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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라이프스타일, 노마드, 친환경

리트릿, 제대로 쉬는 곳

위크엔더스, 힐리언스 선마을

Text | Solhee Yoon
Photos provided by 위크엔더스, 힐리언스 선마을

휴식의 가치는 온전히 제 몸을 돌보는 데 있다고 믿는 이들의 여행지 선택 기준은 남다르다. 볼거리, 먹을거리 많다고 입소문 난 관광지나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인기를 끄는 곳이 아니어도 ‘바깥의 것’보다 ‘내 것’에 집중하는 환경만을 따진다.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외부




바야흐로 셀프케어 self-care 시대다. 애플이 매해 발표하는 ‘올해의 앱 트렌드(app trend of the year)’에서 2018년 키워드로 ‘셀프케어’를 꼽을 만큼 현대인은 스스로를 가꾸는 데에 기꺼이 투자한다. 그렇기에 휴식을 위한 공간을 선택할 때도 꼼꼼히 질을 따진다. 이는 화려하고 번잡한 곳보다 단순하고 평화로운 순간을 누릴 수 있는 곳을 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 중요한 가치는 긍정적인 오감의 자극이다. 이를테면 푸른 대지, 자연의 내음,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흙의 온기, 기분 좋은 적막함 같은 것이다. 여기에 제철 식재료로 지어낸 건강한 밥상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다. 이는 ‘리트릿 여행’의 지향점이 되기도 한다.




“왠지 여행이라고 하면 꼭 어딘가에 들르고 유명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외부 기준에 내 가치판단을 맡기는 거예요.”




‘리트릿 retreat’ 또는 ‘리트릿 여행’은 양질의 휴식 시간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데 의미가 있다. 리트릿은 ‘힐링’의 또 다른 이름으로, 사전적으로는 ‘하려던 일에서 한발 물러나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가다’라는 의미다. 몸과 마음을 고요한 곳으로 옮겨놓고 내 안의 중심을 찾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리트릿’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은 주로 자연 속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명상 또는 요가를 하거나 느리게 다도를 체험하는 식이다. 일찍이 인기를 끌었던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으나 많은 부분을 개인의 취향에 맡기는 등 조금 더 선택이 자유롭다. 해외에서도 요가 리트릿이나 명상 리트릿이 각광받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강릉의 위크엔더스 프로그램 모습




국내에서 처음으로 ‘리트릿’이란 단어를 내걸고 체험 프로그램을 계획한 강릉의 위크엔더스 대표 염승식은 이렇게 말한다. “왠지 여행이라고 하면 꼭 어딘가에 들르고 유명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외부 기준에 내 가치판단을 맡기는 거예요. 리트릿 여행은 그렇지 않아요. 오로지 그 시간을 제대로 누리는 게 중요해요. 여행지에서 내가 조금 더 나아지는 느낌을 얻는 게 소중하죠.”

힐리언스 선마을은 건축주 이시형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이 “전쟁이 나도 모를, 깊은 숲속에 파묻힌 곳”이라고 표현할 만큼 두메산골에 있다. 그 덕분에 인터넷은 물론이고 전화 기능까지 먹통이니 오히려 ‘불편한 숙소’를 만들려고 작정하고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몸을 움직이는 일이 어떤 편리함보다 우선시된다는 기준이 있다. 숙소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마을 초입에 두고 두 발로 언덕배기를 걸어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은 기본이고 레스토랑, 스파, 가든 뮤직 홀 & 카페 등 부대시설이 산기슭에 공기 알 뿌려지듯 흩어져 있어 바깥에 나가 걷는 일이 필수다.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프로그램 모습




강릉의 위크엔더스는 자체 기획 프로그램인 ‘리트릿. 오롯이, 나’를 선보이며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제대로 느끼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목표를 둔다. 염승식 대표는 나를 들여다보는 힘을 강조한다. “주어를 ‘나’에게 두면 사실 외적인 모습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터부시되는 우울함, 슬픔, 분노 같은 감정도 오롯이 느껴보는 거예요. 리트릿 시간이 스스로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영양분이 되길 바라요.”

빈틈이 있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고, 에너지가 있어야 또 다른 꿈도 실현할 수 있는 법.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휴식, 나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 당신은 제대로 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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