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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다양성, 호텔, 홈데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막 별장

조시 슈바이처의 모뉴먼트 하우스

Text | Kakyung Baek
Photos | Homestead Modern

사진작가 루카 톰볼리니Luca Tombolini는 사막의 아름다운 면모를 포착하기로 유명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막은 인간 문명의 한계를 증명한다. 인간은 인간이 이룬 문명에서 미학을 찾곤 하지만 인간이 살기 힘든 곳도 아름답고 예술적일 수 있다는 것을 사진으로 보여줌으로써 문명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루카 톰볼리니의 시각으로 사막 한가운데 집을 지은 건축가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도시 조슈아트리Joshua Tree는 사막의 지형과 기후를 지닌 곳이다. 뾰족한 잎의 침엽수와 거친 암석이 쌓인 산 등으로 최근에는 이색적이고 몽환적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조슈아트리 지역 한가운데 자리한 독특한 건축물이 대중에게 공개됐다. 건축가 조시 슈바이처Josh Schweitzer1990년대에 개인 별장으로 지은 모뉴먼트 하우스The Monument House. 최근에 미국 임대 전문 회사 홈스테드 모던Homestead Modern을 통해 여행자 숙소나 별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것이다.










미국 건축 전문 잡지 [Architectural Record]의 에디터 캐런 스태비너Karen Stabiner는 조시 슈바이처가 건축한 주택 2층에 살면서 그에 대한 애정으로 19907월 긴 인터뷰를 남겼다. 조시 슈바이처의 말 중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옮겨본다. “저는 크고 기념비적인 공간을 좋아해요. 인류의 업적은 정신을 고양시키는 힘이 있어요. 동시에 인류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우리보다 더 거대한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이 집을 떠날 때 사막의 일부를 가져가야 한다.”




조시 슈바이처가 말한 거대한 존재, 모뉴먼트 하우스에서 찾아보자면 사막이 있는 대자연이 아닐까?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강렬한 색감은 마치 신전처럼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시 슈바이처는 건축가로 활동한 초반부터 고대 그리스 건축에 매료되었는데 모뉴먼트 하우스 역시 독립적이고 현대적인 아크로폴리스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그는 대초원의 광대함을 자랑하는 미국 캔자스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사람이 사는 집이 자연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가치관은 모뉴먼트 하우스에서도 묻어난다. 그는 창문을 통해 건축물 밖 풍광과 내부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비정형의 선으로 이루어진 창문은 밖에서 보기엔 미니멀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지만 안에서 보면 사막과 고원의 풍경을 담는 예술적인 액자로 기능한다.










마치 테라코타 작품 같은 붉은색 건물은 정자 형태로 디자인했다. 한가로이 풍경을 즐기며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끼를 닮은 녹색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거실의 둥근 천장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거실은 사막의 모래 빛깔과 잘 어울리는 오렌지색 벽난로와 소파, 테이블 등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빈티지 오브제로 꾸몄다. 마지막으로 푸른색 건물 내부는 부엌과 욕실, 다이닝 룸, 침실로 이루어졌으며 창밖으로는 굽이치는 산맥이 바라다보인다.










이 집을 떠날 때 사막의 일부를 가져가야 한다.” 조시 슈바이처가 모뉴먼트 하우스에 관해 남긴 말이다. 그의 말을 되새기며 모뉴먼트 하우스에서의 하룻밤을 상상해본다. 기이하게 몸을 비틀며 10m 넘게 자라는 조슈아 트리, 작열하는 태양, 보랏빛으로 물든 바위 절벽 앞에서 인간은 한낱 작은 존재에 불과할 것이다. 날카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사막에서 인간은 불안하고 공허하겠지만, 그곳엔 길들지 않은 원초적인 고요함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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