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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가드닝, 노마드, 도시

고요한 숲속에서 제안하는 변화의 출발점

후지미 모리노 오피스

Text | Angelina Gieun Lee
Photography | morino office

북적거리는 도심 속에서 생활하며 역동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다. 때로는 그 북적거림과 역동성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이따금 머릿속을 스친다. 그러나 막상 실행에 옮기려니 선택지가 극히 제한된 것 같다. 모든 걸 정리해 이주하거나, 지금까지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그렇다면 지금까지 해온 일을 계속하며 한적한 곳에서도 지낼 방법은 없을까?








후지미 모리노 오피스는 어떤 곳인가요?

츠다 요시오(Tsuda Yoshio, 후지미 모리노 오피스 창업자 겸 대표): 나가노현 후지미마치에 있던 대학 소유의 휴양 시설로 10년 넘게 방치되어 있던 건물을 개보수해서 코워킹 스페이스로 새롭게 단장한 공간이 후지미 모리노 오피스 Fujimi Morino Office입니다. 현재 프라이빗 룸 8개, 공동 작업 공간 1개, 공유 키친 1개 그리고 샤워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도심 지역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달리 숲에 둘러싸인 데다 정원과 바비큐 공간도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문을 연 후지미 모리노 오피스는 도심에서 벗어나도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입주자는 지역에 적응해 자리를 잡을 수 있고, 지역 사회에는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고 있는 것. 지역 주민과 함께 식사하거나 농사를 짓는 활동 이외에도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지역 주민이 사업화 혹은 시제품 개발 및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입주자와 연결하는 사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의 경제가 활성화되고, 입주자는 일감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곳으로 오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당시 저는 도쿄에 본사를 둔 대기업에서 수년간 근무하다 변화를 찾던 시기였습니다. 린다 그래튼 Linda Gratton의 <일의 미래 (원제: The Shift)>로부터 영향을 받던 시기죠. 프리랜서나 프로젝트 기반 업무를 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테고, 원격 근무 형태도 많아질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죠. 그런 내용을 접하며 일하는 방식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도 자연에 둘러싸여 지내는 생활을 선망했는데, 후지미는 인구가 14,000명 이하의 지역으로 지역 행정부 역시 경제 활동을 부축일 수 있는 사업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후지미 지역에 전혀 연고가 없으셨던 것인가요?

후지미 지역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어요. 인근에 야츠가타케 八ヶ岳라는 산이 있는데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해 유명한 곳이었죠. 도쿄에서 당일치기로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도 좋고요. 도쿄에서 2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는 곳에서 전혀 다른 환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주를 결정한 뒤 인터넷을 검색하다 ‘후지미마치 텔레워크(원격 근무) 프로젝트’라는 사업 공고를 보고 행정 담당자를 찾아가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게 됐습니다.




“부동산을 찾던 당시 담당 직원이 이곳은 썩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다며 보여준 곳이었는데,

저는 보자마자 ‘여기야말로 도시 사람들이 원하던 환경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무 공간에 대한 현재 고민이 향후 주거 공간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요?
일본에서 최근 도시와 교외 두 군데에서 필요에 따라 거주하는 ‘2거점 거주 点居住’ 방식이 화두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프리랜서 형식의 근무자가 늘어나고 어디서든 인터넷을 연결해 노트북으로 일할 수 있는 데다 자율주행차량 같은 이동 수단의 발달이 그런 현상을 더욱 앞당기겠죠. 그렇게 되면 출퇴근 가능한 지역에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제3의 주거지 소유 방식이 나타나는 등 다양한 선택지도 생길 것 같네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줄 수 있으세요?
직접 부딪혀 보셨으면 합니다. 내가 먼저 움직이고 변해야 주변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주해 살아보고 싶은 지역이 있다면, 쉬는 날을 이용해 잠깐이라도 그곳을 방문해 주민도 만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과정들이 쌓여 당장은 아니더라도 다양한 생각과 시각에 눈을 뜨게 될 것이고, 그러면서 변화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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