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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culture, 커뮤니티, 코워킹, 코리빙, 공동주택

‘공유 공간’을 기록한 코리빙 스페이스 전문서

책 <올 투게더 나우>

Text | Nari Park
Photos | RIBA Books

입주민 간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코리빙 스페이스는 오늘날의 주거 양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최근 아파트 브랜드들이 노인정, 독서실 같은 공용 시설을 갖추며 다양한 연령층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시도가 여기에서 기인한다. 런던의 건축 전문 에디터들이 출간한 <올 투게더 나우>는 롤 모델이 될 만한 바람직한 코리빙 하우스를 소개한다.








한 공간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삶은 얼마나 이상적인가. 각기 다른 삶의 주파수가 부딪혀 불협화음을 내기보단 서로 상생할 수 있다면? 따로 또 같이 생활하는 공유 하우스코리빙 스페이스co-living space’가 저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꾸준한 실험과 변화를 겪으며 진화하는 것은 그것이 미래의 합리적 주거 모델로 꼽히기 때문이다.

 

디자인 매거진 <디젠Dezeen>의 건축 전문 에디터 에이미 프리어슨Amy Frearson과 디자이너 나오미 클리버Naomi Cleaver가 집필한 <올 투게더 나우All Together Now>는 동시대에 주목할 만한 공유 하우스에 대한 기록이다. 영국의 건축 협회 RIBA(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 출판 팀이정말 제대로 된 롤 모델로 삼을 만한 공유 공간을 모아보자는 뜻에서 출간했다.





공유 작업실과 기숙사를 결합한 신개념 공간, ‘더 스튜던트 호텔 플로렌스 라바니니




책에는 다양한 다세대주택이 등장한다. 학생들의 기숙사에서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형태와 규모, 공간을 설계한 디자이너 소개 및 실질적 건축 & 인테리어 팁까지 아우른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자리한 학생 기숙사 더 스튜던트 호텔 플로렌스 라바니니The Student Hotel Florence Lavagnini는 미팅 룸과 이벤트 룸은 물론 프로젝트를 위한 사무 공간, 공용 주방, 자전거 대여소, 세탁실 등 학생들이 학업과 건강한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섬세한 시스템을 갖췄다. 방 크기에 따라 싱글 룸, 더블 룸으로 나뉘며 식기와 침구류를 포함한 모든 가구와 생활용품을 제공한다.

 



미래의 코리빙 하우스는 자신의 삶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세분화된 시설을 갖춰야한다.”

- 버나드 멜, 코워킹 리소스 창립자

 



입주자 외 지역 주민도 누구나 20유로 상당의 데이 패스를 지불하면 공유 작업 공간과 미팅 룸, PC, 음료 및 프린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저자들은 책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학생 기숙사 건물 일부를 호텔로 활용함으로써 여기서 얻는 수익으로 학생들에게 고품질의 생활 공간과 합리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학생, 관광객, 지역 주민이 함께 모이는 지역 공통 커뮤니티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음도 보여준다.”








입주민의 일부가 같은 공간의 다른 구성원에게 재능을 기부하거나 무료 봉사를 함으로써 모두가 상생하는 것의 메시지는 오늘날 공유 하우스가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책에서 다룬 네덜란드의휘마니타스 데벤터르Humanitas Deventer’를 그 예로 꼽을 만하다. 저자들이 '다양한 연령층이 생활하는 공유 하우스에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꼽은 이 케어 홈care home 하우스는 방 일부를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요양 시설의 노인들과 대화하고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학생들에게 부여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공유 하우스를 만들어냈다. 서로 다른 세대 간의 경험이 각자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서로의 삶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매종 피프스에서 지은 런던 버몬지 지역의 공유 하우스더 이탈리안 빌딩’ / ALL IMAGES COURTESY OF NICHOLAS WORLEY/ MASON & FIFTH




런던 버몬지 지역에 들어선 더 이탤리언 빌딩The Italian Building은 하나의 커뮤니티 공간 아래 28개의 스튜디오를 갖춘 공유 주택이다. 이 커뮤니티 공간에서 매달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입주민들의 건강을 고려한 웰빙 프로그램은 큰 화제를 모은다. 책은 이 공간에 대해입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피트니스 수업을 듣고 건강한 식사를 함께 하며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등 웰빙 중심으로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는 매력적인 다세대 건물이라고 평한다. 저자 에이미 프리어슨은 <디젠>과의 인터뷰에서 말한다. “공동 생활 및 공동 작업 공간이 모든 연령층,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내 생활 공간의 일부를 타인과 공유한다는 것은 사생활이나 편안함을 침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3월 코리빙 하우스 브랜드 노드 리빙Node Living, 더 컬렉티브The Collective 등을 예로 들며 코리빙 2.0 운동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그만큼 공유 하우스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왔다는 뜻이다. 이 공유 하우스에 솔깃한 이라면 이제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집을 중심으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싶은지 한 번쯤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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