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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노마드, 리테일, 커뮤니티

탐험 정신에 불을 붙이는 카메라 가게

니콘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Text | Kay. B
Photos | Wen Studio

디지털카메라의 수요가 점점 줄고 있다. 코닥은 2013년 파산을 신청했고 업계 2위였던 후지필름은 새로운 신사업을 모색하고 나섰다. 하지만 니콘은 작은 규모로 카메라 산업에 여전히 공을 들인다. 이전처럼 하이엔드 카메라 기술에만 집중하지 않고 카메라에 대한 경험, 그 본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에 새롭게 문을 연 니콘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탐험 정신을 일깨우는 데 주력한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하향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최고급 사양의 디지털카메라가 매해 경신하며 인기를 누렸지만 더 편리하게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밀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여행이 줄어들면서 카메라 시장은 더욱 축소됐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2010 1 2,146만 대로 정점을 찍었던 출하량이 지난해 889만 대로 1,000만 대 이하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년 대비 40.2% 급감한 것으로 2010년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신 기술 아닌창조하는 힘이라는 무형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력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 이름을 떨친 유수 카메라 관련 기업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했다. 코닥은 2012년 파산 신청을 했으며 사진 업계 2위였던 후지필름은 카메라 산업이 아닌 헬스케어, 화장품, 바이오, 반도체 등 신사업 확장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니콘의 행보는 조금 달랐다. 카메라 전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페타픽셀Petapixel의 마이크 스미스Mike Smith에 따르면, 니콘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카메라 산업에 여전히 공을 들이고 있으며 하이엔드 기술에만 집중했던 카메라에 대한 시선을 체험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 새롭게 문을 연 니콘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카메라의 최신 기술을 전시하기보다 창조하는 힘(empower to create)’이라는 무형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력한다. 카메라라는 제품 배후에 카메라가 인간에게 주었던 경험, 그 본질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공간에서 호기심을 갖고 탐험하고 기록하고, 결과적으로 무언가를 창작하는 힘에 관한 메시지를 던진다.










매장은 상하이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장소인 화이하이 로드에 위치한다. 어느 때보다도 이미지가 중요해진 시대에 좀 더 젊은 소비자를 유입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건물은 외관부터 이목을 끈다. 전자 기기를 선보이는 장소답지 않게 붉은 벽돌로 쌓은 건축물은 이성보다 감성을 자극한다. 전반적인 디자인을 맡은 룩스튜디오는Lukstudio는 세계적인 탐험가들이 가장 아름다운 지형으로 손꼽는 중국의 단샤 지형에서 모티브를 얻어 붉은색 역암이 연상되는 벽돌을 건축 재료로 썼다.










니콘의 상징적인 노란색 로고가 달린 사이니지를 보고 내부로 들어가면 다시 한번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카메라를 들고 인적이 드문 자연 속에서 촬영하는 그 특별한 경험을 공간에 재현해 놓은 것이다. 룩스튜디오는 벽은 흙으로 마감하고 중앙에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카메라를 직접 만지고 촬영해볼 수 있는 섹션을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최상층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니콘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정보를 나누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한 방식이 인상적이다. 캠핑이나 야영을 할 때 캄캄한 어둠 속에서 하늘에 뜬 별을 올려다보던 기억, 마음의 벽을 허물고 타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커뮤니티 공간에 옮겨 왔다.








MZ세대는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알아가는 과정을 하나의 놀이로 여긴다. 이에 요즘의 브랜드들이 디지털과 오프라인이 융화된 흥미로운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는 것은 일종의 트렌드가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이미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시대에 니콘이 카메라의 기술적 진보를 알리기보다 좀 더 멋지고 새로운 창작을 위해 낯선 곳으로 모험을 떠나자는 화두를 던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이엔드 카메라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디지털카메라를 손에 쥐어보고 어딘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 자체가 어쩌면 낯선 모험일 수 있다. 전 세계 이곳저곳을 탐험하고 렌즈를 바꿔 끼우고 경이로운 피사체를 향해 렌즈를 들이대며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 니콘은 이를 하나의 놀이로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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