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블루보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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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블루보틀 카페

블루보틀 커피 팝업 카페 시부야

Text | Young Eun Heo
Photos | New Innovations, Blue Bottle Japan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났던 카페가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적막만이 흐르게 되었다. 여기서 탈피하고자 많은 카페가 무인 시스템을 도입했고, 심지어 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스페셜 티가 장점인 블루보틀도 시대의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살짝 다른 방향을 택했다.








지난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블루보틀의 언택트 팝업 카페에는 시선 끄는 장치가 하나 있었다. 커다란 사물함이었다. 카페에 웬 사물함인가 싶었는데 실은 고객이 커피를 받아 가는 픽업대. 키오스크와 앱을 활용한 디지털 기반 언택트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커피 시장을 움직인 키워드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부터 소규모 브랜드까지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카페는 100% 언택트 환경을 구축하기는 불가능하. 커피를 픽업할 때 반드시 바리스타와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도 생겼지만 관심만 끌었을 뿐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특히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준 스페셜 티가 장점인 블루보틀로서는 로봇 바리스타 완벽한 해결책 아니었다. 이에 블루보틀은 아예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 픽업대를 사물함 형로 만들어 바리스타(직원)와 고객의 접점을 줄이는 것이었다. 이 새로운 언택트 카페는 지난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개월간 도쿄 시부야에서 팝업으로 운영. 이는 블루보틀이 최초로 선보인 언택트 카페로, 주문부터 픽업까지 언택트로 이뤄.








고객 매장 내 키오스크를 이용해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하면 사물함 픽업대 번호가 적힌 영수증이 인쇄되어 나온. 바리스타는 사물함 픽업대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다. 사물함 픽업대에 불이 켜지면 커피가 완성되었다는 뜻이. 고객은 자신 번호에 불이 들어오면 커피를 꺼내 오면 된다. 2잔 이상 주문인 경우는 캐리어에 담아서 내기 때문에 직원에게 따로 부탁할 필요도 없다.



주문은 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매장에 가기 전 미리 주문해두면 매장에 도착해 바로 사물함 픽업대에서 커피를 꺼내 가져갈 수도 있다. 비대면과 시간 절약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사물함 픽업대를 활용한 독특한 픽업 시스템은 일본의 무인화 전문 기업 ‘뉴 이노베이션스New Innovations’와 협업한 것이. 뉴 이노베이션스는 자사 무인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블루보틀의 다양한 고객의 폭넓은 요구에 응할 수 있도록 팝업 카페의 시스템을 기획 및 설계했다.








블루보틀의 언택트 팝업 카페가 시선을 끄는 이유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잊지 않는 디자인까지 보여줬기 때문이다. 언택트 카페는 머무는 시간이 짧아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 하지만 블루보틀은 짧은 시간에도 이를 전달하기 위해 인테리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본 스키마타 건축 사무소가 디자인한 사물함 픽업대는 나무로 제작 블루보틀 매장 특유의 편안함과 아늑함을 전달한다. 또한 사물함 바깥쪽을 반투명한 아크릴 소재로 감싸 부드러운 분위기로 완성했. 이는 자칫 언택트 팝업 카페의 분위기가 삭막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블루보틀의 이미지를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했던 무인 시스템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앞으로 무인 시스템은 우리 삶에 더 깊숙이 들어와 일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생활에 친숙한 언택트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감성을 살린 디자인과 새로운 픽업대로 한계를 극복한 블루보틀의 팝업 카페는 또 다른 언택트 경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언택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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