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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친환경, 커뮤니티, 코리빙

뉴요커들이 빌딩 옥상에 몰려든 이유

세계 최대 옥상 텃밭 ‘브루클린 그레인지’

Text | Nari Park
Photos | Brooklyn Grange

브루클린 덤보 지역의 빌딩 꼭대기에 오르자 광활한 옥상 텃밭이 펼쳐진다. 석양을 등지고 요가에 심취한 직장인, 친환경 농작물을 음미하는 이들, 도심 양봉 또는 가드닝을 배우는 이들로 가득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루프톱 가든 브루클린 그레인지의 풍경이다. 옥상 텃밭을 운영하는 곳이 550여 곳에 달하는 도시 뉴욕은 오늘날 도시인들의 또 다른 삶을 보여준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시장의 현실 여유롭게 발 디딜 만한 녹지 공간조차 확보하기 쉽지 않은 대도시에서 옥상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할 대안으로 여겨진다. 빌딩 위 옥상 텃밭 550곳에 이르는 뉴욕은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옥상 텃밭에 대한 논의 일찍부터 가장 활발히 이루어진 곳이다. 그 중심에 세계 최대의 옥상 텃밭 ‘브루클린 그레인지Brooklyn Grange가 자리한다. 뉴욕 한복판에 롱 아일랜드 시티 , 네이비 야드 팜, 선셋 파크 팜, 세 곳의 옥상 텃밭운영하는 세계 최대 도심 농업 규모다. 농작물을 재배할 뿐만 아니라 도시에 생태학적,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교육 행사를 진행하는 도시 농장 역할을 하고 있다.




건전한 도시 공동체란 전원아니라 우리의 공간을 활용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2010년 오픈한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빌딩 옥상을 기반으로 도시인의 다양한 여가 생활과 친목 보다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직장인의 퇴근 후 가드닝을 주제로 운영해온 다양한 소셜 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조경 디자이너 윌 액설로드Will Axelrod의 지도 아래 실내 가드닝부터 도심 양봉 등 환경친화적인 수업로 가득하다.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매주 일요일 장터를 열어 옥상 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판매하고 매년 5~10월에는 사회 취약층을 대상으로 직접 수확한 친환경 식재를 기부한다.



매년 약 45,000kg 규모의 농산물을 수확하고 온실에서 수경 상추를 1년 내내 재배하는 이 방대한 농장은 어느새 뉴요커들의 식탁과 건강을 책임지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브루클린 그레인지 농장의 공동체 지원 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CSA)'건강한 유기농 채소를 먹는 것 인간의 기본 권리이자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라는 그들의 철학을 대변하는 행사다.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에 초점을 맞춰 환경오염을 줄이고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 몇 년 사이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뒀다.





Instagram@jenniedocherty



Instagram@h20baybe




옥상 부지는 텃밭을 가꾸고 식물을 재배하는 데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대도시에서 빌딩 꼭대기층만큼 훌륭한 커뮤니티의 장은 없기 때문이다. 테이블 센터피스 장식, 부케 또는 꽃을 엮어 왕관을 제작하는 취미 수업을 여는가 하면, 참가자가 텃밭에서 수확한 고추 직접 수제 핫소스를 만들기도 한다. 함께 모여 만두를 빚고, 일출 또는 일몰 시간에 아름다운 뉴욕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요가를 통한 명상 수업도 . 최소 2, 최대 20까지 참여 가능한 별도의 워크숍은 대부분 매진 만큼 워크숍을 경험한 회원들의 충성도 높다. 맨해튼 브지 근처, 레지셜 타워 내 자리한 브루클린 그레인에 대해 다수의 언론은 다음과 같이 호평한다. “빠르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사람들이 동경하고 원하는 ‘다양한 전원생활’을 매력적으로 제공한다.





©Brooklyn Grange Rooftop Farm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여러 방향으로 예측되고 있는 포스트 데믹 시대. 옥상이 있는 빌딩은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그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 한때는 냉각탑, 물탱크, 엘리베이터 기계실 등 건물의 전용 편의 시설로만 사용던 공간 미래 주거 공간과 오피스 건물의 필수적 요소로 인식하게 된 셈이다. 미국의 건축 설계 사무소 슬러Gensler는 “코로나19 이후 옥상 가든은 건물 사용들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다양한 기회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토스트Toast'함께 아티스트 워크숍을 기획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조화롭고 생태학적으로 건전한 도시 공동체 굳이 멀리 전원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공간을 활용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근사한 도시 뷰를 제공하는 전망대, 값비싼 칵테일을 판매하는 분위기 좋은 루프톱 바 대신 우리의 도시, 초고층 아파트 옥상에 필요한 것은 정작 자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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