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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도시, 라이프스타일, 홈데코

자연 한 조각을 내 집에

어반 정글 블로거스

Text | Angelina Gieun Lee
Photography | Urban Jungle Bloggers

반려동물뿐 아니라 반려식물도 주목받는 요즈음이다. 정서적 애착에서 안정과 유대감으로 확장될 수 있는 대상에 붙이는 ‘반려’라는 수식을 식물에도 부여하게 된 것. 가까운 공원이나 산을 찾는 대신, 식물을 집안으로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6년 시작해 현재 전 세계 90만여 명의 팔로워를 확보한 반려식물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어반 정글 블로거스 Urban Jungle Bloggers’의 공동 창업자 이고르 요시포비치 Igor Josifovic와 유디트 데 그라프 Judith de Graaff는 내 집에 식물을 들여야 할 가치는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자연의 한 조각을 선택해 내 집에 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반려식물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어반 정글 블로거스는 눈길을 사로잡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식물과 디지털 채널의 조합도 흥미롭습니다.

(이고르 요시포비치·유디트 데 그라프, 어반 정글 블로거스 공동 창업자) 블로그나 SNS를 통해 표현과 정보 공유를 활발하게 하는 이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공통된 관심사를 함께 논의할 온라인 플랫폼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다 보니 브랜드나 유명 블로거와 협업을 계속하고 있고, 영어, 독일어, 한국어를 포함한 10여 개 언어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숲이나 산과 같은 자연환경에 우리가 찾아가는 것과는 달리 반려식물을 집에 들이는 행위는 우리의 니즈와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과정이 녹아들어 간 행위인 것 같아서 흥미롭습니다. 반려식물을 집에 들임으로써 어떤 이점을 누릴 수 있을까요?

저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반려식물과 관련한 정보와 지식은 물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실용적 이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자연의 한 조각을 선택해 내 집에 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특히 도시에서는 무엇이든 ‘빨리’하는 문화가 일상에서 자리 잡고 있다 보니 느긋함과 여유를 잃어버리기 십상이에요. 나 자신을 돌아볼 수조차 없을 지경이죠. 그럴 때 내 주변이나 집에 자그마한 화분이라도 들여놓으면 생활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무엇이든 단박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단숨에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와 달리 식물은 시간과 정성, 거기에다 기다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식물이 성장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물을 주고, 필요할 때엔 분갈이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수행 혹은 명상과 유사한 과정도 밟을 수 있다고 봐요. 이를 통해 긴장을 풀고 현재에 충실함으로써 더 균형 잡히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무엇이든 단박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단숨에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와 달리 식물은 시간과 정성, 거기에다 기다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반려식물을 들였을 때 내 집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요?

내 취향과 선택으로 만들어낸 장소를 이상적인 집으로 그리고 있어요. 내가 애착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무언가로 채운 곳이죠. 반려식물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종류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작은 화분으로 시작해 서서히 키워봄이 어떨까요. 고르고 키우는 과정에서 내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애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앙투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는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그 장미를 위해 소비한 시간’이라며, 애착을 가지고 정성을 들여가며 만들어가는 모든 것의 가치를 되짚는 장면이 있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애착을 가지는 과정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드러내는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나에게 휴식을 주는 자연을 한 조각 들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내가 특별한 애정과 정성을 들이기 시작하는 대상을 통해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내 집에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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