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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 선보인 에이스 호텔의 연금술

에이스 호텔 토론토

Text | Kay. B
Photos | Ace Hotel

에이스 호텔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인다. 호텔 체인 시스템과 대척점에 있는 에이스 호텔은 체인 대신 컬렉션이란 단어를 쓴다. 한 도시의 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로컬 창작자들과 협업해 마치 흥미로운 문화를 수집하듯 공간을 만들기 때문이다. LA, 피츠버그, 교토, 브루클린에 이어 토론토에서는 어떤 ‘문화적 연결’을 기획했을까?








미래는 장소다(The future is a place).” 에이스 호텔 토론토의 오픈을 알리는 뉴스레터의 첫 문장이다.장소라는 단어에 담긴 무게감을 느끼기 위해선 에이스 호텔이라는 브랜드의 운영 방식을 알아야 한다. 에이스 호텔은 1999년 전 세계 부티크 호텔의 운영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촉구하며 등장했다. 에이스 호텔은 인디 록 밴드부터 IT업계 CEO까지 모두 자기만의 창조성을 일깨우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누군가를 진심으로 환대하는, 이를테면 카드놀이에서 가장 높은 패인 동시에 가장 낮은 패이기도 한 에이스Ace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에이스 호텔이라는 브랜드가 새로운 도시에 진출하는 방식은 남다르다. 단순히 일괄적 디자인을 적용하여 체인 수를 늘리기 급급한 여느 디자인 호텔과는 다른 행보다. 낙후된 지역이지만 이야기가 깃든 건물을 선정하고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드러내는 방법을 총동원한다. 지역의 예술가, 디자인 스튜디오, 건축가, 그리고 해당 지역의 미감에서 출발한 작고 특색 있는 브랜드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스스로 호텔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커뮤니티와 문화적 공간을 만드는 일에 가까워요.” 에이스 호텔을 총괄하는 CEO 브래드 윌슨의 말이다. 결과적으로 에이스 호텔 런던에는 공연장이, 파나마에는 바가, LA에는 극장이 있으며 각 지점이 자연스럽게 고유의 개성을 갖게 됐다.








브래드 윌슨은 이번 컬렉션에서도 마찬가지로 토론토라는 도시의 유산을 지키고 시민들의 숨결을 가득 담은 문화적인 새 장을 열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토론토는 1947년 문을 연 역사적인 라이브 뮤직 바 홀스슈 태반Horseshoe Tavern 온타리오 아트 갤러리, 토론토 국제영화제 본부 등이 모인, 그야말로 예술과 문화가 생동하는 곳이다. 토론토 역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이지만 지역 상권과 문화 기반이 탄탄하여 에이스 호텔의 기획을 바탕으로 충분히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곳이다.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매체 <프레임Frame>에이스 호텔은 트렌드를 추구하기 위해 호텔을 여는 게 아니라 창의적으로 문화를 발전시키는 그 미묘한 방식을 찾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또 토론토의 지역 매체 <블로그토blogTo>이번 에이스 호텔 토론토 지점이 코로나19로 거의 3년간 오픈 일정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동안 벼랑 끝에 있던 호텔 산업의 낙관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에이스 호텔 토론토의 123개 객실을 관통하는 하나의 콘셉트는 도시형 오두막이다.




에이스 호텔 토론토의 123개 객실을 관통하는 하나의 콘셉트는 도시형 오두막이다. 나무, 점토, 구리 등 따뜻한 소재로 디자인한 공간과 토론토에서 공수한 빈티지 가구로 마치 한적한 교외의 오두막에 온 듯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감각으로 채웠다. 호텔 인테리어는 호텔 중심부에 위치한 도시의 상징적인 자연환경인 세인트앤드루 공원과도 조화를 이룬다. 공원에서 찾을 수 있는 나무, 구리, 점토, 콘크리트 등 세련된 미감의 재료를 자연스럽게 호텔 내부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로비와 객실 등에서 공원을 있는 그대로 만끽할 수 있도록 오두막이라는 콘셉트 아래 편안한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객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 역시 커다란 창문 아래 벤치를 둔 것이다.








에이스 호텔 토론토의 전체적인 건축설계와 인테리어 디자인은 캐나다의 -서클리프 아키텍츠Shim-Sutcliffe Architects와 에이스 호텔의 인하우스 디자인 팀이 공동으로 맡았다. -서클리프 아키텍츠는 캐나다 왕립건축학회(Royal Architecture Institute of Canada)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캐나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역량을 인정받은 건축 스튜디오다. “토론토 시민들의 추억이 만들어지는 공공 공간이자 호텔의 게스트까지 모두 편안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서클리프 아키텍츠의 말처럼 에이스 호텔 토론토가 본격 오픈하기 전부터 호텔 외부 공간은 어린이 놀이터와 시민 광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미식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는 캐나다의 스타 셰프 패트릭 크리스가 이끄는 시그너처 레스토랑 앨더도 에이스 호텔 토론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패트릭 크리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캐나다의 100대 레스토랑에서 선정한 뛰어난 요리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앨더의 핵심은 장작불을 활용한 화덕과 제철 재료다. 앨더의 메뉴는 에이스 호텔 토론토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흙과 자연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기획했다. 에이스 호텔 토론토는 올해 6월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에이스 호텔이 지역 예술가와 사업가, 시민, 해외에서 방문한 관광객까지 모두 아우르며 토론토에서 어떤 연금술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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