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럭셔리 기차 여행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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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럭셔리 기차 여행의 부활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

Text | Young-eun Heo
Photos | InterContinental Khao Yai Resort

19세기 말 귀족들은 기차를 타고 긴 시간 동안 럭셔리 여행을 떠났다. 객실은 물론 레스토랑, 카페, 바까지 없는 게 없는 초호화 기차는 지금도 운행되고 있으며 많은 이의 로망이기도 하다.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하는 호텔 디자이너 빌 벤슬리는 럭셔리 기차 여행에 대한 로망을 태국의 최초 국립공원인 카오야이 내에 구현했다.








방콕에서 차를 타고 3시간 정도 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오야이 국립공원(Khao Yai National Park)이 나온다. 이곳은 태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그 수식어에 걸맞게 수많은 호수와 나무가 울창한 열대 풍경이 유명하다. 또한 높이 솟은 산의 경이로운 모습이 카오야이를 유명 휴양지로 만들었다.



카오야이에는 관광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리조트가 많이 들어섰지만 작년에 문을 연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는 더욱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호텔 디자이너 빌 벤슬리Bill Bensley의 손길이 닿았기 때문이다. 그가 태국 기차 여행에 꽂혔다. 카오야이는 라마 5세 시대인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태국 북동부 철도 여행지 중 하나였다. 빌 벤슬리는 태국 기차 여행의 황금기에서 영감을 얻어 리조트를 디자인했다.












언제나 생각지도 못한 디자인으로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빌 벤슬리는 이번에는 실제 객차를 리조트 객실로 꾸몄다. 이를 위해 태국 전역에서 버려진 열차 객실을 수집했다. 19량의 객차가 모였는데 그중에는 50년 이상 방치된 것도 있었고, 나무가 지붕에 뿌리를 내려 객차를 완전히 덮어버린 경우도 있었다.



19개의 객실 모두 콘셉트가 다르다는 점도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InterContinental Khao Yai Resort의 특징이다. 빌 벤슬리는 19세기 말 기차를 통해 연결되었던 카오야이 주변 여행지를 각 객실에 구현했다. 카오야이는 물론이고 스리랑카, 하노이, 싱가포르, 치앙마이 등 각 도시와 나라의 서로 다른 미적 감성을 객실에 투영했다. 덕분에 손님들은 과거로 돌아간 듯 빈티지 느낌이 나는 객실에서, 또는 동남아 지역의 우거진 정글에 있는 듯한 객실에서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부 객실 창문은 그 객실의 콘셉트에 맞춰 제작한 것으로 창밖 풍경이 객실 분위기를 더해주는 그림으로 되어 있다.








‘럭셔리 열차 여행’이 콘셉트인 이곳은 제공하는 서비스도 그에 상응한다. 각 방에는 태국의 유명 실크 회사 ‘짐 톰슨’의 커스텀 패브릭을 사용해 태국의 수준 높은 패브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뷰티 & 퍼퓸 브랜드 바이레도 제품으로 구성된 어메니티와 부드러운 침구 등 이곳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을 누리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썼다.



객차를 개조한 객실에는 프렌치 콘셉트의 레스토랑과 경쾌한 분위기의 바bar도 있어서 실제 럭셔리 기차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객실은 물론 레스토랑과 바도 리조트 중앙에 위치한 호수를 향해 있기 때문에 천천히 리조트 내부를 산책하다 바에 들어가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잔잔한 호수 경치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버려진 열차를 업사이클링카오야이 리조트는 21세기 눈으로 바라본 19세기의 고급문화를 경험케 한다.”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는 카오야이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카오야이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시그너처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카오야이 국립공원을 가이드와 하이킹하며 야생의 자연을 느끼고, 한적한 도로를 달리며 주변 경치를 즐기는 자전거 투어도 있다. 이처럼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는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점을 이용해 자연의 경이로움은 물론, 자연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카오야이 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역 문화를 널리 알리고 보존하고자 노력한다.



여행이 설레고 기대되는 이유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려진 열차를 업사이클링해 19가지 콘셉트로 꾸민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는 21세기의 눈으로 바라본 19세기 말의 고급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시시때때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카오야이의 자연은 비록 철도를 달리지는 않지만, 매일 새로운 곳을 지나치는 기차 여행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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