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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오가닉, 친환경, 호텔

캠핑과 온천 애호가의 공간

스노우피크 필드 스위트 스파

Text | Kay. B
Photos | Snow Peak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가 일본 시즈오카현 시모다에 ‘필드 스위트 스파’를 열었다. 캠핑을 상징하는 장작에서 영감을 받아 리조트의 지붕과 천장을 2만 개의 나무토막을 견고하게 연결해 지었다. 숙소와 대욕장, 사우나에서는 커다랗게 뚫린 통창 너머로 여름의 숲과 겨울의 설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스노우피크의 아름다운 리조트를 소개한다.








코로나19의 역풍으로 국내에선 캠핑 문화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기준 700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캠핑 시장 규모가 지난해 6 3,000억 원대까지 급성장했고 현재 캠핑족은 700만 명이다. 캠핑족이 늘어난 이유로는 가장 먼저 해외여행이 줄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연 속 야외 활동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더불어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캠핑장, 유휴지 등 캠핑 스폿과 캠핑용품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캠핑을 상징하는 장작에서 영감을 받아 2만 그루의 나무토막을 연결해 ‘야생성’을 구현했다.




캠핑 브랜드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로 스노우피크Snow Peak를 빼놓을 수 없다. 1958년 철물 도매상을 하던 야마이 유키오가 설립한 브랜드다. 그는 다니가와산을 정말 좋아했는데 당시 시판하던 등산 도구가 만족스럽지 않아 ‘정말 갖고 싶은 제품을 스스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등산용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아들 야마이 도루가 등산용품에서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확장했다. 스노우피크가 브랜드로서 발신하는 메시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방법이다. 스노우피크는 사람들이 캠핑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잊기 쉬운 인간성을 회복하길 바란다.








최근 스노우피크는 일본 즈오카현 시모다에 새롭게 문을 연 ‘필드 스위트 스파Snow Peak Field Suite Spa 리조트를 통해 자연을 일상에 들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리조트는 숙소와 레스토랑, 실내 목욕탕, 노천탕, 캠프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노우피크 직영 스토어와 카페도 들어서 있다. 필드 스위트 스파는 광활한 산을 등지고 있으며 나무토막으로 견고하게 만든 지붕이 눈에 띈다. 자연 속에서 돋보이기보다 마치 산 능선의 흐름까지도 배려한 것처럼 자연 경관을 방해하지 않는 모습이다.










필드 스위트 스파의 건축을 진두지휘한 구마 겐고 역시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중시하는 건축가다. 그는 캠핑을 상징하는 장작에서 영감을 받아 2만 그루의 나무토막을 건축물 안팎으로 연결해 일반 건축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야생성’을 구현했다. 대욕장은 실내 목욕탕, 노천탕, 화장실, 사우나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어디서든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구조다. ‘풍경 속에서 목욕하고 계절에 몰입하라’는 가치를 공간에 그대로 녹여낸 것이다.








특히 사우나는 어두운 색감의 목재를 활용해 차분하게 명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봄여름에는 초록빛이, 겨울에는 순백의 설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대욕장뿐만 아니라 숙소도 마찬가지로 자연 속에 머무르는 경험을 극대화시킨다. 천장의 나무 장작, 풍경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창문, 자연 소재로 제작한 침구와 가구, 프라이빗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욕실이 마련돼 있다.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대상에 다가가지 말고, 그 대상이 다가오게 만들라”는 말을 남겼다. 월든 호수에서 아침마다 목욕하고 자신의 주요 일과인 읽고 쓰기에 착수한 그는 자연 속에 사는 것 그 이상으로 자연이 인간에게 다가오게 하는 방법에 대해 성찰했던 것 같다. 캠핑은 때로 자연을 해치는 인간의 이기심을 그대로 내비치기도 한다. 자연 속 노지를 찾아가 야생을 즐긴답시고 오히려 매연과 쓰레기만 남기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것은 자연이 일상에 다가온 적도 없는데 무턱대고 자연에 다가가기만 하는 태도 아닐까? 스노우피크가 제품과 장소, 공간 등을 통해 발신하는 메시지 역시 자연을 배려하고 자연과 어울리는 방식이지 자연을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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