기장 모습 / ©Red Bull Content Pool



영국의 트렌드 리서치 회사 스타일러스Stylu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피클볼과 패들 참여율이 159% 증가했다고 한다.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의 장점을 합한 피클볼의 인기는 미국에서 시작했다. 라켓 스포츠 페어인라켓Racquet X는 지난 3년간 미국의 피클볼 시장이 50% 이상 성장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유럽과 아시아에까지 진출한 피클볼은 전용 경기장이 생기고 세계 각국에서 공식 토너먼트 경기도 열린다. 한편 테니스와 스쿼시를 결합한 패들은 최근 2년 사이에 주목받은 라켓 스포츠로, 남미에서 미국과 유럽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라켓 스포츠의 성황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특징이 있다. 테니스, 배드민턴 등 기존 인기 종목과 경기 규칙은 똑같지만, 특별한 기술과 자세가 필요하지 않아 성별,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배우고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장비마저 가벼워 부상 위험이 적다. 이러한 이유로 피클볼은 60대 이상에게 인기가 높았으나 팬데믹 이후 10~30대도 피클볼에 관심을 가지면서 젊은 스포츠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좁은 실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고, 장비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편리성 덕분에 새로운 마니아가 유입되고 있다.




©USA Pickleball



(위 사진 모두) 피클볼 경기 모습 / ©Jon Matthews.jpg



©Red Bull Content Pool



(위 사진 모두) 패들 경기 모습 / ©Günther Küttis_Red Bull Content Pool



피클볼과 패들은 복식으로 경기가 이뤄져 보다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복식 경기는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보다는 놀이로 느껴진다는 특성도 있다. 코트 규격이 크지 않다는 점도 피클볼과 패들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피클볼 코트는 테니스의 1/2, 패들 코트는 1/3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좁은 실내에도 코트를 만들 수 있기에 유휴 공간이 적은 대도시에서도 전용 경기장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뉴욕, 라스베이거스, 런던에는 건물 옥상과 지하에 피클볼이나 패들 경기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퇴근 후 패들을 배우고 경기를 하려는 사람들의 발길 또한 이어지고 있다. 공원이나 공공시설에 전용 코트를 만드는 지자체도 많아졌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주변의 피클볼 및 패들 코트 위치를 알려주고 예약까지 도와주는 앱 서비스도 등장했다.


라켓 스포츠 붐은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도 이어진다. 컨설팅 회사 스타일러스는 하이패션 브랜드가 라켓 스포츠를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찌, 셀린느, 생로랑의 런웨이에서는 테니스 코어tennis core 스타일의 아이템이 럭셔리 패션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스포츠 브랜드 역시 재빠르게 라켓 테니스 열풍에 탑승하는 중이다. 아디다스, 리복은 테니스와 피클볼 라인을 출시했고 뉴발란스와 라코스테는 라켓 스포츠계의 유명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고 협업 라인을 선보이면서 마니아층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실용성과 편리함을 찾는 MZ세대는 테니스 코어 패션을 일상복으로도 활용해 이제 라켓 스포츠 패션은 코트 밖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건강한 삶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증가에 따라 직접 몸을 움직이며 즐기는 레저 활동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포브스Forbes”는 부동산, 관광 같은 관련 산업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대형 쇼핑몰, 엔터테인먼트 공간에 피클볼과 패들 전용 코트가 생기고 있으며, 해외 경기를 보러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외에 경기 기록을 도와주는 장비와 기술, 교육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라켓 스포츠는 현재 큰 발전 가능성을 품은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스포츠는 관람 문화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건강한 삶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팬데믹 이후 커뮤니티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이젠 직접 몸을 움직이며 즐기는 레저 활동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보는스포츠에서하는스포츠의 시대로 이동한 것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삶과 운동은 더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Text | Young-eun Heo

Photos | Stylus, Redbull, PPA Tour, USA Pickleball



RELATED POSTS

PREVIOUS

새로운 내 집을 향한 첫걸음
하우스 리터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