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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공동주택, 도시, 라이프스타일

당신의 집에는 창문이 몇 개나 있나요?

전시 'Daylight Robbery'

Text | Hey.P
Photos | Andy Billman

당신의 집에는 창이 얼마나 많은지? 창이 몇 개나 되는냐는 삶과 직결되는 일이기도 하다. 런던의 사진가 앤디 빌만의 'Daylight Robbery'는 창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돌아보는 전시다. 18세기 후반부터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이 부여되자 벽돌로 빛을 막아버린, 암울한 시대의 건축물을 통해 여전히 럭셔리 하우스의 척도가 채광인 현상에 대해 얘기해본다.








붉은 벽돌을 쌓아 올린 건물 한 면에 9개의 창이 나 있다. 어렴풋이 창이라는 것만 짐작될 뿐 벽돌로 전면을 메운 건물이 답답함을 자아낸다. ‘창문 없는런던의 건물 80여 채를 기록한 사진가 앤디 빌만Andy Billman은 프로젝트를 통해 빛과 공기가 개인의 삶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런던 버몬지 프로젝트 스페이스Bermondsey Project Space에서 지난 6월까지 선보인 그의 전시는 집과 창의 상관관계를 돌아보는 자리였다.



 




 

창문이 모두 벽돌로 된 런던의 몇몇 빌딩이 건축적으로 의미 있는 촬영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작가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는 1963년부터, 스코틀랜드에는 1748년부터 창문에 세금을 부여했던 과거 영국의 정책으로 당시 많은 세입자들이 집 안에 빛을 들일 권리를 빼앗겼다. 건물에 창문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여했고, 초기에는 창문이 10개 이상인 건물에만 적용하다가 이후 7개 이상인 건물로까지 확대됐다.


 

초기에는 기발한 발상이라는 호평이 압도적이었다. 부유층의 넓은 저택에 더 많은 창이 나 있을 것이고 덩달아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저소득층 대부분이 다세대주택에 거주했고, 집주인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세입자 집의 창문을 막아버리거나 월세에 창문세를 부여해 부담감을 가중시켰다.



 

창문과 세금과의 연관성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적용되는 유효한 이야기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1850년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는 다음과 같이 비판하기도 했다. “공기와 빛조차 공짜로 즐길 수 없게 됐다. 삶에서 가장 필요한 두 가지를 박탈당했다.” 이후 의사들과 캠페인 단체들의 거센 반대로 1851년 창문에 세금을 부여하는 창문세는 폐지됐지만 그 잔재는 오늘날까지 런던 곳곳에 남아 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창은 삶의 질과 집의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해가 드는 방향, 창문이 어느 쪽으로 나 있느냐에 따라 집의 가치가 조금씩 달라진다. 브랜드 아파트는 창을 활용하는 방식에 더욱 적극적이다. 전통적으로 거실 한 면에 베란다 창을 내는 건축 방식에서 벗어나, 2개 면 이상에 창을 내는 일명타워형아파트를 선보이며 집 안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빛을 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아파트 전문 사이트아파트먼트 리스트Apartment List’도 최근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팬데믹 이후 뉴욕의 펜트하우스와 로프트 아파트에 더 크고 많은 창을 내는 것이 다시 유행이 되었다. 창을 몇 인치 넓히느냐에 따라 집 안에서의 생활이 달라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진가 앤디 빌만의 이야기 또한 결국 같은 맥락이다. “1년 전 우리가 처한 상황은 집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에 다시 초점을 맞추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위 사진들 끝에 반문하게 된다. 지금 내가 사는 집에는 창이 몇 개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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