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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라이프스타일, 리테일, 친환경

북한산 절경을 카페에 담아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Text | Kakyung Baek
Photos | Shinsegae

자연경관을 만끽하기 위한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최근 북한산국립공원에 새롭게 문을 연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의 사례는 그 질문에 은유적으로 답한다. 공간이 주인공이 되기보다 공간으로 스며드는 숲의 절경과 햇빛, 그림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소진한 자아를 내려놓고 자연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돕는다.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의 루프톱




스타벅스는 최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나 북한강 전경을 바라보며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더북한강R점과 멋진 자연 속에서 드라이브를 즐기며 방문하기 좋은 더양평DTR점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100년 이상 된 역사를 지닌 고택을 활용한 대구종로고택점과 1960년대에 지은 폐극장을 리모델링한 경동1960점 등 전형적인 카페 공간에서 벗어난 새로운 제3의 공간을 선보였다.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외관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지난 2월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인근에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더북한산점에 도착하면 세련되면서도 자연과 잘 어우러진 건축물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켜켜이 쌓은 벽돌의 돌출된 표면이 건축 파사드의 유려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는 북한산의 자연 풍경이 계절에 따라 변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풍경을 조망 2층은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해 북한산 경치 자체를 공간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이러한 리듬은 건축물이 만드는 그림자에도 나타난다. 더북한산점은 남향이라 일출, 정오, 일몰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매장 안에 벽돌이 만드는 그림자가 각각 다르게 드리워진다. 시간에 쫓기며 사는 사람들에게 햇빛과 그림자로 하루의 변화를 느낀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명상적인 경험이다. 건축물 전체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은 저층에서 상층으로 갈수록 외부 경관이 더 잘 보이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정원이 가까이 있는 1층 출입문은 폴딩 도어 형태로 디자인해 실내외 구분 없이 마치 소풍 온 듯한 느낌으로 카페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2층 내부




매장 2층으로 올라가면 높은 층고의 공간감과 통유리 월로 보이는 북한산의 운치가 압도한다. 풍경을 조망하는 데 집중해 디자인한 2층은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해 북한산 경치 자체를 공간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가구 배치 역시 어디에 앉든 북한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했다. 잠시 앉았다가 바삐 일어나는 의자가 아닌, 오랫동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좌석과 등받이가 넓고 푹신한 의자가 주를 이룬다. 각 테이블을 구획하는 파티션은 너무 높지 않으며 다른 좌석과 100% 차단하지 않고 간격이 벌어진 목제 가구를 활용해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북한산 자락을 상징하는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내부 장식




또 루프톱에서는 가구가 시야를 가로막지 않아서 거대한 병풍과 같은 북한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대면할 수 있다. 서울 근교 산 중에서도 가장 높고 산세가 웅장하기로 유명한 북한산은 예로부터 서울의 진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은 고생스럽게 교외로 나가지 않고도 울창한 숲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완연한 여름을 향해 신록을 부풀리는 북한산의 모습을 만끽하기에 제격인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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