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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공간에 뛰어든 카페, 스타벅스

스타벅스 창원NC파크R점

Text | Kakyung Baek
Photos | Shinsegae

한국은 전 세계에서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가 세 번째로 큰 나라다. 카페 없는 거리 찾기가 외려 어려운 요즘, 카페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중 스타벅스는 레저 공간 속으로 뛰어들었다. 도심에서 만나는 스타벅스와 달리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지점들은 야구, 골프 등 각각의 스포츠 문화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이하) 야구장을 한눈에 보며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스타벅스 창원NC파크R점의 테라스 관람석




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커피 시장으로 등극한 지는 오래됐다. 2018년 유로모니터는 한국의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가 약 43억 달러에 달한다고 집계했는데, 이는 미국(261억 달러)과 중국(51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카페 시장이 팽창하면서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도심 속 대중적인 모습의 카페부터 빵과 디저트 등 베이커리를 특화한 카페, 자연 속에 위치해 그 자체로 휴식에 집중한 카페 등 다양하다.








최근 스타벅스는 레저 공간 속으로 뛰어들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레저 활동이 크게 위축됐지만 2021년부터 국내 레저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9.6% 증가하며 다시 활기를 찾았다. 특히 대규모 관중이 모일 수 없었던 야구장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제가 풀리면서 관중 수도, 매출도 연이어 경신 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KIA타이거즈 경기에는 총 2 1,005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2 3,0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SSG랜더스필드 관중석의 91.3%를 차지한 규모였다.










스타벅스는 SSG랜더스필드, 창원NC파크에 야구장에 특화한 카페를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스타벅스 창원NC파크R점은 야구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테라스 관람 전용석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테라스 관람석에는 편하게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넓은 의자와 방석, 쿠션, 이동할 수 있는 테이블을 배치했다. 또 야구 점수판을 형상화한 의자 등받이와 NC구단을 상징하는 색을 공간에 사용해 야구 팬들의 응원 문화를 녹여냈다. 이 외에 야구장 특유의 활력 넘치는 에너지가 카페 내에서도 이어지도록 창원의 로컬 아티스트와 협업해 1층 벽면에 다채로운 색감의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려 넣기도 했다. 또 공간 곳곳에 전시한 아트워크는 주로 강렬한 색깔과 톡톡 튀는 화풍으로 카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다음 세대의 카페는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해석하고 그 문화를 북돋는데 성패가 있다




스타벅스 창원NC파크R점에서는 야구장뿐만 아니라 창원 도심을 전망하기에 좋다. 이를 위해 관람 공간을 구획한 것 외에 조명 설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카페 정중앙에는 창원 지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크래프트 푸드 바에 포인트를 주고자 야구장 조명탑을 연상시키는 가장 밝은 조명을 설치했다. 카페에서도 야구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것이다. 반면 중앙에서 테라스와 창가 자리로 갈수록 최소한의 조명을 사용했다. 예를 들면 파티션에 부착된 벽부등이나 커뮤니티 테이블의 펜던트 등처럼 빛이 필요한 곳에 간접조명을 설치해 테라스 너머의 전망을 방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타벅스는 야구장 외에 골프장 여주자유CC에도 지점을 열었다. 여주자유CC점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골프장 환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카페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원래 있던 그늘집을 활용했다. 이처럼 레저 공간이라는 색다른 장소에 스타벅스가 지점을 내면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각 스포츠에 걸맞은 서비스로 차별화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 모바일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를 통해 야구 관람석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볼파우치와 볼마커 등 골프 관련 굿즈를 기획해 레저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스타벅스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했다.








카페라는 말은 터키어 카흐베하네kahvehane에서 유래했다. 커피를 뜻하는 카흐베kahve의 어원은 자극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라는 뜻의 단어 카와khawa’에 있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가 각성 기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료와 디저트를 먹고 마시며 갖는 여유에서 사람들과 교류가 생기고 문화가 꽃피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카페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며 다음 세대의 카페는 공간과 환경, 그리고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얼마나 잘 해석하고 그 문화를 북돋우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리지 않을까. 이런 맥락에서 스타벅스가 레저 공간 속에서 자극과 활기를 불어넣는이 지점들은 모범적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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