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SPACE|도시,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도시 안의 도시를 짓다

주거 & 복합 문화 예술 단지 ‘바비칸’

산업혁명 후 급증한 도시 인구의 주택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것이 한데 모여 주거 단지를 이루며 이전과 다른 모습의 지역과 이웃,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그 과정에서 집의 개념은 어떻게 변화했고, 어떤 의미로 입주자에게 다가갔을까.



본 콘텐츠는 20196‘VILLIV’ 매거진에 실린도시 안의 도시’ 기사를 활용했습니다.



youtube.com/@wearelondonmuseum



런던 도심 중심부의 바비칸the Barbican은 주거 바비칸 이스테이트The Barbican Estate와 복합 문화 예술이 이루어지는 바비칸 센터The Barbican Centre구성되어 있다. 먼저 2000세대 이상 거주가 가능한 바비칸 이스테이트는 1965년부터 1976년까지 건설는데, 세계적으로 브루탈리즘 건축양식의 대표 건축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브루탈리즘이란 콘크리트나 건축 내장재가 겉으로 드러난 스타일을 뜻하는데, 기능을 우선해 직선적이고 장식이 없이 재료 자체의 질감과 구조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바비칸 단지의 규모 자체도 방대하지만 이러한 스타일이 바비칸 지구를 거대한 도시로 보이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다. 한편 바비칸 센터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복합 문화 예술 공간 중 하나다. 1982 개관했으며 공연장, 영화관, 미술관, 교육 공간으로 이루어졌다. 바비칸이 공동주택 이상의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데는 바비칸 센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바비칸 지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폐허가 된 채 20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었다. 황량했던 공터는 건축가 체임벌린Chamberlin과 파월 & Powell & Bon 8여간 설계 작업을 진행한 끝에 1965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하면서 변화를 거듭했다. 오늘날 그 가치를 인정 받아 2001년 문화재로 등록(Grade II-listed)되었지만, 2003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기간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런던에서 가장 흉물스러운 건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얻는 등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유럽에서 보기 드문 대형 공동주택 단지라고 해서 가격이 낮은 것은 아니다. 초기와 달리 50년이 지난 지금 런던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건물과 인구로 포화되어 바비칸의 가치는 계속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런던 중심부에 위치하며 외부와 구분된 구조를 띠고 있어 도심 속 공간임에도 조용하고 고립된 환경을 이룬다. 내부에는 각종 편의 시설은 물론 정원, 연못 등 자연 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고층 주거 타워는 넓은 조망권과 채광을 확보하고 있. 이곳을 도심 속 피난처 같다고 말하는 이유다. 아울러 문화재로 등록되며 무분별한 개발이 불가능해짐으로써 그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예술 애호가, 부유층 사이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


한때 50여 명의 주민이 살던 자그마한 마을 5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 4000여 명의 입주민이 거주하는 소중한 집이 되었다. 물론 거듭된 세월로 인해 바비칸 지구의 상당 부분 노후했다. 럼에도 입주민들은 재개발 대신 유지·보수를 통한 보전을 한다. 비교적 보수적인 은퇴자와 고령자가 입주민의 다수라는 점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바비칸 지구만 매력과 돈독한 커뮤니티로 인해 런던의 발전 및 역사와 함께한다는 입주민들의 자긍심도 눈여겨볼 만하다.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는 도시에서 찾아볼 만한 집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Text | Angelina Gieun Lee, HMMB

Photos | barbican



RELATED POSTS

PREVIOUS

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호텔 그라피 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