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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커뮤니티, 홈데코, 가드닝, 반려식물

집 안에서 가꾸는 각자의 정글

어반 정글 블로거스

Text | Nari Park Photos | Jules Villbrandt for Urban Jungle Bloggers

침대 머리맡, 욕실이나 싱크대 선반에서 숨 쉬는 작은 화분은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둬야 하는 뉴 노멀 시대의 유일한 반려 개체다. 의 4월 소셜 챌린지 ‘Stay Home with Plants’는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플랜팅planting이 삶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신간 'Plant Tribe'에 수록된 어반 정글 인터뷰이 올리버 메이의 집



팬데믹 시대 4월의 챌린지 ‘식물과 함께 집 안에 머무세요(Stay Home with Plants – April challenge)’. 인스타그램 100만 팔로워를 이끄는 홈 플랜팅 커뮤니티 어반 정글 블로그(@urbanjungleblog)의 지난 4월 공약은 자가 격리 중인 전 세계인의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자 위안의 플랫폼이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어반 정글>의 저자 주디스 드 그라프 & 이고르 조시포비크가 이끄는 세계 최대의 ‘플랜테리어’ 커뮤니티 ‘어반 정글 블로거스’의 소셜 미디어 챌린지는, 그렇게 식물을 키우는 기쁨으로 집에 갇혀 지내는 도시인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stayhomewithplants 해시태그가 붙은 1000개가 넘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에는 뉴 노멀 라이프 시대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든 이들이 집 안에서 안전하게 지내길 바란다(Hope everyone is staying safe inside)”(@cubehousejungle), “사회적 거리 두기 1.8m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힌다면 커다란 몬스테라를 사이에 두고 대화하면 된다(one huge monstera / Social Distancing Guide For plant people, @sav_salt_plants)”, “기분이 우울해진다면 식물을 한번 안아보자(If you feel down, hug a plant, @the_houseplant_girl)” 등의 문구가 대표적이다.








‘플랜팅’은 단순히 인테리어 소품이나 일회성 경험에 지나는 것이 아닌, 생활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파생할 수 있는 취미가 됐다.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드닝과 식물 가꾸기가 자가 격리 중인 현대인들의 새로운 취미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루티드 가든Rooted Garden의 4월 정원 장비 주문량은 전달 대비 2배 증가했고, 최대 유통 마켓 타깃Target의 화분, 삽, 장갑 등 플랜팅 관련 제품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코로나19 관련 뉴스로부터 잠시 떨어져 뭔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때예요. 온종일 집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가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내 가드닝뿐이죠. 정신적, 감정적으로 얻는 게 많아요.”

- 리사 존슨Lisa Johnson, 원예학 교육자 -




어반 정글 블로거스가 지난 한 달간 매일같이 테마를 달리해가며 진행한 캠페인 ‘스테이 홈 위드 플랜트’는 집 안에 식물을 들이는 다양한 방법, 늘 곁에서 숨 쉬는 ‘각자의 정글’과 교감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챌린지였다. 4월 1일 첫 주제 ‘식물과 커피’를 시작으로 ‘주방의 식물’, ‘식물 관련 책’ 등 다채로운 주제 아래 전 세계 반려식물 애호가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왼쪽부터) 어반 정글 블로거스 공동 대표 이고르 조시포비크와 주디스 드 그라프







막연히 모던한 인테리어와 잘 어울려서일까? 혹은 그것이 일종의 트렌디한 현상이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이토록 식물을 집에 들이고 그 세계를 확장하는 데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반 정글 블로거스의 공동 운영자 주디스 드 그라프, 이고르 조시포비크가 최근 출간한 <플랜트 트라이브Plant Tribe>에 그 해답이 있다. 2017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화제작이자 아마존 베스트셀러 <어반 정글Urban Jungle>의 후속 격인 이 책은 전 세계 식물 애호가 17명의 집을 찾아가 ‘식물을 가꾸는 것이 정서와 삶의 태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라질, 미국, 유럽 등 라이프스타일과 주거 문화가 각기 다른 전 세계 도심의 아파트에서 자기만의 기호와 철학으로 식물을 가꾸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중에서도 거실, 욕실, 침실, 주방, 현관, 테라스 등 집 내부를 한 폭 단위로 나눠 플랜팅 스타일을 소개하는 ‘room-by-room’ 가이드가 꽤나 인상적이다.




“우리는 식물이 한 인간의 건강, 사랑, 긍정적 에너지와 행복, 독창성 같은 삶의 주된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식물을 키우고 집 안에 녹색 공간을 확장하다 보면 큰 깨달음을 얻게 돼요. 우리 삶은 계절과 함께 변화한다는 거죠. 매 순간은 다 이유가 있고, 모든 어려움은 결국 지나가게 되어 있어요.”

- 주디스 드 그라프 & 이고르 조시포비크, <플랜트 트라이브> 공동 저자 -





이고르 조시포비크의 집 풍경



이고르 조시포비크의 집 풍경




이들이 제안하는, 식물을 통해 삶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는 꽤 설득력이 크다. 종을 지칭하는 ‘몬스테라’, ‘선인장’ 같은 대명사 대신 각각 이름을 붙여 인격체처럼 대하길 권한다. 식물과 끊임없이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보살필 것,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하기, 홀로 음악을 듣고 식사하는 대신 함께 듣고 나누기를 강조한다. “플랜팅이 바꾸는 삶의 가장 큰 변화는 ‘타인에게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소리 내고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식물을 통해 타인과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 작은 화분 하나가 삶을 치유하고 있다. 휴가차 열대우림과 동남아 정글을 누비던 현대인은 이제 자연을 여행하기 위해 직접 집 안에 정글을 가꿔야 하는 시대와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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