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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오브제와의 관계, 그 친밀감이 편안한 곳

라이팅 디자이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즈

Text | Jay Kim Salinger
Photography | Tom Hains

우리를 기후와 외부 야생 동물로부터 보호하는 개념으로, 잠을 자고 머무는 기능적 셸터의 개념으로 존재해 온 집이라는 공간이 이제 그보다 더 복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집’에 대해 갖는 의미 역시 누군가에게는 태어나고 자란 동네로 인식하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자유로 또 누군가에게는 부모님이 계신 곳이다. 새로운 환경을 마주할 때 우리의 뇌는 처음 겪는 상황에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개개인의 기억 속에 저장된 기억의 유사점을 찾으려 한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같은 상황을 서로의 경험치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빛’은 그런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때로는 벽면의 디테일을 강조하고, 특정 공간을 드러내고, 값비싼 그림에 시선이 가게 만드는 것도 빛의 강도와 위치를 조정함으로써 가능하다. 우리의 기억을 재배치 하는 것이다. 빛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우리의 기억과 감정이 실린 공간은 달라질 수 있다.








“빛이란 정말 아름다운 미디엄이죠. (중략) 인간이 빛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제게는 굉장히 흥미롭죠. 자연의 영역을 점령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관리하겠다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 'designboom' 인터뷰 중 -



라이팅 디자인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궁금한데요.

(마이클 아나스타시아즈) 제 이름을 내건 디자인 회사를 시작한 게 12년 전이에요. 당시 상업적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디자인을 하겠다고 생각했죠. 작게 시작한 만큼 하나의 타입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라이팅 디자인’은 그 시작이었고요. 이후 제 라이팅을 사용하는 건축가들의 구체적 요구에 맞춰 조금씩 변형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초기보다 현재 라이팅 디자인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라이팅 디자인은 발전하는 기술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입니다. 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가능한 디자인과 불가능한 디자인의 차이가 큰 것이죠. 물론 동시대 문화의 영향도 간과할 순 없고요. 그런 만큼 저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기본이 되는 디자인에 라이팅에 대한 철학을 반영하려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나와 집 내부의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오브제의 관계가

자연스러운 곳이 이상적인 집이에요. 집을 공유하는 트렌드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죠.

다른 사람에게 속한 오브제를 내가 사용한다는 게 마치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편함을 주는 것 같아요.”




건축물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하셨는데, 본인은 집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시나요?

저는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어떤 장소나 도시 같은 것이 크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아요. 그저 내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집이라는 생각이 들죠. 저에게는 나와 집 내부의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오브제의 관계가 자연스러운 곳이 이상적인 집이에요. 집을 공유하는 트렌드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죠. 다른 사람에게 속한 오브제를 내가 사용한다는 게 마치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편함을 주는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디자인에 대하여 가지고 계신 가치가 인상적인데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집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역사의 반복이죠. 사람들은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그 절대적 가치를 따르기 마련인데, 집의 가치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아요. 바로 나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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