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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스타 뮤지션이 모이는 집

스포티파이 프로젝트 까사 메달로

Text | Kakyung Baek
Photos | Spotify, Del Valle Studio

스포티파이는 가장 많은 유료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기업이다. 단순 음악 소비를 넘어 뮤지션, 음반 제작자 등을 끌어모으는 창작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최근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선보인 까사 메달로가 대표적 프로젝트다. 라틴 음악계를 이끄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자신의 음악을 나누며 더 나은 비즈니스로 이어갈 방법을 모색했다.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카세트, CD 등 물형의 매체로 감상하던 음악을 현재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가장 많이 소비한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스포티파이Spotify2008년 스웨덴에서 론칭해 현재 전 세계 183개국에서 19,5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는 애플뮤직보다 두 배 이상 규모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업계를 뒤흔들 정도의 위력을 과시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스포티파이 팟캐스트를 론칭해 청취자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작 및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만나게 하는 창의적인 접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그중 한 사례로 스포티파이가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선보인 까사 메달로Casa Medallo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까사 메달로 프로젝트는 콜롬비아의 뮤지션, 신진 예술가, 프로듀서와 팟캐스트 제작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고안한 교육과 창작의 장이다. 스포티파이의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담당하는 매니저 미아 니르헨Mia Nygren에 따르면, 까사 메달로는 음악 창작자들의 경력을 개발하고 예술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명에 스페인어로 집을 뜻하는 까사가 붙은 것처럼 스포티파이는 장소, 공간에 방점을 찍는다.




스포티파이의 집은 음악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만들고 유통하고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생동의 장이 된다.”




스포티파이가 까사 메달로를 위해 선택한 공간은 메데인에 위치한 안티오키아Antioquia 박물관이다. 이곳은 콜롬비아 예술가 페르난도 보테로, 페드로 넬 고메즈의 작품 등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유서 깊은 예술 박물관이다. 안티오키아 박물관을 까사 메달로로 변화시키는 미션은 델 발레 스튜디오Del Valle Studio가 맡았다.








델 발레 스튜디오는 기존 박물관을 음악을 위한 기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예를 들면 분홍색, 파란색, 빨간색 등의 조명을 활용해 침실의 경우 창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제작 스튜디오로 만들고 집 안마당은 레코드 상점 혹은 댄스홀로 디자인했다. 델 발레 스튜디오의 디자이너 데이비드 델 발레는 까사 메달로의 공간을 마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웃의 집처럼, 가능한 한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메데인이라는 도시의 유쾌한 분위기와 미학적 이미지가 까사 메달로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컬러풀한 가구와 오브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스포티파이는 자신들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도시로 왜 콜롬비아 메데인을 선택했을까? 스포티파이의 분석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2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악을 수출한 나라 중 하나다. 특히 메데인은 20년 전 레게 음악을 시작으로 라틴 음악의 진원지로 널리 알려졌다. 라틴 음악은 2020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라틴 앨범상을 받은 제이 발빈, 카롤 G 같은 콜롬비아의 스타 뮤지션들을 통해 현재에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030년까지 5,000만 명의 음악 관련 창작자들이 스포티파이의 플랫폼과 상호작용하며 그들의 예술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포티파이가 전 세계에 처음으로 선보인 집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음악을 만들고 유통하고 나아가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생동의 장이 됐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브랜드는 대체로 무형의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꾸준히 오프라인 공간을 선보이는 것은 소비자와 연결되기 위해서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가구와 오브제라는 공간의 언어와 커뮤니티로 체화하는 것만큼 깊이 각인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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