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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이 일본 도쿄에 지은 고급 주택

N° 001 미나미 아오야마

Text | Young-eun Heo
Photos | Aston Martin

은색의 매끈한 차체를 자랑하는 애스턴마틴은 오랫동안 007 제임스 본드의 애마로 알려졌다. 전통적 공예 방식으로 소량 생산하며, 첨단 기술을 적용해 높은 성능을 자랑하고,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의 애스턴마틴은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이 고객의 일상에 스며들기를 원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애스턴마틴은 집을 직접 디자인하는 방법을 택했다.








현대인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 혹자의 말에 따르면 자동차는 자유가 보장되는 사적 공간으로 집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한다. 자동차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라이프스타일이 이어지는 장소가 되었다. 이런 변화는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전하려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가 주택 설계에 뛰어들도록 만들었다.




“21세기, 자동차는 집을 닮아가고, 집은 자동차를 닮아간다.”




영국을 대표하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 애스턴마틴은 일찍부터 주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국 마이애미에 짓고 있는 66층짜리 고급 레지던스는 다가오는 여름에 완공할 예정이며 미국 뉴욕에는 단독주택을 짓고 있다. 또 일본 도쿄 아오야마에도 4층짜리 개인 주택 N° 001 미나미 아오야마Minami Aoyama를 짓고 있다.








2023 11월에 완공되는 이 주택은 애스턴마틴이 아시아 지역에 첫 번째로 짓는 고급 주택이다. 일본의 부동산 기업, 건축 스튜디오와 협업해 진행하고 있다. 와인 저장고, 홈 시네마, 체육관, 전용 스파를 갖춘 집의 인테리어는 애스턴마틴 디자인 팀이 맡았다. 덕분에 문손잡이 하나에도 아름다움에서 영감받고 수공예의 장인 정신을 추구하는 애스턴마틴의 디자인 원칙이 적용되었다.



주택 외관은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도록 차분한 색의 외장재를 사용하고 직선으로 장식했다. 정문은 건물 옆으로 숨기고 대신 차고를 정면으로 빼서 더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 차고와 거실을 연결하는 큰 유리창을 통해 차가 주차되는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자동차 브랜드가 지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집 안에 자동차 갤러리도 있다. 이 외에 N° 001 미나미 아오야마에는 2개의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인테리어는 애스턴마틴 자동차의 실내 디자인과 결이 같다. 차 내부 트림 작업에 40시간 이상 투자하고 재료의 특성을 살려 고급스럽게 디자인하는 것처럼 N° 001 미나미 아오야마 인테리어 역시 공간과 소재의 조화를 통해 우아하고 편안하게 연출했다. 간결하고 모던한 인테리어에 짙은 색 목제 패널은 공간에 묵직함을 선사한다. 그 때문에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는 대리석과 밝고 부드러운 패브릭 장식으로 균형을 맞췄다. 또 커다란 유리창으로 자연광이 들게 해 집 안을 밝고 따뜻하게 만들었다.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내·외부는 애스턴마틴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결과다. 한편으로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일반적인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이번 주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일본 부동산 회사 비브로아Vibroa N° 001 미나미 아오야마가 일본의 고급 주택 세계를 더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한 분야의 성장은 전혀 다른 분야와의 결합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자동차 브랜드의 주거 프로젝트를 보고 그 말이 틀리지 않음을 느낀다. 21세기, 자동차는 집을 닮아가고, 집은 자동차를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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