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SPACE|오가닉, 호텔, 홈데코

언젠가 한 번쯤, 한옥 라이프

한옥 스테이 스테이리운

Text | Kakyung Baek
Photos | 디자인투플라이

한옥은 현대적인 주택보다 불편한 점이 많다. 하지만 얼기설기 쌓인 흙과 멋진 목구조는 그 자체로 여유로운 삶을 꿈꾸게 한다. 최근 문을 연 스테이리운은 남원 광한루에 방치된 오래된 한옥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곳이다. 이곳의 건축적 요소를 살펴보며 언젠가 한 번쯤 꿈꿨던 ‘한옥 라이프’의 청사진을 그려봤다.








언젠가 한 번 쯤 한옥에서 사는 삶을 꿈꾸고 있다면 최근 곳곳에 생겨나는 한옥 스테이를 미리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그 꿈을 실현하는 데 원동력이 될 뿐 아니라, 단 며칠이라도 한옥에 살아본다면 한옥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훗날 오래된 한옥을 대보수하거나 새로 지을 때, 나에게 맞는 한옥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에도 유용하다. 혹은 창호지를 바른 창문이나 보료 등 한옥의 전통 요소를 지금 사는 집에 일부나마 적용해볼 만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여러 한옥 스테이 중에서도 전북 남원에 있는 스테이리운은 최근 문을 연 곳 중에서도 전통을 해석한 방식이 눈에 띄는 곳이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다란 마당에 본채가 있고 좁고 긴 골목을 따라가면 두 번째 공간인 사랑채가 나온다. 본채와 사랑채 주변에는 각각 물길을 내고 징검다리를 건너 내부로 들어가도록 설계했다. 춘향과 이몽룡의 사연이 깃든 남원의 지역성을 살려 마치 광한루를 건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또 각 공간을 좀 더 독립적인 장소로 느끼게 해주며, 밤이 되면 물 표면에 달빛이 반사돼 운치를 더한다.








스테이리운에서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건축적 요소는 통창이다. 한옥의 특징 중 하나는 뼈대가 되는 서까래, 대들보, 기둥 등의 골조가 무척 아름답다는 점이다. 통창은 이런 장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면서 마당의 배롱나무, 시목 등이 펼쳐내는 경관을 내부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게다가 시야가 확 트이게 함으로써 내부 공간이 좁다는 단점도 해결해준다.










스테이리운의 디자인과 설계를 맡은 디자인투플라이는 전북 전주, 남원 등에서 오래된 한옥을 리뉴얼한 경험이 많다. 그중에서도 스테이리운은 민간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자인한 사례다. 당시 광한루 근처에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고택을 디자인투플라이가 남원에 여행 온 사람들이 한옥을 즐길 수 있는 스테이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오래된 한옥을 보수해 활용할 때 꼭 남겨두어야 할 것과 새롭게 고쳐야 할 것은 무엇일까? 스테이리운 외에도 여러 한옥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디자인투플라이(김명훈, 장병희, 최동혁, 임혁균 실장)에 따르면 한옥에서 기능성이 강조된 공간은 현대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어요. 기둥, , 서까래 등 골조는 살리되 화장실과 샤워 공간은 대부분 외부에 있기 때문에 내부로 들여서 새롭게 설계해야 하죠.”




기둥, , 서까래 등 골조는 살리되

화장실과 샤워 공간은 대부분 외부에 있기 때문에

내부로 들여서 새롭게 설계해야 하죠.”

- 김명훈·장병희·최동혁·임혁균, 디자인투플라이 -




집은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옥은 현대적인 주택보다 불편한 점이 많지만, 얼기설기 쌓인 흙과 오래된 나무 구조는 그 자체로 여유 있는 삶을 꿈꾸게 한다. 요즘 차박, 캠핑이 인기를 구가하는 것도 불편함이 주는 삶의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 아닐까? 한옥이 지닌 불편함이 어느 순간 삶의 가치와 애정으로 변했다면 스테이리운을 포함한 개성 있는 한옥을 많이 경험해보길 바란다. 실제 한옥에서 살지 않아도, 그저 며칠간의 휴가만으로 일상에 숨 쉴 틈을 내줄 것이다. 한편 한옥 건축과 주거 문화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고 싶다면 12 30일부터 내년 2 13일까지 부산 복합문화공간 F1963(석천홀)에서 열리는 아름지기 창립 20주년 기념 특별전 아름답게, 전통을 이어 일상으로>을 추천한다. 20년 동안 우리 문화유산으로서 한옥을 새롭게 해석해온 아름지기만의 비결을 한눈에 살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 POSTS

PREVIOUS

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호텔 그라피 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