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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도시, 로컬, 재생

복합 문화 공간으로 되살아난 파리의 기차역

파리 복합 문화 공간 라 르시클레리

Text | Hyunshin Park
Photos | Hyunshin Park

라 르시클레리는 프랑스 파리 18구에 위치한 카페, 레스토랑, 정원, 커뮤니티 센터가 함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예전에 기차역이었던 건물이 다양한 즐길 거리가 모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환경에 대한 책임과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자원과 유기농 소재를 활용해 인테리어를 구성했다.








옛 건물이나 공장의 정취를 그대로 살려 카페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개조하는 것이 유행이다. 그러나 유행하는 스타일을 차용한 경우가 많을 뿐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기 위해 디자인하고 그렇게 사용하는 곳은 흔치 않다. 라 르시클레리La Recyclerie는 파리 18구 자치단체와 파리시 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프랑스 내외의 다양한 업체와 기관과도 협력한다. 이를 통해 카페, 레스토랑, 펍과 800m의 철길을 따라 만든 가든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재활용의 가치를 알리고, 다양한 이벤트로 예술과 문화를 결합시키는 지속 가능한 개념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라 르시클레리를 구성하기 위해 프랑스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 장소는 주변 환경에 대한 책임과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자원과 유기농 소재를 활용해 인테리어를 구성했다. 예를 들어 빈 기차역을 개조하면서 기차역의 구조물이나 기계 부품 등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재활용해 친환경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주말이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장소가 되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건설한 32km 길이의 라 프티트 생튀르 드 파리La Petite Ceinture de Paris '파리의 작은 벨트'를 뜻한다. 당시 이 기차 노선은 파리 시내를 감싸면서 파리의 다양한 지역과 역사적인 유산을 연결했으며 물류 및 인력 운송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버스와 고속 열차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1934년부터 서서히 이용률이 낮아지다가 대부분의 구간이 방치되었다. 그리고 2014년 파리 18구에 위치한 예전 기차역을 개조해 라 르시클레리가 탄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개념의 논의에서 시작되었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람들은 지속 가능한 삶의 개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옛 기차역을 개조해 커뮤니티 센터, 농산물 시장, 레스토랑, 워크숍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라 르시클레리를 만들어 지역사회와 상호작용하는 장소로 자리 잡게 했다. 이로써 지역 주민뿐 아니라 파리를 방문하는 여행자와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게 주변 환경과 자연을 존중하며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철길 따라 자리한 가든에서 수확한 채소와 지역 농부들에게 직접 구매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대부분 비료, 사료를 만들기 위한 컴포스트(진애, 오물 찌꺼기 같은 유기물을 함께 발효시킨 것)로 쓰인다.












라 르시클레리의 정원은 전문 정원사와 자원봉사자가 함께 관리한다. 지속 가능한 생활과 환경보호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에 부합하는 가치와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고 있다. 정원은 시즌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한 식물로 가득 차며 이는 방문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궁금한 것은 또 언제든지 정원사에게 물어볼 수 있어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조화를 느끼게 해준다. 라 르시클레리의 요리는 레스토랑, 카페, , 베이커리 등에서 경력을 쌓은 프로페셔널한 셰프들이 정원에서 수확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지역 농부들이 생산한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해 제공한다.








한편 이곳에서는 지속 가능한 생활, 환경보호, 재활용,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식생활, 지속 가능한 건축 및 디자인 등과 관련된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개최한다. 어린이를 위한 농업 체험 프로그램 ‘당근의 정원(Jardinage en Carottes), 재활용 가능한 자재를 사용한 제품 제작 워크숍 ‘DIY 워크숍(Ateliers DIY), 스트레스 관리 및 정신 건강 관련 프로그램 ‘행복 공장(La Fabrique à Kifs)’ 등이 있다. 이처럼 지속 가능의 개념을 고민하며 탄생한 라 르시클레리는 커뮤니티 활동을 촉진하고 문화 활동을 제공하는 장소로 다양한 세대가 함께 모이고 교류하는 공간이 되었다.




박현신 푸드 콘텐츠 디렉터 / 용인에 거주하며 허브에 탐닉 중이다. <행복이 가득한 집>에 요리와 식문화에 대한 칼럼을 쓰며 이와 관련한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저서로 <달콤한 나의 도쿄>, <콜드 스위츠>, <샐러드다>가 있고 <한손에 잡히는 칵테일 & 위스키>, <르코르동 블루> 시리즈, <프랑스 과자의 기본>, <프랑스 초콜릿의 기초>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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