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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중심에서 지역의 삶을 상영하는 호텔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 서리힐스

Text | CH
Photos | Paramount House Hotel

호주 시드니 중심의 서리힐스는 호주 내에서도 이른바 ‘힙’한 동네로 손꼽힌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을 뿐 아니라 독특한 아티스트와 유명 레스토랑 및 카페가 밀집해 새로운 문화가 끊임없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중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은 서리힐스를 상징하는 장소라 할 만하다. 작은 로비는 호주의 맑고 상쾌한 햇살을 그대로 담아 체크인하기 전부터 기분을 최상으로 끌어올린다.








점차 심화되는 개인화 현상으로 오늘날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더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확장되며 브랜드가 진화하고 있다. 집에 대한 니즈나 스타일의 변화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견되며, 코로나 사태 이후 전과는 다른 의미의 개인화도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주거 문화의 흐름은 일찌감치 상업 공간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호텔은 삶과 주거가 밀집된 형태인 만큼 그 첨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부티크 호텔이나 디자인 호텔은 관광 또는 비즈니스 호텔과 목적 및 스타일이 다르며 그 영향이 호텔은 물론 카페, 사무실, 주거 공간에까지 미치고 있다.








호주 시드니 중심의 서리힐스Surry Hills는 호주 내에서도 이른바 한 동네로 손꼽힌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을 뿐 아니라 독특한 아티스트와 유명 레스토랑 및 카페가 밀집해 새로운 문화가 끊임없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중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Paramount House Hotel’은 서리힐스를 상징하는 장소라 할 만하다.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 개방된 문을 지나면 1층의 카페를 맞이하게 된다. 카페 뒤편의 작은 로비는 호주의 맑고 상쾌한 햇살을 그대로 담아 체크인하기 전부터 기분과 기대감을 최상으로 끌어올린다.



공동 대표인 러셀 비어드Russell Beard와 핑 징 응Ping Jing Ng은 멜버른에 본사가 있는 브레스 아키텍처Breath Architecture에 설계를 의뢰해 2018년 호텔을 개관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곳은 1940년에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튜디오 본사로 지은 파라마운트 하우스를 복원한 것이다. 복원의 본질에 충실해 가급적 기존 공간 구조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기존 건물 용도의 역할 일부를 흡수해 새롭게 변화시켰다. 과거 영화 필름 등 관련 물품을 보관하던 금고는 현재 방문객의 짐 보관소로, 파라마운트 배급 영화의 인트로에 등장한 이른바 파라마운트 픽처스 산(유타주 벤 로몬드 산)’은 지역 예술가의 회화 작업에 의해 로비에 배치됐다. 건물 외벽의 구리 소재 장식물 역시 영화의 황금 시대를 상징한다.














20여 년간 전 세계에서 부티크 호텔의 전성기가 도래하는 동안 몇몇 좋은 사례를 통해 좋은 공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온 측면이 있다. 이는 비단 부티크 호텔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좋은 주거와 삶의 형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은 매력적인 스토리와 스타일에 더해 지역 호텔이,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이 공간을 통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중 하나는 호텔의 기본 기능인 접객에 대한 해석이다. 1940년대 건물인 만큼 복도와 방 그리고 엘리베이터 등 지금의 건물 기준과 비교해 조금은 좁고 낮은 공간감을 장점으로 활용해 더 아늑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특히 침대와 소파 등 방 안의 여러 가구를 감싼 프렌치 리넨의 독보적인 감촉이 럭셔리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아울러 적재적소의 식물과 특유의 향이 더해져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이 강조하는 휴가의 고급스러움과 집의 편안함과 함께 해방감을 제공한다.





1층의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 인스타그램 페이지



1층의 파라마운트 커피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페이지



루프톱의 A.P. 베이커리 인스타그램 페이지




다른 하나는 그 역할의 확장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갖는 일종의 의무감이다.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은 본 호텔이 방문객을 주변의 지역 문화로 유입시키고 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 같은 곳을 찾는 이들은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기보다 로컬 문화를 경험하길 희망한다. 숙박객에게 PDF로 제공하는 가이드와 웹사이트의 저널 페이지는 구체적 정보를 전달할 뿐 아니라 이들의 진지한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서리힐스의 매력만큼이나 이들이 지향하는 스타일과 방식은 객실 외 공간에서도 발현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시사회가 열리기도 한 지하층의 골든 에이지 시네마Golden Age Cinema와 바, 1층을 가득 채운 파라마운트 커피 프로젝트Paramount Coffee Project폴리Poly, 루프톱의 A.P. 베이커리A.P. Bakery 등을 통해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서리힐스가, 더 나아가 시드니라는 도시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호텔 안에서도 지역의 다양한 측면을 깊이 경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호텔이 서리힐스의 축소판이 되길 희망한다.




호텔 그 자체로만 국한되기보다 더 넓은 이웃과 다양한 경험으로 연결된다고 믿습니다.”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 공동 대표 핑 징 응은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은 좋은 공간이 단지 호텔 자체로만 국한되기보다 더 넓은 이웃과 다양한 경험으로 연결된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한다.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은 스스로 호텔에 대한 해석과 정의를 내리고 있다. 영화사가 가진 문화적 유산을 공간에 녹여내고, 현재에 맞게 지역 비즈니스 및 예술가와의 협업 등 지역의 진정한 정신을 담아내며, 이를 통해 호텔이, 공간이, 그리고 삶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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